제2회 디멘시아문학상 우수상에 ‘마지막 선물’ 선정
제2회 디멘시아문학상 우수상에 ‘마지막 선물’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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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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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가 간직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이해하는 독특한 방식 제시”

제2회 디멘시아문학상 소설공모전에서 김영숙씨의 ‘마지막 선물'이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디멘시아문학상은 디멘시아뉴스가 주관하고 ㈜브레인와이즈와 하버드신경과의원이 주최했으며, 심사는 경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김은정 교수가 맡았다.

지난 1월부터 6월 말까지 6개월 간 진행된 공모를 통해 장편 및 중편 소설을 접수했다.

이후 엄정한 심사 끝에 우수상에 김영숙씨의 '마지막 선물'이 뽑혔으며, 작가에는 상장과 상금 100만원이 수여됐다.

김영숙씨

작가 당선 소감= 어릴 적부터 무척 영리하다는 소릴 듣고 살았는데 피할 수 없는 나이는 누구라도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차츰 나이 들어감에 나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기억의 정확함을 가끔 놓치곤 한다. 불안할 정도는 아니지만 두렵다. 만약 내게 치매라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그땐 어떡해야하는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시간이 비단 나만 피해가라는 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 때문에 나는 지난날 병상에 누워있을 때처럼 가슴을 떨었다. 그때 마침 나를 사로잡은 ‘디멘시아뉴스’가 우연히 내 눈에 들어왔다. 나도 언젠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치매, 우울한 마음으로 창가에 섰다.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던 중 느닷없이 내 머리를 강타하는 어떤 생각, 바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아직 생존해 계시지만 나는 그동안 어머니의 속마음을 헤아리지도 값을 매겨본 적도 없었다. 얼마나 소외감에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했을까. 이제야 엎드려 사죄드리고 싶다. 어머니에게 있어 소중했던 모든 것도 새삼 깨닫게 됐다. 마지막으로 해드릴 수 있는 게 뭘까. 늘 먼 하늘을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가슴속엔 진정 무엇이 담겨있었을까. 가물가물 정신을 놓치기 전에 뭔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가슴 그리고 똑 닮은 내 가슴 그 이야기를.

심리적으로 아픔을 파고들고 치유할 수 있는 디멘시아뉴스의 소설공모전은 맘껏 펼쳐놓은 멍석위에서 묵은 장맛을 음미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발판이 될 거 같은 예감이 든다. 아들딸을 시집장가 보내고 나는 혼자가 돼 어머니를 돌아보게 됐다. 자식들을 향해 서운한 생각이 스칠 때마다 괜스레 손해 보는 느낌이 들 때마다 내 어머니는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매번 가슴을 치게 했다. 7남매를 고스란히 키워내고 쓸쓸한 노후를 맞고 있는 내 어머니, 이제야 비로소 고개 숙여 죄를 빌고 싶다. 진정 어머니가 원하고 바라는 게 무엇인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당장 달려가 만나 뵐 것이다. 자식으로서 반성하는 기회의 발판을 놓아주신 디멘시아뉴스와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한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이 있을 걸로 여기며 다시 한 번 고마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감사합니다!

경남대학교 김은정 교수 심사평= ‘소설은 사회의 반영’이라는 것은 문학계의 일반론적 이론이다. 최근 많은 작가들에 의해 치매가 소설의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는 것은 아마 우리 사회를 가장 적절하게 투영하는 소재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수상으로 선정하고자 하는 김영숙의 <마지막 선물>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어머니의 가장 기이한 이상 행동은 애완동물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것이다. 딸이 키우던 고양이 레오를 죽여 아들들에게 먹이려고 하거나, 관상용 금붕어를 요리하고, 이웃집 개를 죽이기도 하는 등 어머니의 애완동물에 대한 학대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남매는 갈등하게 되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딸 신애의 하루하루는 피폐해진다. 하지만 신애는 결국 어머니의 이런 행동 속에서 가족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끊임없는 기다림, 아버지가 사랑했던 다른 여자에 대한 질투가 애완동물에 대한 질투로 나타났음을 알게 된다.

작품의 마지막은 무연고자로 오래 전에 죽은 아버지의 제사를 모시는 날, 어머니가 애완견 해피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숨을 거두는 것으로 묘사된다. 결국 가족애의 회복이 어머니가 남긴 마지막 선물이다.

이 작품은 치매의 아주 독특한 이상 행동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 치매환자가 간직하고 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나 사랑을 이해하는 독특한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 등 기법적 설정은 비교적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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