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가설 틀리지는 않았지만…시선 전환해야”
“아밀로이드 가설 틀리지는 않았지만…시선 전환해야”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06.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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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이요클리닉 리처드 카셀리(Richard Caselli) 박사
리차드 카셀리(Richard Caselli)

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매 신약개발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치료제 개발이 다시금 침체기를 맞고 있다.

올해 1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크레네주맙’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고, 3월에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아두카누맙’이 임상 3상을 멈췄다.

앞서 실패했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사례까지 더하면 치료제 개발 실패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기존 치매 신약들이 아밀로이드 제거를 목표로 했다는 사실로 인해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한 회의론을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신경과장이자 애리조나 알츠하이머병센터 임상실장인 리처드 카셀리(Richard Caselli) 박사는 메이요클리닉-명지병원의 국제 심포지엄에서 디멘시아뉴스와 만나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카셀리 박사는 아밀로이드가 치매의 표지가 될 수 있고 관련 이론은 타당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기존 아밀로이드 생성이 치매발병 원인이라는 것에는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며, 아밀로이드에 독성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다른 가능성으로 제시했다.

카셀리 박사는 “아밀로이드 생성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여러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 가지 가능성은 아밀로이드 시스템이 다른 구성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긴 분자로 이뤄진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질(APP, amyloid precursor protein)은 다수의 펩타이드(peptide)로 분해되는데 그들 중 하나가 베타 아밀로이드가 되고 다른 부분들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전구단백질 분해에 따라 시냅스의 보호와 파괴 결정에여하게 된다.

앞서 많은 제약회사들이 A-베타 펩타이드가 뇌에 독성이 있다는 기조로 연구에 임했지만, A-베타 펩타이드를 제거했음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카셀리 박사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용 가능한 여러 전략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파-세크리타제(alpha secretase) 조절과 타우(tau) 단백질 변성 방지다.

베타-펩타이드가 유도되지 않는 또 다른 경로로, 수용성 APP-알파와 같은 유익한 조각들을 더 많이 만들어 신경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가능성은 내부에서 신경 골격을 유지하는 타우 단백질의 변성을 막는 방법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처음 시작되면 뇌의 매우 제한된 부분인 내측 측두엽 부위에서 시작돼 뇌 전체로 퍼지는데, 이때 확산에 관여하는 비정상적인 타우를 다른 뇌세포로 퍼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즉, 변성된 타우 확산을 막아 초기 손상을 막을 수 있다면, 환자들은 약간의 기억상실을 갖게 될 수 있으나 다른 부위는 기능을 발휘하며 치매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치매 예방 대체요법 규제는 엄격해야”

카셀리 박사는 치매 예방에 입증되지 않은 건강 보조제 등의 규제에 많은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카셀리 박사는 “미국에서는 건강보조식품에 관한 규정이 없어 치매예방에 관한 시장이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고, 당국에서 그들을 규제한다면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 예방이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채 시장이 성장했고, 이들에 대한 현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국내의 경우도 치매예방 등에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엄격한 기준을 통해 관리를 할 수 있는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 카셀리 박사는 세계적인 치매 예방 노력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치매 예방의 노력으로 세계적으로 치매가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카셀리 박사는 “나이를 교정하고 치매를 관찰했을 때 치매가 감소하고 있다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다”며 “세계적 고령화 등으로 전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50년 전에 비해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사람들의 특정 나이를 살펴보면 수는 감소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가능성은 건강관리 개선이 큰 효과를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만성질환 관리와 가족의 적극적인 보살핌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