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항우울제 처방률 10% 불과…"적극적 치료 필요"
치매환자 항우울제 처방률 10% 불과…"적극적 치료 필요"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05.03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 신경계질환의 항우울제 처방 패턴 논문 공개

우울증은 신경계 질환 환자들의 회복과 삶의 질을 악화시키므로, 우울증을 적절히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치매 등 신경계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항우울제의 국내 처방이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계 질환의 경우 우울증 위험이 높아 20 ~ 25%의 유병률을 보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좀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박윤아•박건우, 화이자제약 백은선•이수현, 고대의대 의학통계학교실 최지미•이준영씨는 신경과학회지를 통해 '주요 신경계질환의 항우울제 처방 패턴: 2017년 제도 변경 이전'을 제목으로 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추후 정책의 수립 방향과 적절한 항우울제 처방에 대한 교육에 활용하기 위하여, 신경계 질환의 진단에 따라 처방되는 항우울제 유형과 처방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해 환자의 수와 실제 항우울제 처방 수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함께 판단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 방법은 치매, 파킨슨병, 뇌전증, 뇌졸중 등 신경계 4대 질환으로 진단된 환자 중 2011년 1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청구한 기록이 있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했다.

사진출처: 논문
사진출처: 논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171만4,776명이었으며 치매 환자의 10.0%(17만1,925명)가 항우울제를 처방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SRI)가 가장 빈번하게 처방됐으며, 지속적으로 비중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한편, 뇌혈관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수는 204만8,165명이었다. 뇌혈관질환 환자 중 6.9%(14만1,570명)가 항우울제를 처방 받았다. 뇌혈관질환 환자에게서는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 TCA)가 가장 보편적으로 처방됐으며, SSRI는 28.92%(3만6,347명)의 환자에게 처방됐다.

같은 기간 뇌전증 환자의 수는 82만4,290명이었으며, 그 중 9.8%(8만913명)가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 과거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항우울제의 종류는 TCA였으나, TCA의 사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SSRI가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항우울제가 됐다.

사진출처: 논문
사진출처: 논문

이 기간 동안 파킨슨병 환자의 수는 36만3,347명이었다.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11.4%였다. 2012년에는 SSRI보다 TCA를 더 자주 사용했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SSRI 사용은 TCA를 앞질렀다.

신경계 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우울증 위험이 높아 대략 20 ~ 25%의 유병률을 보이는데 반해, 이번 연구에서의 항우울제 처방률은 뇌혈관질환, 뇌전증, 파킨슨병과 치매에서 각각 6.9%, 9.8%, 11.4%, 10.0%로 매우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자는 주요 신경계질환 환자에게서 우울증이 과소 진단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연구에서 항우울제의 처방 패턴은 몇 가지 일관된 경향이 관찰됐다. TCA 계열의 항우울제가 공통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4가지 주요 신경계질환 모두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대신 SSRI 계열 등의 항우울제 처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정책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외의 의사가 SSRI 등 새로운 계열의 항우울제를 2개월 이상 처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었는데, 이 제한은 해제되어 2017년 1월 신경계 4대 질환(치매, 파킨슨병, 뇌전증, 뇌졸중) 환자에게서 항우울제를 지속적으로 처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연구는 이러한 제한이 풀리기 전의 자료를 이용한 분석으로, 연구자들은 새로운 계열의 항우울제 처방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항우울제 처방 제한이 풀린 2017년 1월 이후의 처방 변화는 어땠을까?

디멘시아뉴스가 원외처방액 통계기관인 유비스트에 자료를 바탕으로 연간 처방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예상과 달리 주요 SSRI 계열 약제의 2017년도 처방액 증가율은 대부분이 10% 미만이었다.

고시 개정 이후, 대표 약제 합계 처방액은 2016년도 285억 원에서 2017년도 300억 원으로 증가하였으나, 처방액 증가율은 2016년도에는 2015년도 대비 8.9%였으나, 2017년도에는 2016년도 대비 5.5%로 오히려 줄었다.

2018년도 자료를 추가로 분석할 필요가 있지만, 연구자들의 예상과 달리 고시를 개정한 의료 정책의 변화가 아직까지는 처방 패턴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향후 치매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 환자에서의 우울증에 대한 교육과 보다 더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해당 논문
박윤아 등. 주요 신경계질환의 항우울제 처방 패턴: 2017년 제도 변경 이전(Prescription Pattern of Antidepressants in Korea for Major Neurological Disorders: Before the Policy Change in 2017). 대한신경과학회지 2019;37(2): 156-160.
doi: https://doi.org/10.17340/jkna.2019.2.6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