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추천하는 책] 아빠의 아빠가 됐다
[사서가 추천하는 책] 아빠의 아빠가 됐다
  • 홍수명(디멘시아도서관 사서)
  • 승인 2021.02.1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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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아빠가 됐다

저자: 조기현

정가: 13,000원

■ 목차

시놉시스 2인분의 삶
프롤로그 네 ○○은 네가 치워라

Part 1 아빠를 찾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Part 2 보호자는 원래 이렇게 외롭지
Part 3 일도 잘하고 애도도 잘하고 싶은데
Part 4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텄다
에필로그 아버지의 현재와 나의 미래

  

■ 책 소개

영화감독이 되고 싶고, 댄서, 작가도 되고 싶었던 꿈 많던 스무살.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졌다.  그 뒤 9년간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청년은 1인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나는 남들에 비해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살아갈수록 인생은 참 어렵고 힘들다. 산다는 것은 ‘고해’ 라고 할 만큼 사는 것은 녹녹치 않다. 사지육신이 멀쩡해도 생계를 내 힘으로 마련하고, 내 한 몸만을 제대로 돌보며 살아가기에도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픈 아버지를 등에 짊어진 스무 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얼마나 무섭고 잔인했을까. 보조금을 받기 위해 무능력함을 입증해야 하고, 입원을 위해 더 많이 아파야 하는 현실은 그야말로 암담하고 비참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 제목만 보고 미리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픈 가족을 돌보는 9년간의 시간을 혼자만 겪는 유별난 상황으로 그리지 않았고 무엇보다 무겁고 슬프게 기록하지 않았다. 9년동안 아빠를 간병하고 자신의 삶을 모색하고, 사회에 대한 인식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살아간다. 성인이라고 하지만 어린 나이, 병든 아버지를 돌보며 고단함에 치여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든데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대단했다. 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어떻게 저렇게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을까. 가난한 자와 외국인 노동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사회를 겪으며 아버지를 돌보는 일에 온전히 삶을 다하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고 영화를 만들고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끊임없이 자신과 사회에 대해 자각하며, 기록하는 삶을 일구고 있었다. 돌봄의 고통스러움만을 토로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대안을 제시한다. 한국의 돌봄 정책, 해외 사례, 돌봄의 의미, 돌봄 논의의 주체 등 저자가 여기저기서 읽고 보고 느낀 조각들도 엿볼 수 있다.

 

가슴 먹먹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너무 괴로워 술을 잔뜩 마신 날, 성인인 아들은 젊고 어린시절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 술에 취한 아들은 사진 속 젊은 아버지를 회상한다. 아버지를 귀찮아하며 컴퓨터를 가르쳐주지 않았던 자신을, 그 시절 아버지가 만났던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을 미워하고 나무랐던 자신을 기억한다.  그러면서 그 때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지금하고 다른 사람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자책한다. 또 아들은 혼자 라면 끓이다 그만 발등에 라면을 엎어버려 화상을 당한 아버지를 가슴 아프게 기억한다. 치매 환자에게 화상위험이 그렇게 큰 문제인지 이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어른이 되어 버린 아들이 어린 아버지에게 쓴 편지가 인상 깊었고, 사별하고 홀로 되신 나의 연로하신 아버지도 오버랩 되면서 읽는 내내 깊은 먹먹함을 주었다.

 

“9년간의 기록을 써 내려갈수록 여전히 대답은 쉽지 않지만, 꼭 해야 하는 질문은 뚜렷해졌다. 아버지를 버리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아버지의 삶을 관리하는 수준에만 머물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희생이나 배제 없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무엇보다 그런 고민을 나누려고 이 글을 썼다. ”

 

작가가 책의 시놉시스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 사회가 좀 더 ‘돌봄’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보게 된다.

 

 

■ 저자 소개 

조기현

공돌이와 노가다를 거쳐, 메이커와 작가로 일하면서, 치매에 걸린 50대 아빠의 아빠로 살아가는, 1992년생 청년 보호자다. 서울시에서 지급한 청년수당 덕에 청년 보호자의 일과 삶을 기록할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숫기가 없고 말을 잘하지 못했다. 순발력도 없어서 못다 한 말을 혼자 샤워할 때에야 쏟아냈다. 그래도 할 말이 남으면 글로 풀어냈고, 카메라로 찍을까 상상했다. 보이지 않거나, 봐도 느껴지지 않는 것들을 보고 느끼는 데 관심이 많다. 이제는 말을 곧잘 하지만, 여전히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싶어한다. 켄 로치가 찍은 영화를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 서울산업정보학교 공조냉동과를 수료하고 공장에 조기 취업한 경험 덕에 이 노장 현역 감독이 찍은 영화가 눈에 더 잘 들어왔다. 평론 〈켄 로치의 노동계급/들〉을 쓰고, 건설 일용직을 하면서 마주한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영화 〈건설의 벽〉을 만들고, 미취업 청년들을 인터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로 공연 〈취업의 카프카〉를 선보였다. 아버지가 지닌 미장 기술을 응용한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1포 10kg 100개의 생애〉를 편집 중이며, 조선족 간병인들에 관한 영상 작업을 촬영 중이다. 그리고 오늘도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혼자 돌본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아버지를 돌볼 수 있는지 물으려고 이 책을 썼다.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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