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신약 아두헬름, 환자 투여 개시에도 후폭풍 '여전'
치매신약 아두헬름, 환자 투여 개시에도 후폭풍 '여전'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6.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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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일부 의료진 강한 반발...시민단체도 가세
아두헬름
아두헬름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최근 허가받은 치매신약 아두헬름을 놓고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허가받기 전부터 제기됐던 효능 논란과 함께 판매 가격을 놓고도 환자단체 등의 불만은 쌓여가는 상태다.

16일(현지시간) 아두헬름은 미국 내 의료기관에서 70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첫 투여됐다.

바이오젠은 미국 내 600개가 넘는 병원에서 처방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이번 투여를 시작으로 처방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두헬름을 두고 미국 내에서의 논란은 점점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허가 전부터 아두헬름의 승인에 명확한 반대의사를 밝혔던 FDA 자문위원 3명은 자문위원회를 사퇴하기로 했다.

아두헬름의 임상 결과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FDA가 출시를 허용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인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아두헬름을 승인한 FDA의 고위직 3명에 대한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퍼블릭 시티즌 관계자는 "FDA의 이번 허가 결정은 과학에 대한 경시며, 신약 승인을 위한 FDA의 기준을 깎아내리는 역사상 가장 무책임하고, 심각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허가 이전부터 바이오젠과 FDA가 부적절한 협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적한 바 있다.

또 1년에 5만6,000달러나 되는 아두헬름 약값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아두헬름의 허가를 지지했던 단체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협회는 "고가의 가격이 이 치료법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접근성을 저해하고, 건강 형평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높은 약값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물에 대해 연간 5만6,000달러를 지불하도록 환자와 납세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는 주장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메디케어의 재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임상경제연구소는(ICER)는 이 약의 가격을 최대 연간 8,300달러로 책정했으며, 전문가들도 최대 2~3만달러로 예상했었다.

미국 내 의료진의 상당수도 아두헬름의 허가에 의문을 품고 있으며, 처방을 거부하겠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미국의 의료정보사이트인 메드스케이프(Medscape)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아두헬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200명이 참여했으며, 상당수가 아두헬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과 전문의들의 아두헬름 승인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73%였으며, 데이터가 명확치 않다는 의견도 71%에 달했다.

82%는 알츠하이머 환자에 아두헬름을 사용하는 것이 불안정하다고 평가했으며, 72%는 처방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또 환자나 가족이 아두헬름의 처방 요청을 걱정하고 있다는 응답이 73%였으며, 거의 대부분의 신경과 전문의들은 비싼 약값이 우려된다는 응답을 내놨다.

아두헬름의 허가에 따라 향후 많은 수의 환자들에게 약이 처방될 것으로 보이지만, 효능과 약값에 따른 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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