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승인된 치매신약 'GV-971', 해외서도 통할까?
중국서 승인된 치매신약 'GV-971', 해외서도 통할까?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11.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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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짧은 투약 기간 등 문제...추가 임상 필요

최근 몇 년 간 실패 소식만 들려왔던 치매치료제 개발에 모처럼 희소식이 들렸다. 중국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 신약이 조건부 허가를 받아 올해 말부터 판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허가받은 치매약 성분인 메만틴 이후 20년 가까이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쏟아붓고도 신약 개발에 실패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전한 이번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번에 조건부 허가를 받은 제품은 중국 제약사인 그린밸리가 개발한 GV-971이다. 대상 환자는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다.

이 제품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며, 추가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GV-971은 이 제품을 허가받기까지 총 4건의 임상을 진행했다. 1상 2건, 2상과 3상은 각각 1건이다.

조건부 허가를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 달성이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 11차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TAD)에서 34개 기관에서 818명의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주요 내용은 GV-971을 복용한 환자의 ADAS-Cog(임상 결과 인지 기능 지표)가 위약군 대비 2.54점이 차이가 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p<0.0001)

이 약의 기전은 비정상적인 장내 미생물을 정상으로 돌려 대사체 분비를 억제하고, 말초 및 중추 신경계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실제 치매약 개발에 있어 장내 미생물을 타깃으로 한 연구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개된 연구만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매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 입증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견해다.

일단 약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기간이 타 임상에 비해 너무 짧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증 알츠하이머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1년 이상의 투약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제시돼 있으며, 실제 다국적제약사들은 길게는 30개월 이상을 평가하기도 한다.

반면 GV-971의 투약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해 글로벌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의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치매와 연관된 지표인 2차 평가변수 대부분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CIBIC-plus(전반적 임상평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경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ADCS-ADL(치매 환자에서의 일상생활능력)과 NPI(신경정신행동검사)에서도 통계적 유의미성이 없었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GV-971의 효과를 인정할 만한 논문 등재가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받고 있다.

그린밸리 제약은 중국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조만간 글로벌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기준으로 중국 규제당국의 허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의약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나 아직은 효과 입증이 미흡하다고 평가받는 GV-971이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으로 진출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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