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추천하는 책] 치매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사서가 추천하는 책] 치매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 디멘시아도서관 이예은 사서
  • 승인 2021.07.2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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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 말기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임상 보고와 그 너머의 이야기

저자: 오이 겐

역자: 안상현

출판사: 윤출판

정가: 13,000원

 

 

■ 목차

시작하며
제1장 나와 인지증
왜 두려워할까?|노망과 치매|사쿠다이라에서의 왕진
우울증에 걸리다|‘죄송함’과 치유|정신증상과 인간관계
제2장 ‘치매’와 문화 차이
이질적인 것에 ‘라벨 붙이기’|오키나와의 순수치매|치매에 대한 사회적 오해
‘일수사견’과 문화 차이|‘살려지다’와 ‘살려지고 있을 뿐’|미국인에게 자립성 소실이란
제3장마음을 여는 커뮤니케이션
개코원숭이의 평화 사회|가짜 대화와 친숙한 동료|‘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소는 왜 중요한가|부시의 ‘치매 노인’ 같은 반응
개인사를 묻는다|몸의 위치와 높임말|상대방 세계의 비밀번호
제4장 허구로 만든 세계에 살다
그들의 세계|환경과 환경세계|보고 싶은 것을 본다|
말로 세계를 형성한다|최소 고통의 법칙|‘믿어버림’을 받쳐주는 심층의식
생각이 낳은 허구 현실|현실을 구성하는 경험
현실은 ‘사물’이 아니라 ‘의미’|밖을 향하는 허구 세계
제5장 ‘나’란 무엇인가
두 개의 ‘나’|?ME?와 MINE|?나?와 눈앞의 이익
암환자와 무상를 깨달음|‘나’를 통합하다|자기란 기억이다
‘연결’에 대한 정동|거미줄의 불안|마음을 터놓은 ‘나’
제6장 ‘나’의 인격
상대방 수만큼 인격이 있다|24명의 빌리 밀리건|사회병리를 반영하는 다중인격
살기 위한 언어게임|회춘 현상|살기 좋았던 과거로
폭류 같은 에너지|생명이 나를 살게 한다|실체적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7장 질환을 만드는 현대 사회
생명과 나이의 함수|길게 늘어진 회색 지대|잘 연결됨
질환의 증식|고통을 질환화하다|자유와 불안
언어 습득의 심리 단계|일본 특유의 히키코모리|실신할 정도의 무력감
나 VS. 세계|자립과 ‘연결된 자기’|응석 부리는 이유
생존전략의 대전환 속에서|쉽게 화내는 이유|자립사회의 신음
최종장 ‘연결된 자기’의 세계로
연결의 심성|반전수수법의 정신|에도의 순환형 사회
권력과 개인의 자유|마음과 사심|자기 비하와 선조의 지혜
역자 후기

■ 책소개

1995년 일본 존엄사 협회는 회원 3,500명을 대상으로 “노인성 치매에 걸리면 존엄사 선언(생전 유서)에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명기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 중 87%는 “노인성 치매를 선언서에 명기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그중 57%는 “노인성 치매의 정도가 어떻든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라고 대답했다.

저자는 설문조사 결과에서 심층 의식에 존재하는 강한 공포를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어느 정도의 인지 저하는 노화의 일부분인데, 이런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조차 ‘인지증’이라고 옭아매는 충동과 불안감으로 인해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생전 유서 작성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치매에 걸리면 연명치료를 거부하겠다는 이유로, 일본에서는 압도적 다수가 ‘가족과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문헌을 보면 ‘자기의 자립성을 잃기 때문’이 대다수이다. ‘폐를 끼치는 것’과 ‘자립성 상실’은 치매 상태의 사람과 주위의 관계에 심리적 영향을 줌과 동시에 그 노인이 얼마나 오래 ‘살려질지’에 영향을 준다. 저자는 타인과의 연결의 정도에 따라 살려지는 기간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000년 가을에 시행한 조사로는 요양원 수는 약 4,500개이고, 재소자 수는 약 30만 명이었다. 그중 사망에 의한 퇴소자의 평균 재소일 수는 1,600일이었으므로, 시설 내에서의 여명은 4년 반 정도가 된다. 입소자 대부분은 인지능력이 저하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베티 프리단의 보고로는, 미국에서는 1986년 요양 시설에서 숨을 거둔 사람의 1/4이 입소한 지 1개월 이내, 절반 정도가 6개월 이내였다. 엄밀한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과 큰 차이가 있다.

더욱 충격적인 보고가 있다. 수잔 미첼이 뉴욕 주립 요양 시설에서 1,609명의 ‘중증 치매노인’에 대해 조사한 2004년 논문을 보면, 입소 시 평가에서 반년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 사람은 1%에 지나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72%가 그 기간 내 사망했다.」 - 59P

인지능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제공하는 연명치료는 어느 방향에서든지 윤리적 문제를 가진다. 먼저 치매 상태의 사람이 표현하는 의사와 간병하는 가족의 의향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는지이다. 이에 따라 고통을 완화해 주는 치료와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의 개입을 결정하는데 ‘자립성’의 존중은 생존율을 떨어뜨리고, ‘관계성’의 존중은 환자의 존엄성을 위협한다.

치매 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책은 위와 같은 윤리적인 주제를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제시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인지 저하와 관련한 주제를 젊고 건강한 나와 세계에 연결해 환자들만의 이야기로 고립되지 않도록 한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 모두 세상과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따뜻하고 관용적인 시선을 가져야 한다.

■ 저자 소개


저자 오이 겐 (大井 玄)은 1935년 동경 출생. 동경대 의학부. 하버드 대학원 졸업.

동경대학교 의학부 교수를 거쳐 국립환경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원로 의사로서

현재 완화의료에 헌신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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