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세포 이식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에 고무적인 효과를 확인하면서, 개인맞춤의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됐다.
자가 피부세포를 도파민세포로 분화시켜 뇌 이식에 성공하면서 개인맞춤의학 적용에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4일 맥클레인병원 분자 신경생물학 연구소장인 하버드의대 김광수 교수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에서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감소해 발생한다. 지난 수십 년간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 부신 또는 태아 중뇌 조직을 뇌에 이식하는 방법을 시도했지만, 이식 면역 반응 등의 부작용과 윤리적인 문제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를 치료에 이용하게 됐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도파민 약제와 뇌심부자극술 등의 수술은 파킨슨병의 증상만을 개선할 뿐이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손상된 신경세포를 뇌에 직접 채워주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어서다.
하버드의대 교육병원인 맥클레인병원(McLean Hospital)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의 연구진은 10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아온 69세 환자에게 자가 피부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한 후 도파민성 신경세포(dopaminergic progenitor cells)로 분화시켜, 두 차례의 수술을 통해 양측 뇌(putamen)에 4백만 개씩 이식했다.
자가 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식 후에 면역억제제는 필요치 않았으며, 뇌영상(18F-DOPA PET)을 통해 2년 후에도 이식된 세포가 도파민을 잘 분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운동 증상도 호전되어 약물 무반응 시간(off time)이 하루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으며, 복용하는 레보도파 용량도 하루 904 mg에서 847 mg으로 줄어 들었다. 더불어 환자의 삶의 질도 항상됐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기는 하나 단지 환자 1명에 대한 경험이며 대조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7년 전인 2013년 5월 2일 김광수 교수는 조지 로페즈(George Lopez)라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본인이 10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본인이 직접 도움을 받지 못하더라도 다른 수많은 파킨슨병 환자를 위해 줄기세포치료 연구비를 후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줄기세포연구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로페즈 본인이 연구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속대로 김광수 교수에게 2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후원했다.
연구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로페즈가 이번 개인맞춤 파킨슨병 줄기세포 이식의 첫 번째 환자가 될 수 있었다.
Primary Source:
Personalized iPSC-Derived dopamine progenitor cells for Parkinson’s disease [published online May 13, 2020]. N Engl J Med. doi:10.1056/NEJMoa1915872
Secondary Source:
A secret experiment revealed: In a medical first, doctors treat Parkinson’s with a novel brain cell transplant
https://www.statnews.com/2020/05/12/medical-first-parkinsons-brain-cell-transplant-stem-cells/
Kwang-Soo Kim, Ph.D.
https://www.hms.harvard.edu/dms/neuroscience/fac/Kim.php
https://www.mcleanhospital.org/profile/kwang-soo-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