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다룬 책들] 아주 오랫동안 나를 기억해 준 사람들 이야기
[치매를 다룬 책들] 아주 오랫동안 나를 기억해 준 사람들 이야기
  • DementiaNews
  • 승인 2017.06.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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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치매 국가책임제 도입 추진을 계기로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 국한됐던 치매환자 돌봄이 이제는 범사회적, 범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치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자도 잇따라 발간되면서 서점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초기 증상을 일반적인 노화 증상으로 오해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치매 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환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줘 가족들에게 더욱 큰 상처를 안겨주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 호주, 영국 등의 선진국은 국가차원에서 치매 이해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보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 질환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도서를 널리 보급하는 것도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제공하는 치매도서 목록을 중심으로 올바른 질환 정보와 치매 환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을 소개한다.


▲ 알기 쉬운 치매의 이해(김근홍, 윤종철) = 이 책은 치매를 제대로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의학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철학의 차원에서 치매 질환에 접근하는 시도를 했다. 그런 다음 사회복지와 정책 차원의 치매 대책들을 살펴보고 치매 예방책과 직접 치매와 맞닥뜨렸을 때 필요한 실용적 차원의 대처법을 담았다. 치매의 기본 개념부터 치매의 증상과 경과, 치매 진단과정, 치료법, 치매환자 돌봄 방법 등을 상세하게 수록해 놓았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치매가 사회문제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그들을 보살피는 직업인들까지 개개인에게 아파도 너무 아픈 문제인 치매지만, 그 아픔이 그들의 잘못 탓만이 아니고, 또 그 아픔 이겨내는 일 또한 그들 개개인에게 맡겨서 될 일도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의 일이란 말이다. 아직까진 치매노인을 위한 나라는커녕 노인을 위한 나라도 없다"고 적혀 있다.
 
▲ 나의 영웅(박현숙) =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책으로는 드물게 치매를 소재로 다룬 서적으로, 치매환자의 가족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 책 속에는 용감한 소방관이었던 할아버지가 치매로 인해 망가지는 모습, 가족 간의 갈등, 이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들은 치매를 인식하고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가노코 히로후미) = 이 책은 돈도 권력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이 안심할 수 있는 장소는 스스로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특별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를 설립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일본 대형 서점 야에스 인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맨주먹으로 출발해 돈을 모으고, 땅을 사고, 주민의 동의를 얻어 시설을 짓기까지 25년 간의 과정은, 무모하지만 절실하고, 눈물겹지만 따뜻하다. 가진 건 없지만 배짱 하나는 두둑한 ‘요리아이’ 사람들과 치매 노인들이 일궈내는 유쾌한 에피소드는 치매는 ‘재앙’이라고 여겨왔던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다. 특히 이 책은 치매 노인을 ‘없는 존재’ 또는 ‘밥도둑’으로 치부하는 사회를 향해 따끔하게 경고한다. ‘치매 노인을 훼방꾼 취급하는 사회는 언젠가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훼방꾼 취급을 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치매(인지증) 이야기: 역사와 현실(양현덕, 양인덕) = 이 책은 ‘치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아직 치매에 걸리지 않았지만 막연히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치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이 출간되고 있지만 치매의 역사에 관한 서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치매 이야기'는 그 가치가 남다르다. 특히 이 책은 독자들이 치매의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치매로 인해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현실을 수용하고 대처하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 그리고 지혜를 준다.
 

정치와 문학 다양한 분야의 인물과 유명한 예술·문학작품 속에 내재해 있는 치매 질환의 의미에 대해서도 분석해 놓았다. '역사 속의 치매' 코너에서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소비에트 연방의 이오시프 스탈린 당 서기장 등 치매를 앓은 유명 정치인들과 치매와 관련이 있는 정치적 사건을 흥미롭게 풀어 놓았다.
 
▲ 낯선 이와 느린 춤을: 아주 사적인 알츠하이머의 기록(메릴 코머) = 저자인 메릴 코머는 방송 기자이자 앵커이다. 어느 날부터 남편이 느닷없이 분노를 폭발하거나 전에 보이지 않던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면서부터 부부 사이에 끼어든 ‘낯선 이’와 더불어 살게 된다. 2년 만에 가까스로 받은 공식 진단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보호자이자 간병인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이 무려 20년간 이어진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책임감 있게 대처하고자 노력했던 저자가 온몸으로 겪어낸 경험과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또 사회에 던지는 많은 질문들은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 70만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무수한 질문을 다시 던지며 병의 실상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촉구한다.
 
▲ 기억의 병: 사회문화 현상으로 본 치매(김진국) = 이 책은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가 나이 듦이란 것이 사회문화적으로, 의학적으로, 가정 안에서, 또한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다양한 관점에서 다뤘다. 신경과 전문의로 오랜 기간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며 의료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노인 문제의 안팎을 깊이 있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한국에서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현상에 주목한다.

저자가 의료현장에서 만난, 가족과 사회와 격리되어 병원에 갇혀 사는 노인들 중에는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할 만큼 정신이 명료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만 이들은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 문화에서 살아온 만큼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에 따라가기 어렵고, 변화한 생활방식이 낯설어 실수를 연발하며 정들고 익숙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상황에 대해서 불안과 우울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현재의 치매 진단법이 이런 단순한 부적응마저 모두 치매로 몰아가며 노인들을 가정과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