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약 개발 키워드 '항체약·저분자화합물·면역백신·디지털'
작년 신약 개발 키워드 '항체약·저분자화합물·면역백신·디지털'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1.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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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 분야 주요 성과…"바이오테크 선전"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감염병으로 멈춘 시간에도, 알츠하이머 신약 연구개발 분야에 시계 초침은 계속해서 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장기화 여파로 인해 작년 알츠하이머 신약 연구개발 분야는 적잖은 타격을 감내해야만 했다. 진행 중이던 일부 임상시험들은 환자 모집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평가가 잠정 중단되거나, 계획한 타임라인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여차저차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전염병 공황상태 속에서도 치매 신약 개발 분야엔 다양한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대목이다.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높인 경구용 저분자화합물부터 체내 선천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비강 분무용 신약,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 항체 유도 백신, 그리고 차세대 디지털 치료제인 감마파 자극 신경진동치료 디바이스까지 다양하게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최근 미국 치매 전문지인 Alzheimer’s News Today는 작년 한해 뉴스 보도를 통해 글로벌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알츠하이머 이슈 1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디멘시아뉴스는 해당 자료 가운데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평가받는 신약 후보물질들만의 자료를 취합해 정리했다.

여기엔 작년 6월, 최초의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약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관문을 넘어선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유효성 부족과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지목되는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비싼 약값 문제가 이슈의 대부분을 차지했기에 이번 분석에선 제외시켰다.

 

◆카사바 사이언스- 필라민A 표적 경구용 저분자화합물 '시뮤필람'

미국 바이오테크 카사바 사이언스(Cassava Sciences)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 '시뮤필람(Simufilam)'은 뇌혈관장벽(brain blood barrier)의 투과율을 높인 저분자화합물로, 1일 2회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정제 형태로 개발된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스캐폴드 단백질(Filamin A)에 결합해 형태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 작용기전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뇌의 타우 과인산화를 막고 신경염증을 감소시키는 혜택이 기대를 모으는 것.

현재 시뮤필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3상임상은 총 2건으로, 첫 임상에 환자 모집을 시작하는 한편 두 번째 연구는 지난 연말 본격 임상 평가에 착수했다. 첫 임상은 'RETHINK–ALZ 연구(NCT04994483)'로, 50세~87세 연령의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750여 명을 모집한다. 해당 환자들을 대상으로 1일 2회 시뮤필람 100 mg 용량의 정제나 위약을 무작위로 투약해 52주간 추적관찰을 진행하게 된다. 두 번째 3상임상은 REFOCUS–ALZ 연구(NCT05026177)다. 시뮤필람의 용량 선택지를 50 mg과 100 mg 두 가지로 늘리고, 추적관찰 기간을 78주(18개월)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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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라민A 표적약 시뮤필람 임상 조작 논란, 사건 전말은? 

 

◆아이맙 바이오파마- 선천면역 자극 비강 분무용 신약 '프로톨린'

바이오테크 아이맙 바이오파마(I-Mab Biopharma)의 비강 분무용 신약 '프로톨린(Protollin)'도 큰 기대를 모았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치료 전략을 저울질한 것인데, 체내 선천면역(innate immune system) 체계를 자극해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엉킴을 제거토록 유도하는 차세대 면역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은다. 프로톨린은 특정 세균의 외막(outer membrane)에서 파생된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작용기전을 살펴보면, 뇌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도록 비강 스프레이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차별점을 가진다.

첫 임상은 올해 미국 지역에서 첫 발을 뗐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올해 7월 아이맙이 제출한 프로톨린의 신약임상 신청서(Investigational New Drug, IND)를 허가했다. 해당 1상임상은 아이맙과 중국 중추신경계약물 개발 전문기업인 Jiangsu Nhwa제약이 공동으로 맡았다. Jiangsu Nhwa의 경우, 지난 2019년 아이맙과 프로톨린의 개발 및 제조, 상업화를 위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임상은 하버드의대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Boston's 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진행 중이며, 60세~85세의 초기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모집됐다.

#관련기사- 초기 알츠하이머병 타깃 비강 스프레이 프로톨린 "면역치료 핵심"

 

◆AC이뮨·얀센- 독성 타우 단백 항체 생성 유도 백신 'ACI-35.030'

바이오테크 AC이뮨(AC Immune)과 다국적제약기업 얀센이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근육주사용 백신 'ACI-35.030(실험물질명)'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기대주로 꼽혔다. 중간 분석 결과, 백신을 접종한 모든 인원에서 뇌에 독성 작용을 하는 pTau 및 ePHF 항체 수치를 두 배 이상 증가시키며 면역원성에 있어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작용기전을 짚어보면, 독성 타우 단백의 구조를 차용해 체내 면역반응을 유발하도록 설계된 지방소체 '리포솜(liposome) 기반 백신'이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펩타이드 항원(peptide antigen)과 지방으로 만들어진 앵커(anchor)로 구성된다. 체내에 투약할 경우, 독성 형태의 타우 단백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하면서 뇌내 확산을 줄이고 예방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현재 1b/2a상임상(NCT04445831)은 50세~75세 연령의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 중이다. 여기서 ACI-35.030 백신의 세 개 용량에 면역원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저울질하게 된다. 무엇보다, 독성 타우 단백에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해당 백신의 가능성 검증이 연구의 최종 목표로 잡혔다.

#관련기사- 타우 표적 백신 "알츠하이머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코그니토 테라퓨틱스- 차세대 디지털 치료제 '감마파 자극 신경진동 치료'

바이오테크 코그니토 테라퓨틱스(Cognito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차세대 디지털 치료제 '감마파 자극 신경진동 치료' 의료기기도 주목을 받았다. 작년 제14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linical trials of Alzheimer`s Disease, 이하 CTAD) 석상에서 주요 2상임상 결과를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기능 및 뇌 구조적 변화에도 유효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보고한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증상 관리를 목적으로 잡은 해당 감마파 감각 자극(gamma sensory stimulation) 의료기기가 비약물 옵션으로 국제 학회에서 이목을 끈 셈인데, 40헤르츠(㎐)의 감마파를 이용해 청각 및 시각에 자극을 가했을 때,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 및 뇌위축(brain atrophy)을 감소시킨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제시했다. 현재 미국FDA에는 혁신의료기기 지정 작업도 모두 끝마친 상태로 코니그토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Overture 연구(NCT03556280)' 및 'Etude 연구(NCT03661034)' 등 총 두 건의 임상을 병행 중인 상황이다.

#관련기사- 감마파 이용한 신경진동 치료, 알츠하이머 도움될까? 

 

◆알치노바AB- 베타 아밀로이드-42 저중합체 타깃 백신 'ALZ-101'

스웨덴 바이오테크 알치노바AB(Alzinova AB)가 개발하는 알츠하이머병 백신 'ALZ-101'도 이름을 올렸다. 해당 백신 후보물질은 신경독성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베타 아밀로이드만을 표적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베타 아밀로이드-42 저중합체(oligomer)'에 선별적으로 작용하는 항체 생성 유도 기술이 차별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현재 베타 아밀로이드 저중합체를 타깃으로 삼는 치료제는 여럿 있지만, 알치노바가 보유한 원천기술(기술명 AβCC)을 통해, 신경독성 섬유를 만들어내지 않는 베타 아밀로이드-42CC 저중합체를 생성하는 백신 기술이 강조된다.

작년 11월엔 비임상 단계를 거쳐, 26명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b상임상에 돌입했다. 연구에는 두 가지 용량의 ALZ-101 백신을 사용하며, 20주간(5개월)의 치료기간 백신(4회 접종) 또는 위약을 무작위 접종하게 된다. 톱라인 결과는 2023년 2분기경에 나올 예정이다.

#관련기사- 치매 백신 '베타 아밀로이드-42 저중합체' 항체 생성 주목 

 

◆젬백스- 경증서 중증까지, 알츠하이머 겨냥 신약 후보물질 'GV1001'

국내 바이오테크 젬백스(GemVax & KAEL)가 암치료 목적으로 개발을 진행했던 실험실적 후보물질에서 신경보호효과가 확인되며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GV1001(실험물질명)'은 인간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peptide)다. 텔로머라제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고유의 기능 이외에도 면역 항암효과, 항염, 항산화, 세포 보호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2상임상(NCT03184467)의 경우 치매를 진단받고 도네페질 치료를 진행 중인 중등도에서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96명이 등록됐다. 임상참가자들에는 6개월간 GV1001 0.56 mg 또는 1.12 mg 용량(피하주사)을 위약과 비교 투약해 치료 효과를 저울질하게 된다. 일부 분석 결과, GV1001 고용량을 사용한 치료군에서 인지점수 저하가 지연됐음을 확인한 바 있다. 젬백스는 지난 연말 미국FDA로부터 경증에서 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GV1001을 투약하는 2상임상의 승인작업도 완료했다.

#관련기사- FDA, 젬백스 치매약 'GV1001' 적응증 확대 임상 2상 승인

               - 젬백스, 치매치료제 GV1001 3상 임상계획서 제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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