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생성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 또 다른 원인? 
간 생성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 또 다른 원인?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9.16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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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변이 HSHA 마이스 모델 평가, 지질단백질 매개 발병기전 근거 포착

말초에서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또 다른 병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주목된다.

뇌가 아닌 간 등의 말초 장기에서 합성된 해당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신경퇴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된 것이다.

혈중 지질단백질이 매개하는 말초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 모세혈관을 손상시킨다는 발병기전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기도 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간세포에서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상관관계를 파악한 연구자료가 국제 학술지인 PLOS Biology 9월 14일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호주 커틴대학 생명과학연구소 John Mamo 교수는 논문을 통해 "해당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핵심적인 기여인자로 생각된다"며 "이는 간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이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지질단백질 매개 이론 주목" 간세포 생성 베타 아밀로이드, 신경혈관 파괴? 

통상 알츠하이머병 발병에는 주요 병리적 기전 중 하나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지목된다.

관전 포인트는, 해당 단백질이 뇌 이외에 말초 장기에서도 만들어지고 존재한다는 대목. 때문에 이렇게 말초 장기에서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의 혈중 농도가 높아질 수록, 대뇌 아밀로이드 부담 및 인지저하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였다.

여기서 주목받는 것이, '지질단백질 매개 축(lipoprotein-mediated axis)' 가설이다.
 
말초 혈액에서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의 90% 이상이 아포지질단백질(Apolipoprotein)로 복합돼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위험도를 끌어올린다는 게 해당 이론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이번 연구도 말초 장기에서 생성된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성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잡았다.

연구를 살펴보면, 오직 간세포에서만 베타 아밀로이드를 생성하는 마이스 모델을 만들어 평가를 진행했다. 해당 마이스 모델은 C57BL/6J 유전자 변이를 통해, 간세포 특이 인간화 아밀로이드(hepatocyte-specific human amyloid, 이하 HSHA)를 합성하도록 만든 쥐들이었다.

이는 뇌와 말초 장기 모두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만들어지는 터라, 생성된 베타 아밀로이드의 출신 성분을 확실히 감별해내기 위한 방안이었다.

결과는 이랬다. 인간에서와 마찬가지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중성지방(triglyceride)이 풍부한 지질단백질(lipoprotein)에 의해 혈액으로 운반돼, 말초에서 뇌로 전달된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이로인해 해당 HSHA 마이스 모델에서는 신경퇴행과 함께 뇌위축(brain atrophy) 소견이 확인됐으며, 동시에 신경혈관 염증반응 및 대뇌 모세혈관 기능장애를 동반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가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하게 보고되는 병리적 반응이라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었다.

HSHA 마이스 모델의 경우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뇌 해마(hippocampus)가 담당하는 학습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마이스 수동회피실험(passive avoidance test)에서 낮은 행동점수를 보고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된 특징적인 결과로 HSHA 마이스 모델에서는 신경혈관 파괴가 현저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결과 말초에서 유래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신경퇴행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라며 "특히 간에서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잠재적인 기여인자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시행된 대부분의 임상들이 희귀 유전변이에 따른 뇌내 베타 아밀로이드의 과잉생산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번 분석으로 이는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의 간 생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고지방식이 등 식이습관 요인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 "알츠하이머병 진행과정에서 말초에서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 모세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적으로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Lam V, Takechi R, Hackett MJ, Francis R, Bynevelt M, Celliers LM, et al. 2021 Synthesis of human amyloid restricted to liver results in an Alzheimer disease–like neurodegenerative phenotype. PLoS Biol 19(9): e3001358. 
https://doi.org/10.1371/journal.pbio.300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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