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카누맙 관련 FDA·바이오젠 부적절한 협업 '의혹'
아두카누맙 관련 FDA·바이오젠 부적절한 협업 '의혹'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12.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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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비자단체, 보건복지부에 감사 요청

미국 소비자단체가 치매약 후보물질 '아두카누맙'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바이오젠이 부적절한 협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효성 없는 약물에 대한 허가에 FDA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비영리 소비자단체인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아두카누맙 승인 신청과 관련해 FDA와 바이오젠의 부적절한 긴밀한 공조를 미국 보건복지부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두카누맙은 3상 분석 결과 유효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바이오젠은 이 약을 살리기 위해 FDA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 고용량을 투여한 일부 환자에서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약 허가신청까지 이뤄졌다.

단체는 이 과정에서 FDA와 바이오젠은 약물에 대한 편향성이 높은 아두카누맙에 대한 전례 없는 브리핑 문서를 공동 집필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행위에 따라 FDA가 심사 과정에서 객관성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바이오젠과 협력에 관여하지 않은 FDA 통계학자는 FDA와 회사가 공동으로 수행한 편향된 분석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했으며, 아두카누맙이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고 소개했다.

11월 초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FDA 자문위원회 위원들은 FDA와 바이오젠이 실시한 임상시험 자료 분석, 협업 검토 과정, 편향된 공동 브리핑 문서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위원회 위원 11명 중 10명은 아두카누맙이 유효성이 없다며 이 약의 승인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자문위원회 이틀 전에 공개된 아두카누맙에 대한 FDA 심사관 의견은 임상 3상 결과가 설득력 있고 매우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감사관실에 서한을 보낸 마이클 카롬 박사는 "바이오젠과 협력한 상황은 FDA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소비자단체는 FDA에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보건복지부 감사관실의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바이오젠과 협력한 직원을 임시로 해임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젠과의 협업에 관여하지 않은 직원에게 아두카누맙에 관한 모든 추가 검토와 의사결정을 재할당할 것을 촉구했다.

카롬 박사는 "효과의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아두카누맙을 승인하는 것은 수백만 명의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심어주고, 이 약의 터무니없는 가격 때문에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파산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수년 동안 이 병에 대한 다른 치료법의 개발을 방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단체의 이 같은 주장에 FDA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향후 아두카누맙 허가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FDA는 관련법에 따라 아두카누맙의 허가 여부를 내년 3월 7일 전까지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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