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소체병의 발견 2편
루이소체병의 발견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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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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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소체의 발견


 

루이소체를 발견한 프레드릭 루이(Frederic H. Lewy, 1885~1950)는 독일 베를린 태생의 유대인으로서 당시 나치정권의 압제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신경과 의사이다. 루이는 베를린과 스위스 취리히에서 의학을 공부했으며,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일했던 뮌헨과 브레슬라우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뇌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1912년 그는 파킨슨병 환자의 뇌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된 단백질 덩어리를 발견하였다. 이 신경세포내의 응집체는 1919년 러시아 신경병리학자 트레티아코프에 의해 ‘루이소체’라고 이름 지어졌다.

루이소체는 ‘파킨슨병’과 ‘루이소체가 동반된 치매’의 특징적 병리 지표라 할 수 있는데, 이 소체는 뇌간(뇌줄기)과 대뇌피질에서 발견된다. 파킨슨병에서는 주로 뇌줄기에서 루이소체가 발견되고, ‘루이소체가 동반된 치매’에서는 대뇌피질에 집중 분포한다. 루이는 나치정권의 인종차별 정책으로 부당 해고되어 영국을 거쳐 1934년 미국으로 건너갔고, 펜실베이니아의 해버포드에서 1950년 운명했다.

‘루이소체’는 ‘레비소체’라 불리우기도 하는데, 독일인이었던 루이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인 1912년에 그것을 발견했으므로 논리적으로는 ‘레비소체’가 더 합당한 명명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응집

한편, 루이소체 내에 비정상적으로 응집된 단백질이 바로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사실이 1997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스필란티니(M. Spillantini)에 의해 밝혀졌다. 이 단백질은 심장과 근육에도 소량 존재하기는 하지만 주로 뇌에 정상적으로 풍부하게 존재하며, 신경세포 말단에서 도파민(dopamine)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전달 물질은 뇌세포 간의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므로 뇌기능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대사에 관여한 효소들의 유전자 결함 등으로 인해 이 단백질이 뇌세포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루이소체를 형성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병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원인은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 단백질과 타우(tau)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세포 밖에 축적되어 노인반(senile plaque) 또는 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을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은 세포 안에 쌓여 신경섬유농축체(neurofibrillary tangle)를 이룬다. 요컨대 루이소체 치매는 신경세포 내에 축적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α-synuclein)이 루이소체를 형성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루이소체병루이소체 치매

루이소체병은 실물검사(예를 들어 부검)를 통하여 내려지는 ‘병리학적 진단명’이고, 루이소체 치매 역시 루이소체로 인해 치매가 발생했을 때 내려질 수 있는 진단명이지만, 특히 후자인 루이소체 치매는 실물검사인 병리학적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내려지는 ‘임상적 진단명’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용어상 차이는 ‘알츠하이머병’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관계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는데,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병리소견이 뒷받침되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Alzheimer type dementia)’라는 진단명을 부여한다.

리어왕과 루이소체 치매
이미지출처: 구글 검색

인간에 대한 직관과 묘사가 뛰어났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608년 훗날 그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꼽히는 ‘리어왕(King Lear)’을 발표했다. 그 작품 속에서 리어왕은 인지기능이 점차 악화되고, 비이성적 사고경향을 보이며, 갑작스런 감정의 기복, 편집증, 환시, 수면 장애, 손 떨림, 안면인식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오늘날의 진단 기준으로 볼 때, 이야기 속 그의 증상들은 루이소체 치매에 해당하는 징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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