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개발, 글로벌 임상 현황은?
[기획-2]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개발, 글로벌 임상 현황은?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1.13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6개 후보물질 임상 평가 진행…제약사 주도 '전체 절반 차지'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개발 분야 생물학적제제(항체 및 저분자화합물)와 용도변경약물 임상의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장기화 여파로 인해 임상 환자 모집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악재에도 2021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영역에는 여전히 다양한 탐색적 연구들이 시도되며 여러 생물학적 단계를 표적으로 하는 질환 조절 연구 및 바이오마커 활용 연구, 유용성 검증을 위한 용도변경약물 연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알츠하이머병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례보고서가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 Translational Research & Clinical Interventions' 최근호에 발표됐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임상시험정보사이트(clinicaltrials.gov)의 2021년 1월 5일자 자료를 기준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일단 2021년 알츠하이머병 신약 임상 상황을 짚어보면, 전 세계에서 126개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총 152건의 임상평가가 시행됐다.

사진: 보고서 업데이트 이미지 자료 발췌.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3상임상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28개(임상 41건)로, 2상임상 74개(임상 87건), 비임상 이후 초기 평가에 해당하는 1상임상을 시작한 후보물질은 24개(임상 24건) 후보물질에 연구가 이뤄졌다.

세부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개선하는 질병조절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이하 DMT) 임상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DMT의 경우, 126개 전체 후보물질 가운데 104개를 차지하며 82.5%의 높은 점유율을 보고했다. 이어 인지증진치료제 10.3%, 신경정신행동 증상개선 용도 약물이 7.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여기서도 DMT 용도의 후보물질 임상은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이 16개(15.4%), 타우 단백 표적 계열약이 11개(10.6%)로 나타났다. 

관전 포인트는 작년 신약 임상에서도 질병조절 목적의 치료제 임상, 즉 DMT 용도의 후보물질이 임상단계별로도 높은 점유율을 보고했다는 대목이다. 3상임상에 28개 후보물질, 2상임상 74개, 1상임상에 24개 후보물질에 평가가 진행된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2020년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과 비교하면 소폭 늘어난 흐름을 보였다. 당시 임상 진행 중인 후보물질은 121개였다. 이 가운데 97개 후보물질이 질병조절치료제인 DMT였으며, 인지강화와 증상개선을 위한 후보물질이 각각 12개를 차지했다.

임상 단계별로도 살펴보면, 3상임상에 29개 후보물질(임상 36건)을 비롯해 2상임상 65개(임상 73건), 1상임상 27개(임상 27건)의 후보물질에 평가가 시행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2021년 신약 개발 흐름은 3상임상에 진입한 후보물질이 1개 줄었으나, 2상 진입 약물은 9개가 늘어난 상황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서는 "2020년 시행된 연구 가운데 3상임상엔 7건, 2상 18건, 1상 9건이 종료되거나 중단, 진행 상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주목할 점은 지난 6년간 예방 목적의 3상임상 진행 건수가 매년 5건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질병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표적 물질의 범위가 더 다양해졌고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유용성 검증을 위한 용도변경 약물의 가짓수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증상조절제 및 인지증진약물 등 다수 포진…용도변경약물 3상 10건 "다양성" 

관건은 상업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 3상임상의 현황이다. 작년 한해 3상임상에 진입한 28개 약물에 총 41건의 임상평가가 진행됐는데, 여기서도 약물 용도별 다양한 분포를 보고했다.

질병조절치료제 임상에는 증상조절제(symptomatic agents)가 11개(39.3%), 인지증진약물(cognitive enhancers) 6개(21.4%), 정신행동증상개선제가 5개(17.9%)로 나타났다. 이외 10개 후보물질이 용도변경약물(repurposed agents)로 3상임상에 진입했다. 해당 용도변경약물들의 경우 4개가 다른 치료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고 사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용도변경약물 임상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대목. 지난 2020년에도 용도변경약물은 3상임상에 14개, 2상임상 28개, 1상임상에 10개 약물이 진입한 바 있다.

더불어 질병조절치료제 DMT 임상에는 생물학적제제 4개, 경구용 저분자화합물 13개가 포함됐다. 이들 치료제의 대부분은 단일클론항체와 RAGE 수용체 길항제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주된 표적으로 하거나 여러 표적 중 하나(DMT 임상의 29.4%)로 사용하고 있었다.

사진: 보고서 이미지 발췌.
사진: 보고서 이미지 발췌.

CADRO (Common Alzheimer's Disease Research Ontology) 분류에 따라, 후보물질들의 작용기전에도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르면, DMT 3상임상에는 타우 표적 후보물질이 1개(5.9%), 염증 및 감염 2개(11.8%), 산화 스트레스 2개(11.8%), 대사 및 생체에너지 2개(11.8%), 혈관인자 1개(5.9%), 시냅스 가소성 및 신경보호 3개(17.6%), 뇌-장관축 가설 기반 치료제 1개(5.9%) 등으로 나타났다. 표적 범위를 넓혀 후보물질의 작용기전이 보다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알츠하이머병 전단계 인원 중 인지 기능이 정상적인 임상참가자들이 등록된 3상임상도 5건이나 됐다. 여기서 2건의 임상이 솔라네주맙(solanezumab), 간테네루맙(gantenerumab) 항체약 임상이었고, 백신 임상 1건(후보물질명 CAD106), 저분자화합물 2건(오메가-3 성분인 IPE(icosapent ethyl) 및 로사르탄(losartan), 암로디핀(amlodipine),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 복합제 등이었다.

◆상업화 근접 3상임상, 제약사 주도 60% 넘겨 "바이오마커·표적약 주목" 

1년간 시행된 임상은, 제약사 스폰서십 임상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임상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제약사 주도 임상은 49%, 학계 및 의료기관 주도 임상(미국국립보건원(NIH) 지원) 29%, 민·관 파트너십 임상 14%, 기타 임상 7% 순이었다.

세부적으로 상업화 단계가 가까운 3상임상의 경우도 제약사 주도 임상이 가장 큰 분포를 나타냈다. 3상임상 가운데 제약사 주도 임상이 61%, 의료기관 주도 임상 20%, 민·관 파트너십 임상 12%였다. 또 2상임상도 제약사 주도 임상이 47%, 의료기관 주도 임상 31%, 민·관 파트너십 임상 15% 등이었다. 

더불어 임상에 사용된 바이오마커에도 다양성을 보고했다. 질병조절치료제 DMT 용도 3상임상 연구 중 15건(63%)이 바이오마커 임상이 차지했다. 2상의 경우 9건(12%)의 DMT 임상이 1차 평가지표로 특정 바이오마커를 설정했으며, 29건(38%)의 임상은 추가 평가지표에 바이오마커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DMT 용도 후보물질을 평가한 24건의 3상임상에서 6건(25%)은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나 뇌척수액(CSF) 검사를 임상 시작 조건으로 사용했고, 4건(17%)은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만을 이용했다. 또 1건(4%)은 CSF 아밀로이드 검사만을 사용했으며, 3건(13%)은 최종 결과 판정에 타우 PET 영상 검사를 이용했다.

이와 달리 13건(54%)의 3상임상에서는 특정 바이오마커를 사용하지 않았다. 

책임저자인 미국 네바다주립대학 Jeffrey Cummings 교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임상시험은 알츠하이머병 분야에 새로운 치료법이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임상 횟수를 늘리고 효율성을 높여 성공 가능성을 개선하는 것이 신약 개발에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및 행동 증상을 예방하고 질환의 발생 지연,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2020년에 비해 2021년에는 알츠하이머병 신약 파이프라인에 더 많은 약제가 추가됐고 약물 표적 및 작용기전에 다양성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논문> Cummings J, Lee G, Zhong K, et al. Alzheimer’s disease drug development pipeline: 2021. Alzheimer’s Dement. 2021;7:e12179. https://doi.org/10.1002/trc2.12179.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