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첫 단추 잘못 꿴 환자용식품 '수버네이드'
[칼럼] 첫 단추 잘못 꿴 환자용식품 '수버네이드'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8.10.24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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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원인 제공은 식약처...관련 규정 개정으로 피해 최소화 기대

최근 의료계에서 식품을 놓고 때아닌 논란이 벌어졌다. 일반 식품이 아닌 특정질환자가 섭취해야 하는 환자용식품을 두고 벌어진 얘기다. 아직까지 이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도 정부와 의료계, 업체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환자용식품. 해당 카테고리는 특수의료용도등식품 중 하나에 해당된다. 특수의료용도등식품은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또는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손상된 환자 또는 질병이나 임상적 상태로 일반인과 생리적으로 특별히 다른 영양요구량을 가진 사람의 식사 일부 또는 전부를 대신할 목적으로 이들에게 경구 또는 경관급식을 통해 공급할 수 있도록 제조·가공된 식품을 뜻한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환자용식품으로 분류된 제품 대부분은 중증 환자들의 영양분 섭취를 위한 제품이었다. 판매 역시 대부분 병원에서 이뤄졌으며, 일부 환자만이 퇴원 후까지 해당 제품을 이용했다. 특정 환자 대상인 한 만큼 시장 규모도 크지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용식품 전체 규모는 600억원 정도로 일반 식품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환자용식품 산업 활성화 등을 이유로 환자용식품에 대한 규정을 개정했다. 제품에 질환명을 표시할 수 있게 했으며, 정해진 규정 내에서 광고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사실 기존에 판매됐던 환자용식품은 별도의 광고가 필요한 제품은 아니었다. 중증환자가 경관급식을 통한 영양섭취가 주 목적이었던만큼 환자가 굳이 선택할 필요도 없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환자용식품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처음 허가받은 제품인 '수버네이드'가 등장하면서 판도는 달라졌다. 해당 제품은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알츠하이머환자용 특수의료용도등식품이다. 이전에 환자용식품을 섭취해야 하는 환자보다 범위가 광범위해졌다. 경도인지장애환자만 해도 국내에 200만명이 넘는다.

대상 환자수만 해도 환자용식품의 산업화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환자용식품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지만, 규정 개정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났으며 수버네이드를 본격 판매하면서 문제는 부각됐다.

우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었던만큼 식품이 소비자들에게 의약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식약처는 규정상 잘못된 표현은 없었지다고 하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식약처장도 의약품 오인 가능성에 대해 공식 인정했다. 또 왜 수버네이드가 해당 질환자에게 필요한 환자영양식인지에 대한 근거 여부다. 현행 규정상 해당 질환자에 대해 왜 해당 제품이 필요한 지에 대한 근거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알츠하이머환자에 있어 영양학적인 임상적 근거는 아직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다는 점 또한 향후 논란의 여지가 남는 부분이다.

식약처는 환자용식품 사후 관리에 있어 질환과 영양학적인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검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한 조치인 셈이다. 이는 비단 수버네이드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식약처는 A업체가 비타민을 알츠하이머환자에 필요한 제품이라고 신고만 하면 판매가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들어놨다. 실제 알츠하이머환자에 있어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필요한 영양소는 광범위하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제품 판매를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수버네이드는 식약처가 규정을 개정한 이후 처음 판매되는 환자용식품이다. 환자용식품은 일부 환자에 있어 영양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이며, 향후 산업적으로도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자의 균형 영영섭취라는 좋은 목적으로 발매된 수버네이드의 논란의 최대 원인 제공자는 식약처다. 식약처가 규정을 개정하면서 질환명 기재의 근거 자료 제출 절차를 만들지 않는 등 세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을 바꾸지 않는다면 제2의 수버네이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고 산업을 위한다면 식약처는 제도를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면 빨리 단추를 다시 꿰어야 한다. 시간이 지난다면 폐해만 더 늘어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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