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과 뇌 건강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근경색을 경험한 인원들의 경우, 인지저하의 진행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대규모 코호트 관찰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인데, 급성기 심근경색 환자들에서는 대조군(일반 건강한 인원) 대비 인지상태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총 6.5년(중간값)간의 추적관찰을 진행한 결과,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인지저하 속도에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를 보인다는 추가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심근경색과 인지저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대규모 코호트 결과가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2년 국제뇌졸중컨퍼런스(International Stroke Conference, 이하 ISC)' 석상에서 공개됐다(Presentation 68).
발표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인지장애 발생에 관여하는 혈관 병변의 위험성을 더욱 주목해봐야 한다는 것. 더욱이 이상징후가 포착되기 이전부터 나타나는 무증상 뇌졸중(subclinical stroke) 등의 관리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번 연구에는 총 6건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3만1,377명의 환자들이 분석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들 모두는 심근경색 및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경우였다.
평가에 토대가 된 대표적 코호트 연구는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 ▲Coronary Artery Risk Development in Young Adults Study ▲Cardiovascular Health Study ▲Framingham Offspring Study ▲Multi-Ethnic Study of Atherosclerosis ▲Northern Manhattan Study 등이다.
책임저자인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신경과 Michelle C. Johansen 교수는 학회 발표를 통해 "이번 분석은 심장 건강이 뇌 건강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근거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상적 측면에서도 심장 건강은 뇌 건강에 주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따라서 인지저하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심근경색 예방을 통한 효과적인 중재치료의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근경색 경과, 연간 인지저하 점수 하락 지속…"뇌-심장 건강, 위험인자 공유"
연구의 특징을 살펴보면, 약 56%의 인원이 여성이었으며 69%가 백인, 23%가 흑인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1971년부터 2017년까지 혈관 위험인자를 반복적으로 평가했다. 6.5년(중간값)간의 추적관찰이 진행됐으나, 일부 인원의 경우 최대 20년간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해당 기간 동안 총 1,047건의 심근경색 사건이 발생했다.
연구는 심근경색 사건 발생 직후와 이후 시간 경과에 따른 인지저하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했다. 일차 평가변수는 전반적인 인지상태 변화였으며, 추가 평가변수로는 기억 및 집행기능 평가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첫 심근경색 발생 시점과 인지평가 사이에 걸린 기간은 약 1.8년(중간값)이었으며, 그 기간은 6개월에서 4년까지로 넓었다"고 소개하면서 "임상참가자들의 최초 인지평가 당시 연령은 60세(중간값)였다"고 밝혔다.
이어 "심근경색 발생 전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비롯한 심장질환 위험인자, 인지검사 결과 등을 보정한 뒤 분석을 진행했다"면서 "추적관찰 기간 뇌졸중을 경험한 참가자들의 경우 뇌졸중이 인지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주요 결과를 짚어보면, 심근경색을 경험한 인원에서는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0.71점 줄었으며(-0.71, 95% CI, -1.02~0.42, P < 0.0001), 집행 기능은 0.68점 (-0.68, 95% CI -0.97~0.39, P < 0.004)이 감소했다. 다만 심근경색 직후 기억 기능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또 다른 분석 모델 평가를 통해 시간 경과에 따라 인지 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했다.
심근경색이 발생하지 인원과 비교해 심근경색 인원에서는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연간 0.15점씩 빠르게 감소했으며(-0.15 points/year faster, 95% CI -0.21 to -0.10; P < 0.002), 기억 기능은 0.13점(-0.13 points/year faster, 95% CI, -0.23 to -0.04; P = 0.004), 집행 기능 0.14점(-0.14 points/year faster, 95% CI, -0.20 to -0.08; P < 0.0001)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심근경색이 무증상 경색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심근경색과 인지저하가 혈관 위험인자를 공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심근경색과 인지저하의 경우에는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혈압 및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신체활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 여러 공통 위험요소를 가진다"면서 "이러한 위험요소가 조기에 제거되거나 적절하게 치료된다면 심장과 뇌 모두 자연스럽고 건강한 방식으로 노화가 진행되어 더 나은 삶의 질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