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제 진입 치매도 성공할까 '스핀라자 닮은 꼴'
유전자 치료제 진입 치매도 성공할까 '스핀라자 닮은 꼴'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8.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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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니스-바이오젠 라이선스 계약 ASO 약물, 톱라인 임상 보고
사진: 바이오젠.
사진: 바이오젠.

알츠하이머병을 공략하는 새로운 시도로 차세대 유전자 치료법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변형된 역배열 올리고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약물이 그 주인공.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인 중 하나로 밝혀진 타우(tau) 단백질 수치 감소에 혜택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유전자 치료제가, 척추성 근위축증 치료 분야에 ASO 계열 약물 '스핀라자(Spinraza, 성분명 뉴시너센 nusinersen)'를 최초로 안착시킨 글로벌 바이오기업 바이오젠 작품이라는데 눈길을 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컨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 2021) 자리에서는 아이오니스제약(Ionis Pharmaceuticals)이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BIIB080의 1b상임상(NCT03186989) 톱라인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을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타우 수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동시에 안전성 측면에서도 좋은 내약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고했다.

회사측은 공시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 분야에는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분명하다"며 "하지만 지금껏 치료 옵션은 상당히 제한됐다. 이번 주요 결과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서 안티센스 기술이 가지는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BIIB080의 원개발사는 아이오니스제약으로 프로젝트명 IONIS-MAPTRx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19년 말 추가 개발을 위해 바이오젠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바이오젠의 경우, 올해 6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 제품명 아두헬름)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시판허가를 획득하며 치매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스핀라자'로 ASO 약물 성공시킨 바이오젠 "알츠하이머 겨냥" 

일단 톱라인 결과가 발표된 BIIB080은 RNA 치료제로 분류되는 ASO 약물이다. 척수강내 직접 주사하는 방식을 가졌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은 DNA 유사 분자로 타우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담당하는 mRNA와 호환되도록 설계됐다. 얘기인 즉슨, BIIB080이 mRNA에 결합해 타우 단백질 생성을 원천 봉쇄하는 기전을 보여주는 셈.

통상 특정 유전자가 가진 특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DNA로부터 유전정보를 읽어내는 과정에서 RNA가 발현된다. 여기서 mRNA는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RNA다.

관전 포인트는 또 있다. BIIB080 개발과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이오젠의 경우, 이미 ASO 약물 개발에 특화된 강점을 가졌다는 대목이다.

이미 동종 계열약으로, 척추성 근위축증 치료 분야에 최초 허가를 받은 스핀라자를 전 세계에 론칭시킨 성공 경험이 있다.

#용량 비례 타우 수치 최대 절반 이상 줄여 "부작용 보고 이상무" 

공개된 연구는 이렇다. 파트1과 2, 두 부분으로 나눠 시행된 이중맹검 방식의 무작위 1상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는 BIIB080을 척수강내 직접 주사했을 때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2차 평가변수는 다양한 약리학적 특성 분석이 목표.

이 가운데 파트1 임상의 경우, 46명의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의 치료를 통해 아밀로이드와 타우 수치를 분석했다. 치료 이후 6개월 시점에서는 BIIB080 투약군과 위약군을 비교한 것.

파트2 임상은 진행 중인 연구로, 12개월까지 추적관찰 기간을 늘린 게 특징이다. 해당 임상은 오는 2022년 5월 연구가 종료된다.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뇌척수액(CSF) 검사상 타우 수치 감소 혜택은 두드러졌다. 특히 투약용량에 비례해 감소했는데, BIIB080 저용량, 중용량, 고용량을 4주 간격으로 투약한 결과 전체 타우 수치가 각각 30%, 40%, 49% 줄어들었다.

더불어 12주 간격으로 투약한 경우도, 평균 타우 단백질은 42% 감소했다. 특히 고용량을 4주간격으로 투약한 환자에서는 타우 수치가 평균 55%까지 감소하는 혜택이 보고됐다.

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인산화된 타우(Phosphorylated tau) 수치도 감소했다는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라며 "안티센스를 이용해 타우 단백질을 억제하는 해당 치료법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옵션으로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보고했다.

한편 바이오젠과 아이오니스제약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는 안전성과 관련해 경도~중등도 부작용이 없었다. 용량 증량과 관련한 이상반응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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