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알포세레이트 건기식 확대 추진에 다양한 가능성 제기
콜린알포세레이트 건기식 확대 추진에 다양한 가능성 제기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05.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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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건기식 확대·전환 놓고 전문가 의견 들어볼 것"
글리아타민, 글리아티린
글리아타민, 글리아티린

기획재정부가 쏘아올렸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건강기능식품 원료 인정을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해당 성분을 전문약으로 유지할 지, 건기식으로 전환할 지, 아니면 재평가를 통해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견 등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개최한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일부 전문약 성분을 건기식 성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당시 '알파-GPC'가 예시로 제시됐으며, 이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많이 포함돼 있다.

해당안의 골자는 현재 전문약으로만 판매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을 건기식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기재부 제안에 따라 식약처도 해당 성분에 대한 건기식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건기식 확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마자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해당 성분을 전문약에서 퇴출시키고 건기식으로만 판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건약의 이 같은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였으나, 그동안 분류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그동안 임상현장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역할이 나름 있었던 데다, 식약처도 이를 인정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관련 연구를 봐도 임상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글리아티린 임상 연구인 아스코말바(ASCOMALVA)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해당 연구는 기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쓰이는 도네페질과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주성분인 콜린 알포세레이트 병용투여에 따른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허혈성 뇌손상과 알츠하이머를 동반한 59세부터 93세의 환자를 도네페질 단독투여군과 콜린 알포세레이트 병용투여군으로 분류해 인지기능 변화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추적 관찰했다. 또 환자의 이상행동반응 심각도와 환자보호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함께 측정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약물을 병용투여한 환자들은 인지기능 평가지수인 MMSE 점수가 기준치 대비 1점 감소했으며 단독투여군은 4점 감소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악화를 의미하는 'ADAS-cog' 점수는 단독투여군이 10점 가량 상승했지만 병용투여군은 4점 상승에 그쳐 두 가지 평가지수에서 모두 단독투여군 대비 병용투여군의 인지기능이 더 잘 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를 통해 임상적 효과가 인정됐음에도 최근 건기식 확대에 대한 얘기가 나옴에 따라 건약의 분류 전환에 대한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분류 전환에 대해 건보재정과 관련한 시나리오도 있다. 기재부가 해당 원료를 건기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속내가 건보 재정을 아끼기 위해서라는 것이 속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시장 규모는 2,700억원에 달했으며, 성장률을 봤을 때 올해는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약에서 건기식으로 전환되면 모든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건보재정은 절감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시기적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효과가 미미해 임상재평가를 통해 효능 입증을 재차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같은 뇌기능개선제인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에 대한 임상재평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식약처도 상황이 이렇게 되자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에 대한 건기식 확대나 전환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재부 정책에 따라 일단은 건기식 확대 여부를 먼저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전문약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약 지위 박탈은 극단적인 조치인 만큼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이 건기식까지 확대될 경우 관련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문약 지위를 상실한다면 극심한 타격이 올 수 밖에 없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은 과거 전문약-일반약 분류 전환의 파고도 가뿐히 넘겼지만, 최근 기재부의 정책 추진에 생각지도 못했던 암초를 만나게 될 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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