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의 보도자료 내용에 대한 우려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의 보도자료 내용에 대한 우려
  • 양현덕 발행인
  • 승인 2019.09.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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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OE ε4 T형 변이 새로 발견된 유전변이 아냐

- 일반인 대상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 우려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이하 연구단)은 지난 9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서양인보다 한국인이 치매에 더 잘 걸리게 하는 유전자 변이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지난 8월 16일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서 치매 유전자로 알려진 ‘APOE ε4 유전자’에 ‘새로운 치매 유발 유전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고 발표했다.

1. APOE ε4 T형 유전변이 이번이 아닌 1998년도에 처음 보고

하지만, 해당 ‘APOE ε4의 T형 유전변이’는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것이 아니라, 이미 21년 전 1998년도에 프랑스의 ‘장-샤를 랑베르(Jean-Charles Lambert)’ 등이 발견한 것이다.

또한, ‘T형 유전변이’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것이 아니라, 1998년도에 ‘장-샤를 랑베르’ 등의 보고를 시작으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발표된 내용이다.

연구단 등이 발표한 논문과 관련 문헌을 검토한 결과, 보도자료에서 밝힌 ‘새로운 알츠하이머치매 유발 유전변이’를 이번에 ‘새롭게’ 발견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단이 이번 연구를 통해서 ‘APOE ε4 유전자의 T형 유전변이’가 동아시아인에서 서양인에서보다 높은 빈도로 존재하며 이로 인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이 서양인에 비해 알츠하이머치매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것은 맞다.

2.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 유전자 사전 선별검사에 대한 우려

연구단은 최근 ApoE 유전자검사를 통해 ε4 형질을 보유한 치매 고위험군 환자가 향후 치매로 진행될 위험을 예측하는 기술을 실용화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근래에 연구단은 디엔에이링크(코스닥 127120)와 치매 조기진단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ε4 형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치매환자로 확진이 되지 않았으나 향후 치매가 발병할 수 있는 초기 환자(무증상 치매)의 사전진단을 위한 ‘진단칩’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연구단은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치매 고위험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했고 면봉을 이용한 간단한 구강상피 검사만으로 분석이 가능해 지역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주광역시와 손잡고 지역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 선별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정확도가 입증되면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증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매위험 유전자 선별검사’를 범용적으로 적용하는 것에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물론, APOE ε4형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를 대상으로 T형 유전변이를 확인하는 것은 ‘연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무증상 정상인을 상대로 유전자를 이용하여 치매위험 사전 선별검사를 하는 것은 임상에서 권고되는 사항이 아니다.

그리고, APOE ε4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모두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상당수에서는 알츠하이머치매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전자가 확인이 되어도 근본적인 치매 치료제가 여전히 존재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치매 예방 수칙이 유전자 존재 유무에 다르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The 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에서 제시하고 있는 권고에 의하면, 건망증 등의 증상이 없는 65세 이상 정상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선별 검사’를 시행하는 것 조차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전 선별검사 차원의 치매 유전자 검사는 지역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시범서비스’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연구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를 거쳐 승인을 받은 후 적법한 임상연구 절차를 밟아 시행돼야 한다.

그리고, 일반인과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는 ‘해당 검사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함께 대상자나 보호자의 ‘서면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본지에서 이번에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의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갖게 된 두 가지 우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무리 훌륭한 연구도 결과의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의미 부여는 힘들게 얻어진 연구의 값어치와 향후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임상적인 근거가 부족한 유전자 검사를 적절한 절차 없이 보건 현장에 ‘범용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이 어떻게 합리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도를 넘어선 상업적인 접근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이다.

 

해당 논문
Choi KY, Lee JJ, Gunasekaran TI, et al. APOE Promoter Polymorphism-219T/G is an Effect Modifier of the Influence of APOE ε4 on Alzheimer's Disease Risk in a Multiracial Sample. J Clin Med. 2019;8(8):E1236.

관련 논문
Lambert JC, Pasquier F, Cottel D, et al. A new polymorphism in the APOE promoter associated with risk of developing Alzheimer's disease. Hum Mol Genet. 1998;7(3):533-40.
Lambert JC1, Berr C, Pasquier F, et al. Pronounced impact of Th1/E47cs mutation compared with -491 AT mutation on neural APOE gene expression and risk of developing Alzheimer's disease. Hum Mol Genet. 1998;7(9):1511-6.
Limon-Sztencel A, Lipska-Ziętkiewicz BS, Chmara M, et al. The algorithm for Alzheimer risk assessment based on APOE promoter polymorphisms. Alzheimers Res Ther. 2016;8:19.

관련 자료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자
https://www.youtube.com/watch?v=JCEfmp4F_Q8

Cognitive Impairment in Older Adults: Screening
https://www.uspreventiveservicestaskforce.org/Page/Document/UpdateSummaryFinal/cognitive-impairment-in-older-adults-screening

Alzheimer's genes: Are you at risk?
https://www.mayoclinic.org/diseases-conditions/alzheimers-disease/in-depth/alzheimers-genes/art-20046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