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학과 빚 좋은 개살구?…치매국가책임제 특수 실종
치매학과 빚 좋은 개살구?…치매국가책임제 특수 실종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1.07.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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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편승 개설 지적-전문 자격증 차별화 부족 등 단점

치매국가책임제 특수를 기대하며 유행처럼 개설됐던 치매전문학과들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치매 관련 분야의 유망성과 취업 연계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치매국가책임제 일선 기관인 치매안심센터 등 채용조건은 전문 면허와 자격으로 한정하는 사례가 대다수인 탓이다. 

사실상 치매전문학과 졸업 시 갖는 메리트를 만들지 못한 것인데, 기존 보건계열 면허나 자격증 등을 취득하는 경우보다 내세울 강점이 없었다. 

5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치매국가책임제와 함께 야심차게 시작됐던 대학들의 치매전문학과가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치매안심센터 채용 조건을 보면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이 대부분이고, 모든 안심센터의 구인공고는 간호사 모집을 전제로 모집하는 곳이 100%를 차지했다. 

결국 관련 기관의 취업을 위해서는 해당 학과를 졸업해도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해야 하는데, 사실상 보건계열을 통해 관련 분야에 진출하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평가다. 실제 일부 대학의 취업 연계나 인턴 과정을 등을 보면 치매 분야와 관계없는 과정들도 다수를 차지했고, 학과 공지도 지난 2018년에서 멈춘 경우도 있었다. 

지방 A대학교의 치매재활학과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의료기관(종합병원,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건강증진병의원) ▲복지기관(노인복지관, 노인의료 및 보건시설) ▲평생교육사(복지관, 평생학습관, 도서관, 대학, 문화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행정기관(시·군·구 공무원, 보건소, 치매관리센터, 정신보건센터, 치매안심센터) ▲치매임상크리닉 운영(치매주간보호소, 방문요양센터, 노인장기요양기관 및 사설치매센터 개설) 등으로 기재했다. 
 
익명의 대학 관계자는 이슈에 따라 대학에서 돈벌이를 목적으로 과명 변경이나 신설 등이 난립하는데, 문제는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없이 만들고 보자는 식의 추진-인가가 다수라는 지적이다. 

이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학과는 부실화되면서 학과 폐지로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치매학과 뿐만 아니다. 앞서 법학 XX학과, 컴퓨터 XX학과 등 유행에 편승한 학과가 이미 수없이 개설과 폐지를 반복해왔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교육계의 폐단 중 하나인 것이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공무원 법학과, 융합 컴퓨터 미디어학부, 정보통신 융합공학부, 아동벤처 산업학과 등이 유행 따라 통폐합을 반복하며 사라졌다. 최근에는 학령인구와 재정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 등 구조 조정을 추진하면서 이 같은 학과들은 폐과의 1순위가 되고 있다.

대학교들의 유행에 따른 과의 신설과 통폐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실있는 교육체계 마련과 인허가 강화 등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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