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헬름 후속 레카네맙 고용량 효과 논란 '꽃길은 언제?'
아두헬름 후속 레카네맙 고용량 효과 논란 '꽃길은 언제?'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1.16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TAD 2021| 201 연구 민감도 분석 공개 "고용량 혜택 제한 여전"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잰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알츠하이머 표적약 시장에 첫 타석으로 내놓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은 출시 직후부터 유효성 문제와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고, 동종 계열 항체 신약으로 연타석 진입을 준비 중인 지금의 상황까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학회에서 기존 2상 임상의 추가 민감도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유효성을 강조하는 모양새지만,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 두 번째 타석에 선 신약 '레카네맙(lecanemab)'의 용량 의존적 혜택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렸다.

11일(현지시간) 글로벌 바이오테크 바이오젠과 일본계 빅파마 에자이제약은 아두헬름의 후속작으로 글로벌 시판허가 작업을 진행 중인 레카네맙의 추가 민감도 분석 결과를 제14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linical trials of Alzheimer`s Disease, 이하 CTAD) 석상에서 공개했다.

이번 학회에 발표된 자료는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레카네맙을 사용했을 때 일관된 유효성을 나타내는지 다중통계모형(multiple statistical models)을 통해 민감도를 분석한 데이터였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이미 지난 9월,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은 레카네맙의 신약신청에 시동을 걸었다는 대목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생물의약품허가신청(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이하 BLA)을 제출한 직후 현재 신속심사 절차를 밟는 상황이기도 하다.

새롭게 발표한 민감도 분석은, 레카네맙의 허가임상에 포함된 201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글로벌 다기관 임상인 해당 2b상 연구에는 이중맹검, 위약대조군연구 방식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856명이 모집됐다.

1차 평가변수는 치료 12개월차 알츠하이머병복합점수(Alzheimer’s Disease Composite Score, 이하 ADCOMS)로 설정됐다. 2차 평가변수에는 6개월간의 분석기간을 늘려 치료 18개월차 치매 중증도 구별을 위한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이하 CDR-SB) 및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 이하 ADAS-Cog 14)를 비교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혼합모델 반복측정을 비롯한 질병진행모델 등 다양한 통계모델을 대상으로 여섯가지 민감도 분석을 진행한 결과, 레카네맙 치료군에서는 치료 18개월차 ADCOMS, CDR-SB, ADAS-Cog14 지표상 치료적 이점이 관찰됐다.

일단 가장 효과적인 치료용량 설정(ED90 dose)을 위한 평가의 경우, ADCOMS 지표상 위약군과 비교해 25% 이상 감소시킬 확률 '80% 달성'이 1차 종료점이었다. 실제 결과를 짚어보면, 최대 치료효과(레카네맙 10 mg/kg 격주 투여)의 90% 이상을 달성한 최소 용량, 즉 ED90 용량에서는 이 목표를 충족시켰다. 

치료 12개월차 해당 레카네맙 용량 치료군에서는 위약 대비 98%로 우월성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앞선 결과들과 마찬가지로 레카네맙 고용량(10mg/kg) 투약군에서의 혜택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치료 18개월차 ADCOMS 지표(29~37%), CDR-SB 지표(26.5~35%) 및 ADAS-Cog 지표(47~56%)에 대해 일관된 치료효과를 보고했다.

#레카네맙 임상 지적 이유? '고용량에 제한된 혜택, ADCOMS 지표 설정도 의문'  

다만, 이 같은 데이터을 놓고도 잡음은 여전하다. 관건은 연구 디자인상의 투명성 문제.

레카네맙의 신약허가 신청서 제출은 뇌 아밀로이드반 형성을 감소시켰다는 2상임상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하지만 그 과정까지 우여곡절(迂餘曲折)은 컸다. 2017년 초기 분석 결과, 레카네맙의 유효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돼 임상이 중단되는 듯 보였으나 이후 진행한 확장임상을 통해 고용량 투약군에서의 혜택으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한 것이다.

더욱이 연구의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된 ADCOMS 지표의 경우 알츠하이머 치료제 관련 임상에 널리 사용되는 1차 평가변수가 아니라는 점과, 고용량(10 mg/kg) 용법에 국한해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혜택이 관찰됐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아두헬름으로 치료받던 75세 고령 여성이 임상연구 당시부터 꾸준히 문제로 지적받은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 ARIA 부작용 문제로 사망하면서, 동종 계열약으로서의 안전성 이슈도 해결 과제다. 레카네맙의 경우 일부 임상에서 혈관성 부종인 ARIA-E가 10% 수준으로 보고됐으나, 레카네맙 치료가 용량 의존적 결과지를 보인 만큼 장기간 추적관찰은 필수적이란 평가도 짚어야 하는 이유.

회사 측은 올해 시작된 1795명 대상의 3상임상을 통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추가로 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는 2022년 9월경 해당 3상임상의 분석 결과가 나오면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에자이 측은 "201 연구에서 레카네맙은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하며 뇌 아밀로이드를 강력하게 제거하며 인지저하의 둔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이번 민감도 분석을 통해서는 통계 모델 전반에 걸쳐 레카네맙의 임상 효과가 일관되며 잠재력을 가진다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올해 3월 레카네맙의 확증 3상임상 Clarity AD 연구에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의 등록을 완료했다"면서 "더불어 3상임상인 AHEAD 3-45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전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레카네맙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조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