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HGF-MET 알츠하이머 표적약 '포스고니메톤'
베일 벗은 HGF-MET 알츠하이머 표적약 '포스고니메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3.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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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임상 결과 공개…2상 톱라인 데이터 "오는 6월 공유할 계획"
출처: 아티라 파마 홈페이지.
출처: 아티라 파마 홈페이지.

신경세포 재생에 초점을 맞춘 'HGF-MET 수용체' 표적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에 차세대 치료 옵션으로 첫 단추를 뀄다.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올린 저분자화합물이자, 비교적 투약 접근성이 높은 피하주사제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데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애틀 소재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제 전문개발사인 아티라 파마(Athira Pharma)가 개발 중인 '포스고니메톤(Fosgonimeton, 실험물질명 ATH-1017)'이 1상임상(NCT03298672) 결과 내약성 평가에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건강한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기 임상평가 결과, 포스고니메톤은 광범위한 용량 사용에도 안전성 및 내약성에 긍정적인 프로파일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1상임상은 이중맹검 방식의 무작위 위약대조군연구로 'Safety, Tolerability, Pharmacokinetics, and Pharmacodynamics of the Positive Modulator of HGF/MET, Fosgonimeton, in Healthy Volunteers and Subjects with Alzheimer’s Disease: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Double-Blind, Phase I Clinical Trial'을 주제로 연구가 진행됐다.

◆일부 노인 환자, 호중구감소증 등 보고…P300 ERP 잠복기 정상화 지표는 '주목'  

현재 아티라가 개발 중인 포스고니메톤은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투과율을 끌어올린 저분자화합물로 신경세포 재생에 초점을 맞췄다.

통상 중추신경계에서 발현되는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이하 HGF)는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MET 단백질 수용체를 통해 특정 세포들의 성장 및 이동, 혈관 형성을 촉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HGF/MET 신호전달과정을 표적으로 하는 포스고니메톤이 이러한 상호작용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기능을 일정 부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였다.

더욱이 피하주사제로 개발되는 포스고니메톤의 경우, 전구약물 성분이 체내에서 ATH-1001이라는 활성형태로 전환되어 뇌의 HGF 신호분자와 MET 수용체 간의 상호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작용기전으로 눈길을 끈다. 이에 회사 측은 "(궁극적인 목표로) HGF/MET 신호전달을 증강시켜 건강한 신경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1상임상을 살펴보면, 연령을 기준으로 두 개의 평가가 각각 진행됐다. 

먼저 18세~45세 연령의 건강한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2, 6, 20, 40, 60, 90 mg 등 총 여섯 가지의 포스고니메톤 용량이 사용됐다.

이어 두 번째 평가에서는 60세~85세까지의 고령층 성인 29명을 모집했다. 이들에는 총 9일간 20  또는 80 mg의 포스고니메톤 용량을 사용해 안전성과 약리학적 변화를 알아봤다. 추가로 11명의 인원들에는 포스고니메톤 40 mg 용량을 투약케 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일단 검증 결과, 사용된 포스고니메톤의 모든 용량에서는 안전성과 내약성이 좋게 나타났다.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임상기간 주목할 만한 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은 주사부위 통증과 가려움증이었으며, 이마저도 증상 정도가 경미해 시간경과에 따라 자연히 해결됐다.

다만, 노인 참가자 2명에서는 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 진행이 중단됐다. 40 mg 용량을 사용한 인원에서는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이 관찰됐으며, 80 mg 용량에서는 치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알레르기성 피부반응(allergic skin reaction)이 확인된 것이다.

아티라는 "약리학적 데이터 분석 결과 예상한 결과와도 일치했다"면서 "활성형태인 ATH-1001의 수치가 약물 투여 후 빠르게 증가했다. 약물은 마지막 투여 24시간 이내에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된 'P300 ERP (event-related potential, 사건 관련 전위)' 지표의 변화였다.
 
해당 지표는 뇌기능 개선효과를 검증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로 뇌의 작업기억 처리속도(working memory processing speed)의 기능적 척도를 모니터링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이는 특정 자극을 제시한 뒤 반응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 등을 측정하는 것으로 두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법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임상참가자의 뇌에서 전기적 활동을 평가한 결과를 짚어보면, 포스고니메톤 치료를 받은 건강한 노인들에서는 신경연결에 손상이 없었기 때문에 P300 ERP 잠복기(latency)의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회사 측은 "포스고니메톤의 반복적인 투여로 P300 ERP 잠복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시켰다"면서 "이 같은 효과는 포스고니메톤을 투여한 7명의 알츠하이머 환자 모두에서 나타났지만, 위약을 투여한 4명의 환자는 얘기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포스고니메톤의 임상은 두 건이 더 있다.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2상임상 'ACT-AD 연구(NCT04491006)'는 지금껏 77명의 환자 모집을 완료했으며, 올해 6월까지 환자등록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미국내 48개 의료기관에서 55세~85세 연령의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모집하는 3상임상 'LIFT-AD 연구(NCT04488419)'도 약 300명의 환자 모집을 목표로, 현재 절반 이상의 환자 등록을 끝낸 상황이다.

아티라는 "오는 2분기에 ACT-AD 연구의 톱라인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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