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드라마 속에 스며든 치매는 어떤 모습일까?
[기자수첩] 드라마 속에 스며든 치매는 어떤 모습일까?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03.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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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치매의 모습 표현

최근 치매를 소재로 드라마와 영화가 폭넓게 다뤄지면서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치매라는 질병이 치매 환자에 대한 자체적인 이해보다는 주인공의 가족이나 주변인의 불행함을 증폭시키는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

그만큼 치매라는 질병이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부담이라는 게 대중들의 느끼는 일반적인 시선이나 감정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이상행동증상을 보이는 치매 환자의 특징을 표현하며 주인공으로도 등장하는가 하면 극중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극을 이끄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치매 환자가 방치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가족이자 사회 구성원이라는 느낌을 주면서 이질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한 부분들은 아주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눈으로 주위를 바라 본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가 대중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며 시청률과 작품성 두 가지를 모두 거머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은 치매로 지난 오십여 년의 기억이 잃고, 20대의 기억과 자아로 망상하며 살아가는 주인공은 아들과 며느리를 아빠와 엄마로 오인하며 지냈다. 

하지만 치매로 기억을 잃었지만 자신이 살아온 흔적과 가족의 사랑으로 여전히 주변에 머물러 있었음을 깨닫는 모습을 드라마는 보여준다.

또 48.9%의 큰 시청률로 막을 내린 ‘하나뿐인 내편’에서도 주인공의 커플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수행하면서 극적 장치로 활용됐다. 

주인공을 어린 시절 죽은 자신의 동생으로 오인하며 그를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인물로 표현된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온 가족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는데 합심하고 누구도 함부로 할머니를 대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45년차 노부부가 함께 치매에 걸렸지만 사랑으로 함께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로망'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실제 주연을 맡은 배우 이순재, 정영숙 씨는 서울시의 ‘천만시민 기억친구' 치매교육을 수료하고 서울시 광역치매센터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랑도 가족의 역할도 치매 환자가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부족할 지언정 인간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치매 환자들은 마치 나도 한 명의 사람이고 가족이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이다. 

치매환자를 보며 우리는 기억을 잃었지만 그들이 인간 존엄성마저 잃지 않았다는 점을 잊어버리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들었다. 대중문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치매의 모습이 대중에게 혐오나 기피의 대상이 아닌 사랑과 소통, 포용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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