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버네이드, 예방·치료 효과 없는 식품인데..."소비자 오인 우려"
수버네이드, 예방·치료 효과 없는 식품인데..."소비자 오인 우려"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8.09.17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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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기사항에 질환명 표기 등으로 치료 효과 있다고 잘못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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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이 국내 최초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용 특수의료용도등식품 '수버네이드'를 시판하면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출시되자마자 수버네이드를 치매 예방이나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는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켜 논란이 예상된다.

한독은 지난달 말 수버네이드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다농의 특수영양식 전문회사인 뉴트리시아에서 개발한 수버네이드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시판되고 있는 제품이다.

나라마다 특수의료용도등식품에 대한 정의는 조금 차이는 있다. 국내에서는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또는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손상된 환자 또는 질병이나 임상적 상태로 인하여 일반인과 생리적으로 특별히 다른 영양요구량을 가진 사람의 식사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신할 목적으로 이들에 경구 또는 경관급식을 통하여 공급할 수 있도록 제조·가공된 식품을 말한다'고 정의돼 있다.

수버네이드에 대입해 쉽게 말하자면 해당 제품은 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에 부족할 수 있는 영양 보충을 위한 제품이다.

실제 일부 연구에서 보면, 경도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 환자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신경 세포 손실이 발생했으며, DHA, EPA, 유리딘(Uridine), 셀레늄(Selenium) 등의 영양소가 같은 연령의 일반인 보다 10~25%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버네이드는 DHA, EPA, UPM, Choline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일부 인지장애나 경도 알츠하이머환자 등이 해당 제품을 섭취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까지가 수버네이드의 역할이다. 하지만 수버네이드를 출시하면서 제공된 홍보 자료에 임상 정보 등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은 치매 예방이나 실제 기능을 넘어선 치료까지 할 수 있다고 오인하고 있다.

실제 한독은 수버네이드를 홍보하면서 4건의 임상을 강조하고 있다. 한독 측은 이 임상을 통해 기억력 개선과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장 최근 종료된 임상만 보더라도 수버네이드를 2년 동안 섭취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효과는 증명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임상이 수버네이드 홍보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들에서도 수버네이드의 기능이 잘못 인지돼 기사화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수버네이드는 식품법 내에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는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용 음료'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치매 예방음료, 치매 치료음료, 경도인지장애에 도움을 주는 음료 등으로 기재하며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질환명이 기재된 상태에서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이 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이를 치료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경증 알츠하이머환자가 마시는 음료'라는 표현만 볼 경우 치료제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수버네이드를 구입하는 대상에 대한 제한도 없다는 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버네이드가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용이라고 기재는 돼 있지만 판매가 이들에게만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더 명확한 정보 제공이 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버네이드는 영양제에 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치매 예방 내지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오인을 할 경우 지갑을 열 가능성이 높다.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1위인데다, 현재까지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특수의료용도등식품과 달리 수버네이드는 돈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입을 할 수 있는 소비재다. 국내에 있는 경도인지장애와 경도 알츠하이머환자는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독은 수버네이드는 치매 예방이나 치료와는 무관한 영양 보충을 위한 식품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좀 더 명확하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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