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알츠하이머치매(Alzheimer’s dementia)’와 같은 의미로 여겨져 흔하게 혼용되고 있다. 하지만 두 진단은 서로 연관은 있으나 동의어는 아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병리학적 진단이며, 알츠하이머치매는 임상적인 진단을 일컫는다.
알츠하이머병은 과거에는 부검을 통해 노인반(senile plaques)과 신경섬유농축체(neurofibrillary tangles)가 확인된 경우에 진단을 했다. 근래에는 최근 의학의 발달로 뇌척수액이나 혈액에서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를 측정하거나, 특수 뇌영상검사를 통하여 비정상적인 베타아밀로이드(노인반의 성분)나 타우(신경섬유농축체의 성분) 단백질을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임상적으로 치매를 앓다가 사망한 환자에서 부검을 통하여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했으나, 위와 같은 생물지표(바이오마커, biomarker)를 이용한 치매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해 있는 동안에 치매 원인에 대한 진단이 가능해짐에 따라 신경병리·생물학적 진단과 임상 진단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게 됐다.
병리·생물학적 진단인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양상은 매우 다양하여, 치매 증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부터 주관적 단순 건망증, 경도인지장애(치매의 전단계), 그리고 치매 단계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지 장애가 없는 정상 노인의 10 ~ 30% 정도에서 뇌 아밀로이드 영상검사상 이상을 보인다. 다시 말해, ‘치매가 없으나 알츠하이머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알츠하이머치매의 증상을 보이지만, 뇌 아밀로이드 영상에서 정상인 경우도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Alzheimer type dementia)’는 알츠하이머치매의 증상을 보이지만, 위에 언급한 생물학적 진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하여 인지 장애 등 임상적인 증상이 진행하여 치매 단계에 이르면 ‘알츠하이머치매’로 진단하게 된다. 또한, 기억력 저하 등 인지 장애는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단계는 ‘경도인지장애’로 진단한다. 이 두 가지를 ‘알츠하이머 임상 증후군’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경도인지장애’도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며 원인도 다양한 데, 생물학적 진단에서 확인이 되면 ‘알츠하이머병에 위한 경도인지장애’라고 부르며,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가 주된 아형이다.
이와 같이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치매’, 그리고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구분하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아밀로이드 가설을 기반으로 아직까지 진행돼온 치매 임상 연구에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과거 임상연구가 실패를 반복해 왔는데, 여러 가지 이유 중의 하나로 임상시험 대상자의 이질성이 거론됐고, 최근의 치매 임상 연구는 대상 환자 선별 단계에서부터 위와 같은 생물학적 지표를 활용해 동질성(알츠하이머치매)을 확보해 진행하고 있다.
참고자료
“Alzheimer's disease” is neither “Alzheimer's clinical syndrome” nor “dementia”
https://www.alzheimersanddementia.com/article/S1552-5260(18)33584-2/fulltext
When Is Alzheimer's Not Dementia—Cochrane Commentary on the National Institute on Ageing and Alzheimer's Association Research Framework for Alzheimer's Disease
https://www.medscape.com/viewarticle/910956_2
Amyloid imaging in cognitively normal individuals, at-risk populations and preclinical Alzheimer's disease
G. Chételat et al. / NeuroImage: Clinical 2 (2013) 356–365
https://doi.org/10.1016/j.nicl.2013.02.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