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개발 잇단 실패…국내 연구진이 혁신적 후보약물 개발했다
치매 신약 개발 잇단 실패…국내 연구진이 혁신적 후보약물 개발했다
  • brainwise
  • 승인 2017.06.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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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주요 선진국은 치매 극복을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기존 치료기전을 바탕으로 개발 중이던 글로벌 신약 후보약물의 연이은 개발 실패 소식이 전해지면서 치료 질환 정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다국적제약사인 MSD는 지난 2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베루베세스타트’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보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치매치료제 ‘솔라네주맙’ 임상을 중단했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증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솔라네주맙의 3상 임상 결과, 1차 평가 척도에서 솔라네주맙 치료 환자군의 인지기능 저하속도가 위약 치료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늦춰지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1997년부터 최근까지 개발에 실패한 치매치료제가 100개가 넘는다.

현재 사용되는 치매 치료약물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그마저도 대부분의 약물이 단기간의 증상 완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치매의 근원적 원인에 기반한 약물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치매 유발 물질이 뇌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것을 막아 치매환자의 기억력 저하 및 인지 장애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매치료 물질을 개발해 관심이 모아진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박기덕 박사 연구팀이 KIST 이창준 박사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KDS-2)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뇌에서 과생성되는 가바(GABA)의 양을 줄여줄 수 있는 물질로, 가바로 인한 치매환자의 기억력 저하 및 인지 장애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바는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서 합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치매치료 후보약물의 장기적인 효능과 무독성도 검증했다.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유전자 변이 실험용 쥐에 이 약물을 녹인 물을 먹인 후 공간기억력과 인지능력을 알아보는'모리스 수 미로실험'(Morris water maze) 및 '수동회피실험'(Passive avoidance)을 수행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 실험용 쥐의 인지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치매에 걸리지 않은 보통 쥐는 밝은 장소에 놓으면 어두운 곳으로 가려는 성질을 보인다.

연구진은 쥐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치매에 걸린 쥐가 어두운 곳으로 갔을 때 전기적인 자극을 주고 그것을 기억하는 지 확인하는 수동회피실험을 수행했다. 신약 후보물질을 2주간 투여한 실험용 쥐는 정상 쥐와 같은 수준으로 전기적인 자극을 기억해 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은 낮은 용량(1mg/kg)에서도 인지 기능이 월등히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에서 초기 효능은 우수하지만 장기간 투여 시 치료효능이 미비해 실패한 기존 대조약물과의 비교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개발에 실패했던 대조 약물은 2주가 지나면서 인지능력에 중요한 신경세포의 발화능력이 사라지는 반면 박기덕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후보 약물은 4주까지 지속적으로 신경세포의 발화능력을 유지시켰다. 

또한 치매질환의 특성상 고령의 환자에게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약물 안전성을 충족하는지가 관건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후보물질은 경구로 섭취해도 인체의 뇌 속으로 높은 효율로 전달됐으며, 생체 독성 및 다른 신경계에 부작용이 없다는 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는 기존의 치매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신규 치료기전을 통해 근원적인 인지기능 장애 치료기술을 제시했다"며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개발을 위해 글로벌 수준의 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속한 임상시험을 통해 차세대 글로벌 치매 신약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IST는 5월 31일 케미메디의 계열사인 메가바이오숲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후보약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디멘시아뉴스 dementianews@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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