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 특정성분 아닌 근거와 노력 통해 실현해야”
“치매예방 특정성분 아닌 근거와 노력 통해 실현해야”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0.07.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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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건보공단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치매학회 회장, 치매예방센터장)
치매학회 이준홍 회장(건보공단 일산병원 신경과)

치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근거 없는 막연한 치매예방 효과에 기대는 안타까운 사례도 늘고 있다.

뇌 영양제, 치매 예방약으로 오인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재가 바로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총 처방액만 3,500억원 달했지만, 치매 환자에 대한 처방은 600억원(17%)에 불과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도네페질의 병용 시 치매 환자의 인지력 저하 지연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와 논문은 있다. 하지만 치매예방 효과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많은 논란 속에 콜린 제재 효과성 검증 추진이 예상되지만, 사실상 예방 효과에서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인정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치매 예방약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치매 예방효과를 맹신한 일부 환자들의 과도한 처방 요구 등 여러 문제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현재로는 치매 예방은 특정 성분만으로 이뤄낼 수 없고, 수많은 연구와 검증된 근거를 통해 실현하는 게 최선의 치매 예방인 셈이다. 

디멘시아뉴스는 최근 치매학회장에 취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치매예방센터장)를 만나 치매 예방과 정책 등 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교수는 치매 예방은 특정 성분에 과도한 기대보다는 여러 연구 등을 통해 검증된 증거(evidence) 위주로 구성하는 게 최고라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Q) 최근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재 등의 과도한 문제가 됐다. 어떻게 보는지? 

최근 많은 견해가 충돌하고 있어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근본적인 약효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검증이라고 생각한다. 효과 검증이 명확히 이뤄져야 현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예방 영역에서는 현재 특정 성분에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다수 연구를 통해 검증이 이뤄진 위험요소 관리로 치매 발생률을 줄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통계학을 통해 당뇨, 중년기고혈압, 중년기비만, 우울증, 운동부족, 흡연, 저학력을 제거할 수 있다면, 치매 유병률을 절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Q) 치매 예방 못지않게 정책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현 상황과 앞으로 추진 방향은?

노인장기요양보험 탄생과 치매특별등급, 인지지원등급까지 선진화된 치매 정책의 설립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타 선진국과 비교해도 긍정적인 성과로 본다. 커뮤니티케어 등도 차후 치매 관리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는 시행된 제도들의 보완과 더불어 치매 환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진료 현장에서도 고령자가 치매 배우자를 돌보는 노노케어나, 독거노인 등 가족형태의 변화로 다양한 돌봄의 요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세부화된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분들은 단순히 가정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실질적인 제도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Q) 최근 중앙치매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국립중앙의료원과 공단일산병원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어떤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어떻게 보면 국립중앙의료원과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치매국가책임제와 노인장기요양보험 발전에 필요한 중요한 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두 곳 모두 충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단편적으로 보면, 치매 관련 연구에 협력과 전문 인력을 교류, 국민보건 향상과 관련된 전문지식, 정보 및 자료의 공유가 가능할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건보공단 일산병원이 최대 장점인 빅 데이터 이용 강점을 활용해 치매 연구와 관리 등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중앙치매센터와 협력을 통해 국가정책에 근거가 되는 자료 마련 등 다양한 일을 진행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일산병원의 치매예방센터 운영 강점은?

공단일산병원의 치매예방센터의 경우 2010년 7월에 운영을 시작해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개원초기 탄생한 모델인데, 당시 인공관절센터와 치매예방센터가 병원의 집중 질환 분야로 선택돼 많은 지원이 이뤄졌다. 

당시는 치매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커 운영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현재는 치매 인식이 많이 개선돼 많은 고령 정상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찾고 있다. 결국 센터의 이름에 걸 맞는 환자들이 센터를 찾게 되면서 예방센터의 역할이 더욱 공고하게 정립된 느낌이다. 

치매예방의 경우 의료적인 측면도 있지만, 비의료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치매 진단과 약물적 치료, 교육 등 이외 기타 관리는 병원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지역사회 시설과 연계를 통해 치매예방 관리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치매학회장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치매학회장은 학회의 대외적인 대표로 학회의 위상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매 분야의 경우 앞으로 중요성과 사회적 책무 등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정이다. 

현재 치매학회는 치매의 대표적인 전문과인 신경과와 정신건강학과 이외에도 기타 전문과를 
치매 관리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 중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치매 대표학회로 더욱 공고히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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