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고혈압 진단, 치매 위험 증가 "뇌 용적 줄어"
30·40대 고혈압 진단, 치매 위험 증가 "뇌 용적 줄어"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14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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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연령대별 위험도 첫 분석…12년 추적 결과 "뇌 구조 변해"  

30대 중반 고혈압을 진단받은 인원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 진단 연령대별로 치매 발생 위험도를 분석한 첫 결과, 특히 고혈압 진단시기가 35~45세 연령대에 속한 경우 전체 뇌 용적이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가 포착됐다.

반면 그 이상의 연령대 즉, 노년기 고혈압 진단 인원에서는 치매 발생과 어떠한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다.

중년 고혈압 진단과 치매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한 이번 결과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발행하는 국제 저널 'Hypertension' 2021년 10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분석에 핵심은 이렇다. 해당 연령대에 진단된 고혈압의 경우,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및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는 평가.

이에 연구팀은, 고혈압과 뇌 용적 사이의 상관관계를 놓고 "고혈압 진단 당시의 환자 나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책임저자인 호주 멜버른대학 Mingguang He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일반적으로 35세 이전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경우 전체 뇌 용적을 비롯한 회백질, 백색질 및 피질 주변 회백질 등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보고된 자료들을 통합한 이번 결과 35세 미만의 젊은 연령대와 중년기(35~44세 및 45~54세)에 진단된 고혈압이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뇌 손상을 예방하고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잠재적인 연령 구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5~44세 진단 "치매 60% 이상 증가" vs 65세 이상 "2% 상승과 비교" 

연구를 살펴보면, 분석에는 2006년에서 2010년까지 등록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코호트 레지스트리 자료가 활용됐다. 또 뇌 용적(brain volume)과 관련해 2014년~2019년까지의 MRI 영상자료를 수집했다.

이로써 연구 대상이 된 고혈압 환자군은 총 12만 4,053명. 이들을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11.9년간(중간값)의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일단, 참가자들에는 처음 고혈압을 진단받은 시기를 질문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을 35세 미만 및 35~45세, 45~54세 등 크게 세 개 연령 구간으로 나누어 고혈압 진단 시기를 구분했다.

다변량분석(multivariable analysis) 시행 결과, 중년기 고혈압 진단에는 현저한 변화들이 포착됐다. 무엇보다,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은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전체 뇌 용적이 더 작아진 것이다.

특히 12년에 이르는 추적관찰 기간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은 총 4,626례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35~44세 고혈압 진단 인원의 경우, 대조군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35~44세 고혈압 진단 인원에서는 대조군 대비 치매 발생 위험이 61% 더 높았으며, 45~54세 진단 환자군 45%, 65세 이상에서는 위험도가 2% 상승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은 치매에 잘 알려진 두 가지 위험인자인 고혈압과 당뇨병, 우울증의 위험 증가와 연관성을 발견한 결과"였다면서도 "고혈압 진단 연령에 따른 뇌 구조 변화 및 치매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제 학술지 Lancet에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업데이트된 '치매 예방 및 중재치료, 관리(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보고서에서는 고혈압을 치매 발병률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여기서 치매의 원인이 될 위험요인으로 고혈압 및 비만, 우울증, 당뇨병, 낮은 사회적 접촉, 교육 부족, 청력 손상, 흡연, 신체활동 부족 등을 꼽았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가 40%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He 교수는 "아직 명확한 이유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고혈압에 장기간 노출되면 뇌 혈류가 감소하고 뇌혈관 반응성이 증가해 운동 강직 증가와 순응도가 감소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뇌 손상이나 인지저하가 유발되는 것은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연령대와 중년 고혈압 진단은 일생동안 상승된 혈압에 노출되는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이기에 뇌에도 잠재적인 손상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분석 결과를 보면 이들의 혈압을 낮추면 치매 위험이 감소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Shang X, Hill E, Zhu Z, et al. The association of age at diagnosis of hypertension with brain structure and incident dementia in the UK Biobank. Hypertension 2021; Epub 2021 Oc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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