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근긴장이상 타깃 장기지속형 보톡스 "부작용 줄였다"
경부근긴장이상 타깃 장기지속형 보톡스 "부작용 줄였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9.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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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파킨슨병학회서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 3상임상 발표

경부근긴장이상(cervical dystonia) 환자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후보물질이 부작용 발생 위험을 현격히 낮추면서 유효성을 주목받고 있다.

미국 바이오테크가 개발 중인 해당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최신 3상임상 결과를 통해, 기존 보톡스 주사제 대비 연하장애(dysphagia) 발생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효과의 지속기간도 더 길게 가져간 것으로 보고했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9월 17일~22일까지 온라인 가상회의로 진행된 올해 국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f Parkinson's Disease and Movement Disorders) 연례 학술대회에서는 신규 보툴리눔 톡신 후보물질의 막바지 임상 결과가 베일을 벗었다.

#장기지속형 보툴리눔 주사제 개발 전문기업 행보 "차별점 주목" 

현재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치료제 시장은 미용 시장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대달 리서치(Daedal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59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치료 시장이 32억 달러(약 3조8000억원)를 차지하며 절반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임상을 발표한 레반스 테라퓨틱스(Revance Therapeutics)도 보툴리눔 톡신 치료제 시장을 넘보는 핵심기업 중 하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생명공학기업으로, 장기지속형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것.

이미 미용 시장을 놓고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허가신청에 돌입한 상태다. 작년 2월, 미간 주름 개선 용도의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 '닥시보툴리눔톡신A(DaxibotulinumtoxinA)'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물학적제제 신약허가심사(BLA)를 지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북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제조시설 실사가 불가능해 시판허가 결정은 잠정 연기됐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파킨슨병 학회에서 공개된 레반스의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후보물질도 '닥시(DAXI)'로 명명된 닥시보툴리눔톡신A였다는 대목.

#ASPEN-1 연구, 효과 및 안전성 두 마리 토끼 잡아 "부작용 감소 특징"

중등도 이상의 경부근긴장이상을 가진 환자 3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ASPEN-1 연구. 최장 36주까지 닥시 두 개 용량(DAXI 125U 및 DAXI 250U)을 위약과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서 경부근긴장이상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TWSTRS (Toronto Western Spasmodic Torticollis Rating Scale) 지표의 개선 정도가 임상의 주요 평가 목표로 잡혔다.

책임저자인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신경과 Joseph Jankovic 교수는 "보툴리눔 신경독소의 경우 경부근긴장이상에는 분명한 치료적 혜택을 입증해오고 있다"면서도 현행 보툴리눔 톡신 치료가 가진 한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 보툴리눔 톡신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이 증세 개선에는 만족도를 보이지만 일부의 경우엔 연하곤란이라든지 경부 근육 쇠약(neck weakness) 등의 부작용도 빈번하게 관찰된다는 것. 또한 3개월 가량이 지나면 주사제의 효과가 소실되기에 재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점도 거론됐다.

따라서 회사측은 임상 브리핑을 통해 "닥시 3상임상 연구도 효과 지속기간을 늘리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이는 데 목표를 잡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를 살펴보면, 임상에 등록된 인원들의 TWSTRS 점수는 평균 43.3점이었다. 장기지속형 주사치료를 시행한 결과, 닥시를 주사한 환자군에서는 개선효과가 뚜렷했다.

TWSTRS 점수 개선지표를 놓고 위약군에서는 12%가 개선된 반면 닥시 125U(저용량) 투약군에서는 31%, 닥시 250U(고용량) 투약군 27%로 각각 보고된 것이다. 지표 개선에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벌어진 셈이었다.

다만, 고용량을 주사한 환자군보다 저용량 주사군에서 개선효과가 큰 것처럼 보고된 것에 대해서는 "분석 결과 두 용량군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혜택기간의 중간값이 저용량 투약군 24주, 고용량 투약군 20.3주로 나타났다는 것.

아울러 치료만족도 조사에서도 닥시 두 개 용량 투약군 모두는 위약군 대비 1.5배 이상의 차이를 보고했다.

의사의 치료만족도 지표인 CGIC (Clinician Global Impression of Change) 경우 닥시 125U 및 250U 투약군, 위약군에서 각각 77.6%, 76.9%, 45.7%로 보고됐다. 또 환자 치료만족도 지표인 PGIC (Patient Global Impression of Change)는 71.2%, 73.1%, 41.3%였다.

관건으로 떠올랐던 부작용 결과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여타 다른 보툴리눔 톡신 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경부 근육 쇠약이나 연하곤란 빈도가 낮았다는 것. 실제 연하곤란 비율은 125U 투약군과 250U 투약군에서 각각 1.6%, 3.9%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해당 환자 치료에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연하장애와 관련한 삼킴과 질식"이라면서 "이번 임상을 보면 125U 용량에서는 연하곤란이 127명 중 2례, 250U 용량의 경우 130명 중 5례였다. 이는 부작용 발생 비율이 매우 낮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툴리눔 톡신 치료제 시장에서 경부근긴장이상을 적응증으로 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도 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가지고 지난해 9월 미국FDA로부터 경부근긴장이상 적응증의 2상임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 및 유럽, 캐나다 등에서 대웅제약 나보타를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와 수입 및 판매하는 등 상업화와 관련된 독점 권리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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