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용태 칼럼]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
[곽용태 칼럼]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
  • 디멘시아뉴스(dementianews)
  • 승인 2020.09.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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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효자병원 신경과장

최신 치매 논문 내 마음대로 읽어 보기(20)

–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

제목: 혈중 비타민 D 농도와 알츠하이머 관계; IGAP와 UK biobank 유전자 데이터에서 멘델리안 무작위분석(Circulating Vitamin D Levels and Alzheimer's Disease: A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in the IGAP and UK Biobank).1)

저자: Wang L, Qiao Y, Zhang H, Zhang Y, Hua J, Jin S, Liu G.

결론: 유전자 은행에 있는 60세 이상의 알츠하이머군과 대조군의 데이터로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알츠하이머와 인과 관계가 있는지를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으로 연구하였다. 비타민 D의 활성화 형태인 25 OHD 농도를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군에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이 유의하게 낮았다. 비타민 D 가 알츠하이머의 발병에 관여한다.

논문명;  J Alzheimers Dis. 2020;73(2):609-618

비타민 D는 단순히 뼈의 형성과 대사에만 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 실험에서 비타민 D는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신경세포의 괴사를 방지하며 독성 아밀로이드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찰 연구에서  비타민 D의 활성 형태인 25-hydroxyvitamin D (25 OHD)의 혈중 농도 증가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인지기능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2) 하지만 아직까지도 비타민 D가 60세 이상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이 논문은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인과 관계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전장유전체분석 유전자 은행 IGAP와 UK Biobank 데이터를 이용하여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우선 혈중의 높은 비타민 D의 농도를 대변하는 도구변수인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nts)를 단일염기 다형성 분석법(SNP: single-nucleotide polymorphism)을 이용해서 확인합니다. 이 유전자 변이들은 5군데 염색체의 6곳에 존재합니다. 이 유전자 변이의 존재 유무를 도구변수로 이용하여 이것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어떤 관계인지를 규명합니다.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 결과 높은 혈중 250 OHD와 연관되어 있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군에서 없는 군에 비하여 IGAP 데이터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대한 오즈비는 0.62이었고 UK Biobank 데이터에서는 0.88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유전적으로 혈중 비타민 D가 증가된 군이 알츠하이머병의 치매 감소와 원인적 연관 관계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저자는 알츠하이머가 발병하기 전에 비타민 D  결핍이 있는 60세 이상의 환자에서 이를 충분히 보충할 경우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짓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환자에 대하여 연구를 하는 의사나 의학자들의 주요 관심은 그냥 알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알고 싶을까요? 제가 보기에 가장 근본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인과 관계 즉 원인과 결과에 대한 관심입니다. 이것은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인과 관계를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선풍기 판매량과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같이 어떤 한 시점에서 A라는 사건과 B라는 사건이 있을 때 이들이 연관(인과가 아닌)되어 있는지는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A가 원인인지 B가 원인인지 아니면 A도 B도 아닌 다른 C가 이 둘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두 사건의 인과 관계를 거꾸로 해석하게 되면 역인과 관계(reverse causation)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먼저 생산성의 증가가 있고 소득이 증가하는데 이것을 반대로 해석하면 소득을 증가시키면 생산성이 증가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말이 마차를 끄는 것이 아닌 마차가 말을 끄는 결과가 되는 것이지요. 또 다른 예로는 아이스크림 판매의 증가가 익사 사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이 익사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익사 사고를 줄이려면 아이스크림의 판매를 줄이거나 중지시켜야 하겠지요. 
  

이것은 위의 그림의 C(더위)처럼 제3의 교란인자가 있어 양쪽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연관 관계가 인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려면 세티리스 파리비우스(Ceteris Paribus: other things equal) 즉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이라는 명제를 충족해야 합니다. 보통은 이 조건을 현실 속에서 완벽하게 맞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사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 trials)입니다(이런 연구는 가장 좋은 학술지에 게재되지요). 각군의 교란변수를 인위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지만 무작위 배정이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스스로 두 군 사이의 혼란변수들이 교정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방법이 인과관계를 유추하기 위한 가장 좋은 연구(gold standard study) 설계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종종 추적관찰이 제한되며, 생애의 한 시점에서 단기간 노출 만을 반영하고, 특히 연구의 목적 자체가 일차 예방인 경우, 참가자들은 전체 인구를 대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윤리적, 실용적, 재정적인 이유로 인해 모든 위험요인에 대하여 사람들을 무작위화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는 돈과 노력이 무지 많이 들지요. 이런 문제는 의학보다는 실지로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경제학, 교육학, 사회학 등에 더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 학력이 경제적 생산성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알아야 교육에 투자하는데 여기에는 수많은 혼란변수가 있어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이것을 알자고 무작위로 한 군은 학력을 낮추어 연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려워도 알아야할 필요가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하지 않고도 횡단적 관찰 연구에서 인과 관계를 아는 방법이 없을까요? 학자들은 그 대안으로 도구변수라는 것을 만들어 냅니다. 항상 가정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입니다. 조건이 동일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혼란시키는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1에 보면  A가 B의 원인이라고 하고 싶은데 C라는 것이 둘 사이에 어떤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냥 학력이 졸업 후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고 하고 싶은데 원래 그 사람이 똑똑해서 학력도 좋고 졸업 후 생산성도 좋다고 하면 인과 관계가 꼬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C와 A의 관계를 끊는 새로운 도구변수가 필요한 것입니다. 도구변수 D는 A와 충분한 상관성이 있어야 하고 도구변수 D는 C와 충분히 상관성이 낮아야 합니다. 이러면 D와 B의 관계를 통하여 A와 B의 인관 관계를 말할 수가 있습니다. 이러 예는 매우 많다고 합니다. 특히 경제를 모두 수치로 모델을 만드는 계량경제학에서 이 개념이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 비타민 D(B)가 알츠하이머(A)의 원인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둘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어도 이것이 비타민 D 의 결핍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것인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여러 이유로 햇볕에 안 나가고(C1) 식욕에 문제(C2)가 생겨서 비타민 D의 농도가 낮은지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찰 연구에서도 햇볕이나 식욕(C)과는 관련이 없으면서 혈중 비타민 D와 관련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유전자입니다.
 
메델리안 무작위 분석(MR: Mendelian Randomization)은 계량경제학이나 사회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도구변수 분석을 의학유전학에 접목시킨 것입니다. 이를 이용하여 역학에서 인과성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은 유전적 변이를 도구변수로 이용합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한 쌍의 유전자를 물려받을 때 멘델의 법칙에 의하여 완전히 무작위하게 받습니다. 그 결과, 예를 들어, 혈중에 비타민 D가 많이 나오게 하는 유전자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타민 D 빼고 다른 형질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유전자 유무를 가지고 알츠하이머병 치매 발생 위험 효과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태어날 때부터 시작한 완벽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모든 교란 인자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병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시작하였기 때문에 역인과 관계도 피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연구가 성공하려면 첫째 유전자변이(도구변수)는 관심 위험요인과 확실하게 관련되어 있어야 하고 두번째 유전자는 교란변수와 독립적이어야 하며 세번째로는 관심 위험요인을 통해서 질병 결과에만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은 확실한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미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바뀌지 않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지요. 이것은 나이가 60이 넘어 치매가 발병할 때도 강력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유전자가 늦은 나이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겸손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족.  예전에는 친구나 다른 사람이 여자를 소개시켜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금이야 뻔한 이야기이지만 당시에는 이런 새로운 만남을 할 때 단계별로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제일 첫번째 관문이 과연 어떤 여자가 나올 것 인가 하는 것입니다. 일단 이 관문을 넘어 서면 최선을 다해 어필합니다. 그러다가 어찌저찌 해서 마지막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지 탐색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요즘이야 핸드폰으로 전화번호를 주거나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할 때는 명함을 주지만 당시에 저는 항상 하얀 손수건에 전화번호를 적어서 주었습니다. 그러면 전화가 다시 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관계가 지속될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그때는 저도 잘 몰랐습니다. 그냥 경험적으로 하였던 것이지요. 여자나 남자나 서로가 끌리는 것은 무의식적인 것이 많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냄새입니다. 우리 몸에는 주 조직 적합성 복합체(MHC: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라는 것이 있는데 MHC 분자는 다양한 병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규칙적으로 교체되어 못쓰게 된 것은 분해되어 땀으로 배출됩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남자를 선택할 때에 이 MHC  유전자가 자신과 다른 남성의 체취를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여자들은 냄새를 통하여 최대한 자신과 다른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선택함으로써 2세의 건강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여자들이 남자를 선택하는 도구변수는 그야말로 다른 혼란변수로부터 분리된 정확한 것이지요. 물론 많은 여자들은 제 체취가 있는 손수건에 질겁하였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참고 문헌
1. Circulating Vitamin D Levels and Alzheimer's Disease: A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in the IGAP and UK Biobank. Wang L, Qiao Y, Zhang H, Zhang Y, Hua J, Jin S, Liu G. J Alzheimers Dis. 2020;73(2):609-618
2. Vitamin D in the prevention, prediction and treatment of neurodegenerative and 548 neuroinflammatory diseases. Koduah P, Paul F, Dorr JM. 2017; EPMA J 8: 31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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