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택한 피마반세린, '전체 치매 아닌 알츠하이머 치매 국한' 재신청
재수 택한 피마반세린, '전체 치매 아닌 알츠하이머 치매 국한' 재신청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3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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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아 美 FDA 보충허가신청 돌입 "환각·망상 등 정신병 적응증 확대 집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환각 및 망상 치료제 도전에 한 차례 실패했던 '피마반세린(제품명 뉴플라지드)'이 결국 재수를 택했다. 5년전 파킨슨병 적응증 획득 이후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병에만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전체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정신병 치료제 임상에서 유효성 검증에 차질을 빚은 직후 치료 범위를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한 정신병으로 국한해 노선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재 바이오테크 아카디아제약(Acadia Pharmaceuticals)은 최근 열린 컨퍼런스 콜을 통해 피마반세린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를 다시 신청할 계획을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한 환각 및 망상 증상의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 재신청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피마반세린의 신약보충허가신청서(supplemental New Drug Application, 이하 sNDA) 제출 계획의 경우, 알츠하이머병 정신병(psychosis)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오는 2022년 1분기 중 자료 보완 신청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입장.

일단, 회사 측은 안전성 이슈를 여러 차례 겪었던 피마반세린의 허가신청 계획을 놓고 비교적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카디아 Steve Davis 최고경영자(CEO)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FDA와 회의를 통해 피마반세린의 적응증을 치매 관련 정신병에서 알츠하이머병 정신병으로 좁히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재신청 자료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환각 및 망상 치료 임상에 대한 새로운 분석 데이터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FDA와 세 번에 걸친 논의 끝에 보완자료 제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일부 확인받았다"며 "피마반세린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는 첫번째 약물 옵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신청의 근거로는 알츠하이머병 정신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피마반세린을 투약한 고령 인원들의 경우 인지 또는 운동기능의 악화 없이 증세 개선 혜택이 확인됐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위약대조군 방식으로 진행된 전향적 3상임상 HARMONY 연구 및 HARMONY-019 연구 두 건이 중점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아카디아는 해당 임상의 추가 분석 결과도 함께 제출해 앞서 지적을 받았던 우려사항들을 보완 및 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5-HT2A 수용체 표적 유효성 결론 "아직"…"임상 대상 고려,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병약 한정" 

통상 학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환자의 최소 25%에서 50% 정도는 환각 및 망상과 같은 정신병을 경험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이 같은 치매 환자의 정신병이 반복적인 입원을 비롯한 요양원 입소 가능성, 치매의 빠른 진행, 이환율 및 사망률의 증가 등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는 대목. 주목할 점은 알츠하이머병 정신병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아직까지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해당 적응증으로 신약 승인에 도전하는 피마반세린은 신경정신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는 '5-HT2A 수용체'를 우선적으로 타깃하는 선택적 세로토닌(serotonin) 역작용제 및 길항제다. 앞서 진행한 시험관 연구에 따르면, 피마반세린은 도파민(D2 포함) 및 히스타민, 무스카린성 또는 아드레날린성 수용체에 대한 결합 친화도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마반세린은 이미 5년전,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파킨슨병에 치료 적응증을 먼저 획득하기는 했다. 지난 2016년 4월 미국FDA로부터 파킨슨병 정신병과 관련한 환각 및 망상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것.

이어 치매 환자의 환각 및 망상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노렸으나, 올해 4월 FDA가 이를 거부하면서 차질을 겪었다.

이유인 즉슨, 치매 관련 정신병 환자 351명을 대상으로 한 3상임상 결과 피마반세린은 사전에 지정된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기는 했다. 하지만 일부 하위분석의 경우 통계적 유의성이 부족하고, 임상에 참여한 드문 치매 유형에서는 개선혜택이 충분치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받은 것이다.

해당 임상을 살펴보면,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치매 유형은 알츠하이머병이 66%였으며, 뒤이어 파킨슨병 치매(15%), 혈관성 치매(10%), 루이소체 치매(7%), 전두측두엽 치매(2%) 순이었다. 평균 연령은 75세로 인지기능장애 기간은 평균 4년으로 나타났다.

치료 반응 평가를 위해 12주간 오픈라벨 연구를 진행한 이후, 치료에 지속적인 반응을 보인 환자군의 경우 피마반세린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최대 26주간 이중맹검 평가를 시행했다. 일단 중간 분석 결과, 1차 평가변수와 관련해 정신병 발생 위험은 피마반세린 치료군에서 위약군 대비 65% 유의하게 낮게 나오면서 가능성을 키우기는 했다.

한편 피마반세린의 남은 해결과제로는 안전성 문제도 언급된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최초 치료 적응증을 허가받은 피마반세린은 해당 적응증과 관련해서도 사망 등 중증 안전성 이슈가 꾸준히 지목되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던 파킨슨병 고령 환자에서 1년 동안 사망 위험 증가가 포착된 것인데, 피마반세린 승인 당시에도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마찬가지로 고령 환자의 경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며 관련 내용을 제품 라벨에 돌출주의경고문(Boxed Warning)으로 삽입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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