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새 표적 치료 '노화 세포 주목하는 이유?'
알츠하이머병 새 표적 치료 '노화 세포 주목하는 이유?'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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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KN2D/p19 "환자 사후 부검 통해 노화 세포 기여인자 존재 확인" 

알츠하이머병에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노화 세포(senescent cell)'를 타깃한 항노화 연구가 새롭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국제 비영리단체인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재단(ADDF)이 지원하는 치료제 2상임상이 진행 중인 데 이어, 최신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노화 세포의 존재까지 확인되며 기대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부검을 통해 노화세포의 치료 방안을 언급한 새로운 연구 결과지가 국제학술지 Nature Aging 2021년 12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Profiling senescent cells in human brains reveals neurons with CDKN2D/p19 and tau neuropathology).

연구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항노화효과(senolytic effect)를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관리전략으로 언급했다는 대목.

여기서 항노화를 뜻하는 세놀리틱(senolytic)은 세포의 노화를 의미하는 'senescence'와 파괴를 가리키는 'lytic'의 합성어로 체내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물질을 지칭한다.

책임저자인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의대 노인의학과 Miranda E. Orr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일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이른바 '좀비세포(zombie cell)'라고도 불리는 노화세포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화현상이 알츠하이머병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단서들을 제시하는 결과"라면서 "세포의 노화를 예방하거나 뇌에 노화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고 관련 증세들을 개선하는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츠하이머 환자 사후 부검 결과 통해 노화 세포 발견, "CDKN2D/p19 노화 유전자 영향성 주목" 
 
통상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진행된 결과로, 분열이 멈춘 세포들을 노화 세포라고 부른다. 관전 포인트는 이렇게 만들어진 노화세포가 체내에 축적될수록 주변 세포나 조직, 기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결국 면역체계 방어기전의 한계치를 넘어선 노화세포의 축적은 체내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제거되지 않은 노화세포는 건강한 세포까지 노화를 유도하는 동시에 다양한 염증물질들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세포의 노화 현상을 치료가 까다로운 알츠하이버병의 주요 병리기전으로 예측했다. 논문을 통해 "노화의 진행으로 여러 스트레스 요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노화 세포 수는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며 "해당 세포는 일반적인 세포사멸에 저항성을 보이고, 모양과 크기를 바꾸면서 염증물질을 분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앞서 진행된 비임상 연구에서도 노화 세포가 뇌 기능장애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고한 바 있다. 여기서 노화 세포를 제거할 경우,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발생 시점이 늦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의 진행에는 어려움이 컸다. 노화 세포의 분포가 극히 드물고 이질적인 표현형(phenotype)을 가진다는 이유였는데, 인체 조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노화 세포를 검출해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해당 노화 세포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 사후에 다양한 뇌조직의 부검(autopsy)을 진행했다. 더불어 유전자 군집의 발현을 주도하는 '고유유전자(eigengene)' 등 신기술의 개발 및 검증 연구도 병행한 것.

연구팀은 "고유유전자는 노화와 같은 표현형을 포착해내는 단일 유전자가 없을 경우 유용하게 이용된다"면서 "각각의 고유유전자는 76개의 사후 인간의 뇌에서 유래한 약 14만개의 단일 핵(nuclei)에서 2% 수준의 노화 세포를 감지해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 결과 중 하나로, 노화 세포의 97% 이상이 흥분성 뉴런(excitatory neurons)이었으며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 등 타우 병리를 포함하는 뉴런과 중첩되어 있었다. 또 CDKN2D/p19 (Cyclin-dependent kinase inhibitor 2D/p19)는 노화 고유 유전자에 가장 중요한 기여인자로 고려됐다는 대목이다.

비영리단체인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재단(Alzheimer’s Drug Discovery Foundation) Howard Fillit 총괄과학책임자는 논평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에 있어 항노화 연구는 잠재적인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표적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독성을 가진 노화 세포의 축적과 같이 노화로 인한 생물학적 변화는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학계에서도 이 같은 과정에 작용하는 약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기에 항노화 연구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본 재단은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가진 노인에서 이러한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치료 전략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2상임상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노화 세포 및 뇌 염증, 혈관 기능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표적 치료법들에 대한 필요성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NIH) 및 알츠하이머치료펀드(Cure Alzheimer's Fund) 등의 지원을 받아 시행됐다.

<논문> Dehkordi, S.K., Walker, J., Sah, E. et al. Profiling senescent cells in human brains reveals neurons with CDKN2D/p19 and tau neuropathology. Nat Aging 1, 1107–1116 (2021). https://doi.org/10.1038/s43587-021-0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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