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에 갑작스런 환경 변화는 스트레스 요인
치매노인에 갑작스런 환경 변화는 스트레스 요인
  • DementiaNews
  • 승인 2017.07.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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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애 말기 시점에 자신의 욕구와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생의 마지막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인지 기능에 손상이 있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는 치매 증상을 보이는 노인에게는 요원한 일일지도 모른다.

치매 노인에 대한 ‘생애 말기의 후기 의료 및 돌봄(End Of Life Care: EOLC)’ 문제는 일반 환자의 생애 말기 문제에 비해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치매전략을 선도해 온 영국은 총리실 주도의 ‘디멘시아 2020 계획안(Prime Minister’s challenge on dementia 2020)‘에 따르면, 생의 말기에 직면한 치매 노인들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돌봄을 받으면서, 자신이 선택한 장소에서 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EOLC에 대한 중요성이 치매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생애 말기 치매 노인의 후기 의료와 돌봄에 대한 고려사항들을 분석한 연구가 PLOS ONE 2017년 6월 16일자에 실렸다.

이 연구는 의학계에서는 사례연구 형태로 발표됐으며 치매 노인들을 일선에서 접촉하는 요양보호시설(care home)과 재가 방문(자택거주 환자) 간병 인력과 관리자들, 병원의 일차 진료 담당자들 등에 대한 인터뷰와 포커스 그룹 토의를 통해 EOLC 시점에서의 변수가 최종 추출됐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리차드 리(Richard Lee) 등 6명의 연구진이 발표한 주요 고려사항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진은 치매 증세를 보이는 노인이 임종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임종 과정의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매우 어려운 부분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간병 서비스 담당 인터뷰 대상자는 “치매의 경우, 사람이 임종 과정에 진입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치매 노인들은 드물게 갑작스런 임종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종 단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들 고유의 식별 가능한 변화를 보인다.

이로 인해 연구진은 임종 단계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임종 과정에 대한 임상 지식과 함께, 치매를 앓고 있는 말기 환자의 기질적 성격과, 개인사, 평상시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가족들 또한 자신의 부모를 간병·치료하러 오는 의료진에게서 자기 부모를 지속적으로 알고 이해하는데서 오는 맞춤형 돌봄(personal care)을 원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치매노인의 상태 변화를 위해서는 대상자가 보내는 시그널에 대한 능숙한 해석이 요구되지만, 치매노인과 개인적 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간병인 등의 경우 해당 환자 고유의 미묘한 변화를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낯선 환경을 싫어해 자택에서 간병을 받는 재가 간병서비스의 경우 비용문제 등으로 인해 시간 외 간병 시간에 발생하는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어렵다.

이런 문제들은 요양보호시설의 간병 인력 혹은 재가 방문 간병인 등과 해당 지역에서 치매노인을 진료해온 담당 보건의와 노인의 가족이 밀접하게 소통함으로서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언급하고 있다.

위의 경우들과 함께 이 연구는 치매노인에 대한 돌봄의 지속성(continuity of care) 문제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치매노인이 보내는 어떤 시그널로 인해 거주하던 집이나 요양보호시설에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낯선 환경, 익숙지 않은 의료진으로 인해 이미 상당히 약해져버린 치매노인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임종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치매노인의 경우, 환자를 거주하던 집이나 요양시설에 계속 머물도록 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의료진의 유연성이 필요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언급하고 있다.

요양보호시설과 집에 거주하는 치매환자들에 대한 의료진의 개인적 이해는 불필요한 병원 입원으로 낯선 환경을 싫어하는 치매 환자의 병세가 오히려 악화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설사 입원이 적절한 상황이 있다 하더라도 병원이 치매 환자들에게는 바람직한 환경이 아닐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인터뷰 대상자들 중 간호사와 의사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얘기한다.

“어떤 치매환자가 세 번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그 분은 각기 다른 항생제를 다섯 번 맞았습니다, 의사들도 입원 때마다 모두 달랐습니다(간호사).”

“환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 부분이 고통스럽습니다(의사).”

이와 별도로, 간병 인력이 치매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개인적 이해가 부족한 경우, 조그만 시그널에도 과잉 대응해 입원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치매관련 간병·의료 인력의 생애말기 의료와 돌봄에 대한 교육훈련지원의 필요성과 관련돼 있다. 일반적으로 요양보호시설은 일반적으로 인력의 교육훈련에 대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으며 인력의 이직률 또한 높은 편이다.

이 상황에서 간병 인력들의 상당수는 치매에 대한 관심이나 지식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 치매환자들 특유의 증세에 대응하는 방법을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간병 관련 인력을 뽑을 때, 어떤 곳은 경험이나 스킬보다는 환자에 대한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숙련된 간병 스킬과 간병 마인드를 교육할 수는 있어도, 그런 가치관을 지니지 않은 사람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외 연구진은 임종단계 진입 시점에서 의료진과 환자 가족과 소통·지원, 환자에 대한 편안한 환경 조성 등 나머지 영역에 대한 부분도 생애 말기 치매환자에 대한 고려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디멘시아 뉴스 김영진 객원 기자(everjkim2017@dementianews.co.kr)

Story Source

Lee. R.P.et al., “End of life care for people with dementia: The views of health professionals, social care service managers and frontline staff on key requirements for good practice”, PlOS ONE, June 16, 2017,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79355

Reference

Prime Minister’s challenge on dementia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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