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힘얻는 진지페인 가설 "연결고리 주목"  
알츠하이머병 힘얻는 진지페인 가설 "연결고리 주목"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8.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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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투여 가능 저분자 화합물, 국제회담서 GAIN 연구 추가 보고
사진: 미국 바이오벤처 코르텍심.
사진: 미국 바이오벤처 코르텍심(Cortexyme).

알츠하이머병 발생 가설의 또 다른 중심에 '진지발리스균'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잇몸병(치주질환)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 이하 P. gingivalis)균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을 제시하는 임상근거들이 꾸준히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추가로 공개된 GAIN 연구에 포함된 모든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뇌척수액에서는 해당 진지발리스균 항체가 확인됐다. 다시 말해, 중추신경계에 진지발리스균 감염을 시사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제시된 셈.

이러한 결과는, 8월 24~26일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 연례 정상회담(Annual Biomarkers for Alzheimer’s Disease Summit) 자리에서 공유됐다.

#알츠하이머 발병 '진지페인 가설' 검증 최초 무작위임상

현재 진지발리스균이 방출하는 특정 독성물질(gingipain)을 타깃으로 하는 저분자 표적 치료제 개발이 뜨거운 감자다. 해당 GAIN 연구가, 미국 바이오벤쳐 코르텍심(Cortexyme)이 개발 중인 '아투자진스타트(atuzaginstat, 실험물질명 COR388)'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이었던 것.

GAIN 연구를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놓인다. 해당 임상이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해,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균(P. gingivalis) 가설을 평가하는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이었기 때문이다.

임상 시작 당시 코르텍심 의학부 총괄책임자인 Michael Detke 박사는 2년 전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 학회장에서 "초기 임상 결과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신약후보물질 COR388의 내약성에는 충분한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만성 치주질환(chronic periodontal disease)에 주요 원인균으로 꼽히는 진지발리스균이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성을 가진다는 가설을 명확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진지발리스균의 경우 주로 구강에서 발견되며 치주질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세균으로 알려졌으나, 최근들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임상근거들이 속속 쌓이기 시작했다.

실제 고위험 세균으로 알려진 진지발리스균은 지난 30년간 다양한 분야에 연구되며 인체 면역기능 교란 및 세포간 신호전달 체계 방해, 세포 노화와 변이 단백질 생성 등에도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이 보고되는 상황이다.

얘기인 즉슨, 다른 세균들과 달리 잇몸 혈관을 통해 직접 전신으로 퍼질 수 있으며 인간 숙주 방어기전을 혼란시키는 독성물질 분비를 통해 전체 세포조직을 붕괴시키는 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기도 했다.

GAIN 임상의 중심에 선 COR388은, 진지발리스균에 대한 표적 작용기전을 가졌다.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저분자(small molecule) 화합물로, 진지발리스균이 방출하는 진지페인(gingipain)이라는 독성효소를 차단해 신경염증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임상 참가자 98% 진지발리스균 감염 '항체 양성반응' 연관성 무게

이번 회담에서 공개된 GAIN 연구의 중간 분석 자료에서도, 진지발리스균과 알츠하이머병에는 연결고리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났다.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의 뇌조직을 채취해 비교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90% 이상에서는 진지발리스균 감염이 관찰됐으며, 이로인해 치주질환이 발생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보다 중증 질환으로 진행하는 경향성을 확인한 것이다.

더불어 알츠하이머병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베타 아밀로이드 등의 일부 단백질은 항미생물 특성이 보고됐으며, 특히 진지발리스균이 뇌 신경세포를 직접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추가된 분석 자료들도, 이러한 근거를 뒷받침했다.  

2/3상임상 GAIN 연구(NCT03823404)에는 총 643명의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등록됐다. 이들의 연령대는 55세부터 80세, 환자들에는 위약과 함께 무작위로 COR388 40 또는 80 mg(1일 2회)을 투약케 했다. 일차 평가지표는 치료 48주차 인지기능 변화였다.

결과를 보면, 뇌척수액(CSF)을 분석한 결과 638명의 환자들에서는 진지발리스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혈중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또 참가자 78%에서는 치주질환 증상을 동반하는 진지발리스균 항체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실제, 472명의 경우 모두 항진지발리스균 항체(anti-P. gingivalis antibodies)를 가지고 있었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50여 명의 환자에서 채취한 뇌조직의 90% 이상에서는 진지발리스균이 생성한 진지페인이 발견됐다. 또한 진지페인이 많을수록,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한 타우 및 유비퀴틴(ubiquitin) 단백질의 양이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된 것이다. 

심지어 대조군으로 선정된 외견상 치매가 없는 건강한 노인들 중에서도, 종종 미량의 진지페인과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이 발견됐다는 대목.

이 밖에도 이러한 항체의 출처를 조사하기 위한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이하 BBB) ​​기능지표인 CSF/혈청 알부민 지수를 평가했다.

그 결과, GAIN 임상 참가자의 98%에서는 기능적 BBB 징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BBB 기능장애와 진지발리스균 항체 사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포착되지 않았는데, 결국 진지발리스균 항체가 뇌 신경계 자체에서 생성된 것임을 의미한다는 판단이었다.

발표를 통해 연구팀은 "항체의 존재는 중추신경계에 진지발리스균 감염이 직접적으로 일어났음을 가리키는 결정적 근거"라고 강조했다.

<출처>"Use of Novel Biomarkers of P. Gingivalis Infection & Neuroinflammation in the GAIN Trial: An Ongoing Phase 2/3 Clinical Trial Assessing the Activity of Atuzaginstat in Patients with Mild to Moderate Alzheimer’s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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