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카누맙 약가 자진인하…학계 "제약사 특단조치 더 필요"
아두카누맙 약가 자진인하…학계 "제약사 특단조치 더 필요"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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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약값 절반 인하, 미국CMS 보험가이드 제작 "항체약 약가 직격탄"

새해부터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미국내 약값이 절반으로 낮아지는 가운데, 미국 학계가 환자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 알츠하이머 환자에 치료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여전히 더 많은 지원 대책이 따라와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유효성 부족 논란과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중증 부작용 이슈로 최근 유럽지역 허가에까지 실패한 상황에서 아두카누맙의 자진약가인하 선언이 글로벌 허가작업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Association)는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의 약가 인하를 결정한 데 "보장성 확대 측면에서 중요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연간 치료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개발사의 약가인하 결정은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무엇보다 환자 치료 접근성이 공평하게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아두카누맙의 공동개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바이오젠과 에자이 측에 환자 치료비용 지원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싼 약값으로 인해 관리가 중요한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 환자에 치료 접근성이 제한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협회는 "아두카누맙 신속심사 당시 유효성을 놓고 불확실성이 지적됐음에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최초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약의 처방권 진입을 승인했다"면서 "논란 끝에 치료 적응증 범위를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 치매 환자로 한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판허가 이후 미국에서 아두카누맙의 약값은 연간 5만6,000달러 수준으로 책정되며 고비용 논란도 일었다"며 "현재 장기간 유효성 및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개발사가 4상임상을 준비 중인 상황인데, 이러한 가운데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치료 접근성 증진은 합리적이고 의학적으로도 중요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바이오젠은 공식 발표를 통해 2022년 1월 1일부터 아두헬름 100 mg/mL(정맥주사제)의 도매가를 기존보다 50% 낮출 계획임을 선언했다.

통상 4주에 한 번 정맥주사하는 아두카누맙 1회 투약 비용은 현재 4,600달러(한화 약 55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이를 근거로 연간 치료비용을 추산했을 때 5만6,000달러(한화 약 6,700만원)에 달한다. 예정대로 약가인하를 진행할 경우, 연간 치료비용은 2만8,200달러(한화 약 3,400만원)까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당시 바이오젠 Michel Vounatsos 최고경영자(CEO)는 입장문에서 "의료관계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아두카누맙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중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너무 많은 환자들이 재정적 문제로 인해 아두카누맙 치료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진단 및 전문 진료에 있어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전했다.

바이오젠은 약가인하를 통해 내년 약 5만명의 환자들에서 아두카누맙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항체약 증가, 환자 접근성 강화 위해 지원 늘려야…美CMS 보험가이드 4월 확정 "약가에 영향"

이에 알츠하이머협회는 "바이오젠의 이번 조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지만, 여전히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질환별로도 아두카누맙과 같은 단일클론항체 약물들의 진입이 활발한데, 이들의 약값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비용보장 부족으로 인한 건강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며 "암과 다발성경화증 등 기타 중증 질환처럼 알츠하이머병에서도 치료제 보장이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도 아두카누맙의 유효성 및 부작용 이슈를 놓고, 아두카누맙을 포함한 신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에 대한 보험 적용기준을 마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 논의를 통해 내년 1월 12일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확정하고, 4월 12일 최종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추후 시장에 진입할 레카네맙 및 도나네맙 등 후속 베타 아밀로이드 계열 표적 항체약들 역시 약값의 대대적인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알츠하이머협회는 CMS 약제 보험 가이드라인 제작과 관련해, 올해 초 가이던스 마련을 위한 분석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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