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임상재평가 시행 임박...임상디자인 여전히 '깜깜'
콜린 임상재평가 시행 임박...임상디자인 여전히 '깜깜'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11.02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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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비용 조달 등 제약사 공동 논의 시작도 못해
글리아타민, 글리아티린
글리아타민, 글리아티린

뇌기능개선제 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에 대한 임상재평가 계획서 제출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임상을 어떻게 할 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임상에 필요한 재원 조달 방식이나 임상 참여 업체 등 제약사들끼리 공동 대응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콜린 임상재평가에 대한 임상디자인 설계가 여전히 난항인 것으로 파악된다.

식약처는 지난 6월 콜린 성분을 보유한 134개 업체에 임상재평가를 지시했다. 임상재평가에 참여할 업체는 내달 23일까지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임상재평가 지시가 내려진 지 4개월이 넘게 지났지만, 임상재평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임상디자인 설계조차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임상재평가에 다수 제약사가 참여할 경우 매출 규모가 큰 제품을 보유한 업체가 임상을 주도한다.

콜린 제제의 경우 대웅바이오와 종근당이 가장 큰 품목을 보유해 임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임상디자인 설계에는 공동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개별 제약사별로 임상디자인을 어떻게 만들 지를 고민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는 없다.

일각에서는 위험 부담이 크더라도 공동임상이 아닌 개별 임상 진행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상 규모나 임상 개수 등을 생각하면 제약사 단독으로 개별 임상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식약처가 콜린 제제 적응증 전부에 대해 임상재평가 지시를 내려, 최소 3개 이상의 임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콜린 성분 적응증 중 하나인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의 경우 환자 대상을 나눠 임상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이 적응증에 대해 정부는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일부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치매 외 환자에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각의 환자에 약의 효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따로 임상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 측에서는 임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적응증을 포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임상디자인이 정해지지 않아 공동임상 참여를 계획 중인 업체들은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임상재평가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모든 적응증이 삭제돼 허가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임상디자인을 설계 중인 상위 제약사의 입만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임상을 계획 중인 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는 임상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지 여부다. 매출 규모에 따라 임상 비용을 배분할 수도 있지만, 매출 상위업체 측에서는 균등 배분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약사들이 모여 논의한 바 없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 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콜린 성분 임상재평가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남은 시간동안 임상디자인 설계와 임상 방식, 재원 조달 등을 모두 정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넉넉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임상재평가의 성공이 불확실하다는 예상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복지부는 국정감사를 통해 콜린 성분이 임상재평가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할 경우 급여 비용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 입장에서 임상재평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임상 비용과 함께 실패시 급여 비용 환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점도 향후 임상 참여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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