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용태 칼럼] 건망증은 병인가, 아닌가
[곽용태 칼럼] 건망증은 병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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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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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효자병원 신경과장

최신 치매 논문 내 마음대로 읽어 보기(18)

– 건망증은 병인가, 아닌가

주의; 여성이나 임산부에게는 부적절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제목: 주관적 인지감소가 있는 사람에서 ATN 분류와 임상적 진행 (ATN classification and clinical progression in subjective cognitive decline: The SCIENCe project).1)

저자: Ebenau JL, Timmers T, Wesselman LMP, et al.

결론: 주관적 인지감소를 호소하는 693명을 대상으로 ATN 분류법으로 분류한 후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진행하는지 추적하였다. 이 중 A–T+N+, A+T–N–, A+T+N–, A+T+N+를 보이는 군에서 다른 군에 비하여 유의하게 진행하였다.

논문명; Neurology. 2020 Jul 7;95(1):e46-e58.

주관적 인지감소는 과거에 건망증이라고 불리웠던 증상입니다. 이 논문은 최근에 치매 진단을 위해 개발된 ATN 분류법으로 분류한다면 이것이 어떻게 분류되는지, 시간이 지나면 이들 중 얼마나 실제 병으로 진행하는지, 그리고 병으로 진행과 어떤 것이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입니다. 저자들은 주관적 인지감소를 호소하는 693명을 대상으로 치매의 ATN 분류법을 이용하여 분류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컴퓨터 진단촬영(amyloid PET-CT)이나 뇌척수액 아밀로이드베타 검사를 하여 그 결과로 A+와 A-를 결정합니다. 뇌척수액 타우(tau)를 검사하여 T+와 T-를 정하고 마지막으로 MRI 검사를 하여 중앙 측두엽 위축(medial temporal lobe atrophy) 여부인 N+와 N-를 결정하였습니다(+는 있다, - 는 없다 입니다). 연구가 시작될 때 주관적 인지감소가 있는 사람에게서 위의 세가지 검사를 시행하고 이에 근거하여 ATN 분류를 하였습니다. 이 분류에서 알츠하이머 의심 인자가 모두 없는 알츠하이머 정상 생체표지자(normal AD biomarker, A-T-N-)인 사람(그야 말로 정상인 사람)이 56%였고, 알츠하이머 병태소견인 아밀로이드베타 병변이 있다고 생각되는(A+) 사람이 18%였습니다. 주관적 인지감소가 없는 124명을 대조군으로 비교 분석하였습니다. 693명 중 342명을 평균 3년간 추적하여 이들이 어떻게 변하였는지를(병이 발병하였는지 등) 확인합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콕스 비례위험 회귀분석을 한 결과, 주관적 인지감소를 보이는 사람 중 아밀로이드 병변이 있는 사람(A+)은 없는 사람(A-)에 비하여 추적 조사에서 9.7배에서 62.3 배까지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진행할 위험비가 높았습니다. 인지기능 역시 주관적 인지기능 감소를 보이는 사람 중 아밀로이드 병변이 있는(A+) 사람이 시간에 지남에 따라서 급격하게 악화되었습니다. 반면 인지기능 장애가 없던 정상 대조군들은 단 한사람만 치매로 진행하였고 시간에 지남에 따라서 인지기능 악화도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알츠하이머병 진단 기본 틀이 크게 변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면 인지기능 장애 즉 치매라는 증상이 있어야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2011년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geing, NIA)와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 Association, AA)가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임상증상에 기반하여 임상증상 전 알츠하이머병(preclinical Alzheimer’ disease),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due to Alzheimer’s disease), 알츠하이머병 치매(dementia due to Alzheimer’s disease)로 구분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임상증상 전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이 말은 증상은 없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기억력 장애와 같은 임상적인 증상이나 징후로만 진단되었던 알츠하이머병이 생체표지자나 영상기술 등 과학의 발달로 고전적인 증상이 없어도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하였습니다. 즉 아무 증상이 없어도 알츠하이머병이라고 진단할 수가 있어서 이에 대한 어떤 예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진단 기준이 치매를 일으키는 다양한 모든 병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2018년 치매의 분류에 ATN 분류 체계를 도입하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치매 병명 진단에 다양한 뇌영상과 뇌척수액 생체표지자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ATN 분류체계에서 생체표지자를 크게 3개의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A (=Amyloidopathy)는 베타아밀로이드 관련 지표로 뇌의 amyloid-PET 소견이나 뇌척수액에서의 Aβ42 (또는 Aβ42/Aβ40)의 감소로 정의하였습니다. T (=Tauopathy)는 신경원섬유매듭 형태의 타우 관련 지표로 뇌척수액에서의 인산화 타우의 증가나 뇌피질의 tau-PET  소견으로 정의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N (=Neurodegeneration or Neuronal injury)은 신경손상의 지표로 MRI에서의 뇌위축과 FDG-PET에서의 뇌 대사저하로 정의하였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신경심리검사를 하면 객관적으로 인지기능에 손상이 있습니다. 다만 그 손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치매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관적 인지감소는 건망증의 또 다른 표현으로 저장과 인출 기능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억력 검사는 정상입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치매와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정말로 전혀 문제가 없을까 하는 의구심은 계속 있어 왔지요. 단지 심리적인 것이고 의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관적 인지 감소자들을 검사하여 ATN 분류법으로 분류하니 전혀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이 연구에서도 ATN 분류를 해 보니 주관적 인지감소자 50% 정도에서 생체표지자가 정상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병태생리적으로 시사하는 생체표지자가 A+인 사람의 경우 추적해 보면 경우 A-인 사람보다 최고 70배 가까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진행되었습니다. ATN 분류법이 눈에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더 미래를 잘 예측하는 것이지요.저자들은 결론적으로 주관적 인지기능이 감소된 사람에서 ATN 분류법으로 분류해 보면 치매 위험자를 찾아 낼 수 있고 이것이 연구, 예방과 치료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아주 좋다는 것이지요.

최근 대한민국은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는 사회로 접어 들고 있습니다. 저희 시절에는 연애해서 결혼하는 경우가 반, 지인이나 친척 등이 소개해 주어서 선을 보고 결혼하는 경우가 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부터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녀를 전문적으로 맺어주는 회사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이 회사들은 그냥 다다익선으로 많은 선남선녀를 적당히 나이와 학력 등 기본적인 조건 만으로 주선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치열해지고 돈이 되면서 업계의 전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일반사(일반 결혼정보회사),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노블사(귀족 결혼정보회사), 재혼을 담당하는 재혼사(재혼 결혼정보회사), 그리고 최근에는 국제사(국제 결혼정보회사)가 있습니다. 이렇게 업계 자체가 분화될 뿐 아니라 회사내에서도 수십년간 만남 주선을 통해서 각 회사 자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게 됩니다. 결혼 정보회사는 기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결혼 정보회사를 이용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대부분 가입과 동시에 방대한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일단 나이, 키, 외모 뿐 아니라 재산, 직업, 소득 등 심지어는 부모 정보까지 방대한 정보를 업체 측에 제공해야 합니다. 이 회사에서는 당사자의 개인적인 성품이나 장점 등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서류에 나와 있는 여러 항목을 예, 아니오 형태로 작성 제출하면 회사는 이를 이용하여 등급을 매깁니다. 일종의 분류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나면 이런 서류적 분류를 이용하여 만남을 주선합니다. 결혼 정보회사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서류상에 제공한 정보를 고려한 등급으로만 존재합니다. 특히 여자의 경우는 나이가 많으면 어떤 조건이 좋아도 상급으로는 올라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 업계에서는 영원한 이등이지요. 그래서 고학력의 골드미스들이 이 세계에 발을 디디면 상처를 심하게 받는다고 합니다.

저는 결정사의 이런 관행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방식은 치매에 적용되는 ATN 분류와 일부 비슷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TN 분류에서 개별 당사자의 증상, 징후 등 전통적인 의학적인 것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검사를 통해서 환자에서 확인된 객관적인 생물학적인 지표만이 중요합니다. 굉장히 이분법적이고 기계적인 방법인데 대부분의 치매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 입니다. 왜 일까요? 좀더 그럴듯하게 분류되고 실지로 연구나 추적을 하면 결과가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환자는 놓칠 수 있지만 많은 환자를 모아 놓을 때는 결과가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결혼 정보회사의 담당자가나 업계에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결혼정보회사 역시 개별 면담을 통한 고객 파악이나 매치보다는 이런 몰자아화 된 객관적 데이터가 훨씬 성사율이 높다, 다른 말로 하면 돈을 벌기 쉽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떻게 제가 그렇게 잘 아냐구요? 어찌어찌 하다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아주 개인적으로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치매이든 결혼 정보회사이든 정교한 분류 시스템은 훨씬 많은 사람을 진단, 치료나 결혼 성공율을 높여준다'입니다. 하지만 각 항목마다 있는 이분법적인 분류의 기준이 아직도 모호할 수 있고, 일부는 잘못 평가되거나, 상처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글을 읽는 사람이 그 중 하나가 아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사족.  결혼정보회사에서 남자들을 평가하는 항목은 매우 다양하다고 합니다. 많은 항목을 고려하여 남자 회원의 등급을 결정하지요. 여자도 회원이 평가표를 되면 작성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평가표의 항목이 남자처럼 두루 평가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항목 중에는 절대적 항목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나이입니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여자 나이가 30이 넘어가면 절대로 높은 등급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과 가장 가깝다는 침팬지는 나이가 많은 암컷일수록 수컷에게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침팬지는 폐경이 없다고 합니다. 아주 늙은 할머니가 되기 전까지는 주기적으로 발정과 출산을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종족 번식하려는 수컷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지요. 하지만 인간에게는 분명한 종착점 시계가 있지요. 뿐만 아니라 종착점으로 갈수록 여러 에러가 날 확률이 확실히 높아집니다. 그래서 침팬지와 인간은 여자 배우자 나이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남자들이 이런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본능적으로 움직일 뿐이지요. 물론 이것은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그냥 흘리셔도 됩니다.


참고 문헌
1. ATN classification and clinical progression in subjective cognitive decline: The SCIENCe project. Ebenau JL, Timmers T, Wesselman LMP, et al. Neurology. 2020 Jul 7;95(1):e46-e58.

2. van Harten AC, Visser PJ, Pijnenburg YA, et al. Cerebrospinal fluid Abeta42 is the best predictor of clinical progression in patients with subjective complaints. Alzheimers Dement 2013;9:48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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