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결산] 치매신약 개발, 쓴맛부터 단맛까지 다 봤다
[2019년 결산] 치매신약 개발, 쓴맛부터 단맛까지 다 봤다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12.30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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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후보물질 임상 중단-일부는 허가 승인 가시권

2019년은 치매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업체에게 롤러코스터 같은 한해였다.

연초부터 신약 허가가 기대됐던 유망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중단 소식이 들리기도 했으나, 하반기에는 허가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업체는 치매약 개발 중단을 선언했으며, 또 다른 업체에는 임상 성공 소식을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3상 실패에 중도 포기= 로슈 '크레네주맙'은 2019년 첫 임상 중단 소식을 알린 약으로 기록됐다.

로슈는 아밀로이드베타를 타깃으로 하는 크레네주맙 고용량에 대한 2건의 3상을 진행했으나,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임상치매척도 박스 총점(CDR-SB)가 좋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 임상은 2021년과 2022년에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데이터 모니터링위원회는 연구를 끝까지 진행해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해 끝내 로슈는 임상을 포기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하던 BACE 저해제 계열 약물인 '엘렌베세스타트'도 후기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했다. 치료 효과보다도 복용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판단때문에 임상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또 MSD가 개발하던 BACE 저해제 계열 '베루베세스타트'도 임상을 포기했다. 임상 결과, 아밀로이드PET 영상검사에서 아밀로이드베타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기능은 향상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뉴로트롭 '브리오스타틴-1'의 임상 2상도 실패로 돌아갔다. 브리오스타틴-1은 인지기능 평가척도인 중증장애종합검사(SIB) 총점수 변화에 대한 1차 평가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대화제약이 개발하던 천연물 기반 치매신약 'DHP1401'이 임상 2상이 실패해 3상 진행을 포기했다. DHP1401은 2차 평가변수 일부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이기도 했으나, 1차 평가변수였던 ADAS-cog에서는 최종 목표를 만족시키는 통계적 우월성 확보에 실패했다.

◆아두카누맙·GV971 등 신약 가능성 제기= 올해 대체로 치매신약 개발에 있어 암울한 소식이 주를 이뤘으나, 하반기 들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소식도 전해졌다.

우선 지난 3월 유효성 확인에 실패해 임상 중단을 알렸던 바이오젠 '아두카누맙'의 조건부 허가 가능성이 제기됐다.

추가 데이터에 대한 분석 결과, 고용량을 복용한 일부 환자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2건의 임상 3상 중 1건에서만 보였던 결과였기 떄문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으나, 바이오젠은 내년 FDA에 조건부 허가 승인 신청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충격적인 소식은 중국제약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신약이 중국식약청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린밸리는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GV-971'에 대해 총 4건의 임상을 진행했다. 1상 2건과 2상과 3상 각각 1건이다.

조건부 허가의 결정적인 배경은 임상 3상 결과 데이터였다. 임상 3상 결과, GV-971 복용군은 ADAS-Cog 점수가 위약군 대비 2.54점이 차이가 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그린밸리는 향후 환자 약 2,000명 대상의 추가 임상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제약사인 젬백스도 'GV1001'의 임상 2상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해 기대를 모았다.

결과를 보면, 도네페질을 단독 투여한 대조군에서는 SIB점수가 7.23점이 감소한 반면 GV1001 1.12mg과 도네페질을 병용 투여한 시험군에서는 0.12점의 감소에 그쳐 대조군 대비 탁월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젬백스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 임상 2상을 계획 중에 있어 신약 허가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SK케미칼은 패치형 치매 치료제인 'SID710'(성분명 리바스티그민)에 대한 미국 FDA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패치형 치매 치료제가 FDA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내년이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치매 관련 의약품 시장 요동= 국내에서는 치매치료제가 재평가 이슈로 크게 흔들렸다.

올해 도네페질 성분과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은 각각 혈관성치매와 일차적 퇴행성 질환에 대한 임상재평가가 완료됐다.

그 결과, 두 성분 모두 임상재평가 결과를 만족시키지 못해 각각의 적응증이 삭제되는 시련을 맞았다.

도네페질의 경우 혈관성치매에 마땅히 쓸 약이 없다는 점에서 코드변경을 통해 처방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주적응증 삭제에 따라 처방이 급감하고 있다.

재평가 이슈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에 대한 재평가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성분의 경우 수 년전부터 재평가에 대한 요구는 있었으나, 재평가가 실제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를 재차 제기함에 따라 복지부가 재검토를 약속했으며, 결국 식약처와 심평원이 재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적응증 축소나 급여 변경이 예상되고 있어 시장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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