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요양병원 입원 치매환자 가족 불만 증폭
코로나 장기화…요양병원 입원 치매환자 가족 불만 증폭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2.0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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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다수 등장…대면 면회 허용 요구

코로나가 만 2년여를 넘어서며 장기화하는 가운데 여전히 요양병원 대상 고강도 방역대책들이 이어지면서 치매환자 가족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치매로 부모의 돌봄 제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우려감이 높지만, 입원한 부모를 제대로 면회하지 못한 시일이 상당 기간 누적된 데 따른 불만이다. 

이미 청와대 청원을 통해 요양병원 등의 방역대책을 규탄하는 청원이 다수 게시되고 있으며,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면회를 못 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9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제한적 면회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국민청원 및 제안이 다수 게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애끓는 자녀들의 마음은 청원 제목에서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족이 있음에도 홀로 죽음을 맞아야 하는 요양 시설’, ‘요양원에 계신 어머님의 생활이 걱정됩니다’ ,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직접 뵙고 싶습니다’, ‘백신 N차 접종의 배신은 결국 죽음뿐인가?’ 등이 대표적 사례다.

A 청원인은 치매를 앓는 부친이 입소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로 인해 수차례 면회를 거절당했고, 이후 임종조차 지키지 못함은 물론 시신인계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요양병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임종 직전 가족의 면회 ▲시신인계 절차 ▲환자 치료과정의 의사 설명의 의무 ▲CCTV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 청원인은 “코로나로 면회를 거절당했고, 임종 직전까지 망자에 대한 예우가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요양병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B 청원인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면회를 지속하고 있지만, 어머님의 돌봄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알 수 없어 답답함이 크다는 토로다. 그 와중에 어머니의 치매가 깊어지면서 코로나로 인해 진행되는 비대면 면회를 자식에게 버려진 것으로 느끼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는 것.

B 청원인은 ”요양원에서 일부라도 대면 면회가 될 수 있도록 청원한다. 2년 동안 한 번도 어머니의 생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치매로 부모님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지만, 코로나라는 이유로 면회를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는 청원도 게시됐다. 코로나 검사 후 격리 등 다양한 방법을 써서라도 면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해달라는 의견이다.

이외에도 전국 요양시설의 대면/비대면 면회 불가는 인권침해라는 지적도 제시됐다. 방역 조치에 따라 아버지가 백신을 모두 접종했지만, 코로나에 결렸고 이후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상태로 면회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임종을 맞이했다는 사연이다. 

C 청원인은 “현재의 방역 조치는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이는 부모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자식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정부의 기본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임종 직전의 경우 방역 도구를 갖추고 면회를 허용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관련 담당 인력 부족이나 감염 변수 등에 따라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면회 금지나 비대면 면회가 일상이 됐지만, 임종 임박이나 장례 절차 등에 있어서는 환자 가족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가이드라인의 준수 등이 폭넓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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