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전의 치매약 GV1001, 동물실험 결과 고무적"
"새로운 기전의 치매약 GV1001, 동물실험 결과 고무적"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7.09.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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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호 교수

[인터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고성호 교수

의학과 제약 기술의 발달에 따라 암이나 에이즈 등 과거 죽는 병으로 알려진 다양한 질환들이 이제는 치료할 수 있는 병이 돼 가고 있다.

하지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질환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 환자는 급속한 고령화로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한 번 걸리면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현재 치매약으로 팔리는 약들조차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행을 늦춰주거나 증상을 완화해 주는 수준의 약들이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인 만큼 제약사들도 치매 정복을 위해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10년간 대부분 임상이 실패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상용화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에도 역시 치매약 개발에 손대는 업체가 많다. 젬백스가 개발 중인 GV1001도 그 대열에 있는 약물이다.

임상시험의 주관연구책임자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고성호 교수는 "GV1001은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 치매 환자에 있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약물"이라고 평가했다.

GV1001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우연에 의한 발견이었다. 당초 GV1001은 항암제로 개발이 되던 제품으로 신경독성시험을 위한 실험을 하면서 뇌세포 보호를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성호 교수는 여기에 착안해 알츠하이머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젬백스와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에서는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 고 교수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GV1001을 투여한 군에서 행동패턴들이 좋게 나타났으며, 각종 테스트에서도 위약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를 도출한 데는 GV1001이 특수한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GV1001은 hTERT (Human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인간 텔로머라제 역전사 효소)에서 유래된 펩타이드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텔로머라제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텔로미어는 노화와 관련돼 있으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는데 완전히 없어지면 더 이상 세포 분열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경우 텔로미어가 정상인보다 짧은 것이 일반적이다.

hTERT는 세포보호를 위한 항산화 작용 기능이 있으며, 이외에도 알츠하이머 환자에 있어 다양한 순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교수는 "현재 기전을 밝혀내기 위한 전임상은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연구가 끝나는대로 정확한 기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밝혀낸 기전은 향후 논문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GV1001은 현재 중증도 이상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여러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또 향후에는 중증 뿐 아니라 경증환자까지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갈 길은 멀다. 그동안 치매약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임상단계에서 대부분 실패를 경험했으며, 성공률은 1%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2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고 교수는 전임상 결과가 좋게 나온만큼 임상 성공에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그는 "치매환자를 돌볼수록 보호자들도 열의가 떨어지고, 국가 예산을 들여 환자를 관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만큼 어려운 병"이라며 "연구자이기도 하고 환자를 봐야하는 일선 의사 입장에서 GV1001이 제품화 돼 병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멘시아뉴스 최봉영 기자(bychoi@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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