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백신 가능할까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순항"
알츠하이머 치매 백신 가능할까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순항"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2.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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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이뮨 세 번째 도전 "상반기 임상 돌입"…타우 표적 백신도 개발 중
출처: AC이뮨 홈페이지.
출처: AC이뮨 홈페이지.

독성 베타 아밀로이드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알츠하이머병 '백신 후보물질(실험물질명 ACI-24)'의 성공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체내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면역 B세포 및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함과 동시에 신경 독성작용을 보이는 '피로글루타메이트(pyroglutamate)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 변이체에 강력한 항체를 만들어 내면서 예방적 혜택에도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백신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테크 AC이뮨(AC Immune)의 작품으로 이미 2개의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백신 후보물질의 담금질에 실패를 경험해본 만큼 단점을 보완한 세 번째 도전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AC이뮨은 ACI-24 백신 후보물질의 내약성과 안전성, 면역원성을 평가한 비임상 분석을 통해 "해당 베타 아밀로이드 백신 접종이 당초 의도대로 안전하게 면역반응을 유도했으며 우수한 내약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연구명: An Amyloid-beta (Abeta) vaccine that safely drives immunity to a key pathological species in Alzheimer’s disease: pyroglutamate Abeta).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ACI-24 백신 후보물질의 조성(formulation)을 평가하는 본격 임상평가에 돌입할 계획이다.

AC이뮨은 입장문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발병기전 가운데 하나인 베아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없애거나 형성되는 과정 자체를 차단하는 잠재적 방안은 다름 아닌 백신 접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만들어 체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단백질 덩어리를 공격하고 파괴하도록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는 것이 백신 접종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N1792' 'ACC-001' 실패 뒤 가능성 확인…"백신 접종, 다클론성 면역반응 촉발 기대"

먼저 AC이뮨은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백신 평가에 대한 과거 두 번의 시도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고 인정했다.

이어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 생성과 관련해 면역 B세포와 T세포 모두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된 'AN1792' 백신은 초기 평가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질병 진행을 일부 지연시키는 징후가 확인됐으나 부작용이 커 개발을 중단해야만 했다"고 소개했다.

이유인 즉슨 해당 베타 아밀로이드 실험용 백신을 접종한 환자들의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를 공격하는 면역 T세포의 과도한 활성화가 일어나면서 일부 참가자들에서는 통제가 어려운 염증반응으로 심각한 뇌염증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후 회사는 면역 T세포가 아닌, 면역 B세포만을 활성화하도록 설계된 'ACC-001' 백신의 담금질에 돌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평가 결과 내약성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치료적 혜택의 중심이 되는 인지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던 것.

따라서 세 번째 백신 후보물질인 ACI-24의 경우,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데 개발의 방향이 잡혔다. 

중증 염증반응을 고려해 개발 초기엔 주로 면역 B세포만을 자극하도록 설계가 진행됐으나 면역반응의 시너지를 고려해 보완점을 찾았다.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유사한 저분자 단백 물질을 추가해 넣으면서 면역 T세포의 활성화를 우회적으로 일으키는 쪽으로 백신의 수정과정을 거친 것이다.

AC이뮨은 "이 같은 접근법은 베타 아밀로이드에 특이적인 면역 T세포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T세포의 면역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며 "얘기치 못한 염증반응 발생 위험을 줄이고 최적의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반응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초기 비임상 결과에서도 혜택은 관찰됐다. ACI-24를 접종한 쥐에서는 강력한 신경독성을 가진 피로글루타메이트(pyroglutamate)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 변이체에 대한 항체 생성이 유도된 것이다.

더불어 이렇게 생성된 항체반응은 앞서 평가된 실험용 백신 AN1792이나 ACC-100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선 ACI-24 백신 후보물질이 다클론성 면역반응(polyclonal immune response)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원숭이 모델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 연구 역시 ACI-24 백신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내약성을 보고했다. 여기서 유일한 부작용은 주사 부위 이상반응이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해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작년 7월 열린 미국알츠하이머병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1) 석상에서도 ACI-24 백신 후보물질의 1상임상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임상에서는 ACI-24 백신을 접종한 인원들의 경우, 면역성 항체가 생성됐으며 베타 아밀로이드 계열 항체약에서 주로 보고되는 ARIA-E(부종), ARIA-H(출혈)를 포함한 중추신경계(CNS) 염증 및 뇌막뇌염 등 중증 이상징후가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AC이뮨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함께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인으로 꼽히는 독성 타우(tau) 단백의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차세대 백신도 함께 개발 중인 상황이다.

작년 알츠하이머병 백신(실험물질명 ACI-35.030)의 1b/2a상임상 중간분석 결과를 통해 백신을 접종한 모든 인원에서 뇌에 독성 작용을 하는 pTau 및 ePHF 항체 수치를 두 배 이상 증가시키면서 면역원성에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해당 백신(근육 주사용)은 다국적제약기업 얀센과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품목으로 독성 타우 단백의 구조를 차용해 체내 면역반응을 유발하도록 설계된 지방소체 '리포솜(liposome) 기반 백신'이라는 부분.

백신을 살펴보면,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펩타이드 항원(peptide antigen)과 지방으로 만들어진 앵커(anchor)로 구성된다. 체내에 투약할 경우, 독성 형태의 타우 단백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하면서 뇌내 확산을 줄이고 예방하는 작용기전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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