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코로나 책임 전가하려던 정부, 한발짝 후퇴
요양병원에 코로나 책임 전가하려던 정부, 한발짝 후퇴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03.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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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 감염관리료 신설 등 지원 방안 마련

치매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다수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확진자 발생시 구상권까지 청구하려 했던 정부가 의료계의 반발에 한발짝 뒤로 물러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구상권 청구 대상을 명백한 위법 사실이 발견됐을 때로 축소하고, 그동안 지원 범위 밖에 있던 감염관리료 등을 신설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25일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늘어나고 있는 요양병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0일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요양병원에 물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요양병원의 종사자나 간병인의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주요 내용은 ▲방역관리자 지정 ▲외부인 출입제한 ▲종사자(간병인)에 대해 매일 발열 등 증상여부 확인 및 기록 ▲유증상자는 즉각 업무 배제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이었다.

이 명령을 어겨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기관에 대한 손실보상 및 재정적 지원을 제한하고, 추가방역 조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같은 조치가 발생하자 요양병원을 비롯한 의료계가 정부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피 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는 요양병원들을 격려해 주지는 못할 망정 마치 집단 발생 주범처럼 몰아가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요양병원은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된 초기부터 면회 전면 제한이나 종사자 발열 체크, 유증상자 업무배제 등을 실시하고 있었다.

정부 지시가 이뤄지기 전부터 성실히 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지원없이 책임만을 강조한다는 것이었다.

요양병원협회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에 ▲수술용 마스크, 손소독제 및 에탄올 부족 문제 해결 ▲코로나19 확진 병원의 전체 환자, 직원 대상 진단검사 비용 지원 ▲급성기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환자 전원할 때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요양병원 인력 및 시설 신고 유예 ▲방역활동 비용 지원 등을 요청한 바 있으나, 실제 이뤄진 조치는 많지 않다.

이처럼 의료계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요양병원에 책임을 전가하려던 정부가 새로운 지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사태 봉합에 힘쓰고 있다.

증앙사고수습본부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명백한 위법사실이 있을 때만 조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그동안 요양병원은 제외됐던 감염관리료 등을 지난 24일부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는 입원환자 1일당 1,150원으로 책정됐다. 감염예방·관리료를 최초 청구하기 이전에 심평원에 감염관리 책임의사, 책임 간호사를 신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37.5℃ 이상의 발열, 호흡기증상 등 의사의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이 되는 경우 보건소 신고 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격리하는 경우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를 산정할 수 있다.

다인용 격리실 입원료는 6인실 이하에서 코호트 격리하고, 화장실과 세면실을 갖춰야 한다. 일반입원실을 1인용 격리실로 운영할 때도 화장실과 세면실을 갖추면 예외적으로 격리실 입원료가 산정된다.

정부 지원이 늘면서 아무런 지원 없이 이뤄지던 요양병원의 감염 확산 방지 노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여전히 감염 확산의 주된 통로로 여겨지는 종사자나 간병인 등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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