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혈액진단법 유럽 승인 '상용화 길 열렸다'
알츠하이머병 혈액진단법 유럽 승인 '상용화 길 열렸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3.04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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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혁신의료기기 지정, EU 첫 시판허가 결정 "글로벌 론칭 계획" 
출처: 다이아뎀(Diadem) 홈페이지.

1 ml 미만의 혈액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을 식별해내는 차세대 '혈액진단법(검사명 AlzoSure Predict)'의 글로벌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지장애 징후를 보인 50세 이상의 인원들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가능성을 예측하는 신속혈액검사법이 미국에서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유럽지역에서 최초 사용 승인을 획득하면서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바이오테크 다이아뎀(Diadem)이 개발한 AlzoSure Predict 혈액진단법이 유럽연합(EU) 및 영국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관문이 되는 체외진단의료기기(European Conformity In-Vitro Diagnostic Medical Devices, 이하 CE IVD) 인증을 최초로 획득한 것.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조기에 식별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일단 유럽에서 첫 사용 허가를 받은 데 따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있는 수백만 명의 환자와 가족들에게도 상당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 진단검사를 받을 경우 결과는 3~4일 내에 제공된다. 이를 통해 질병 진행 가능성에 대한 상담과 진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출시를 준비 중인 다이아뎀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내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작업도 연내 완료할 예정인 것. 더불어 현재 북미 지역을 비롯한 유럽에 제품 우선공급을 위한 협상에도 돌입했으며, 올해 중순까지 글로벌 시장 론칭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다이아뎀 CEO인 Paul Kinnon 박사는 "기존 진단검사의 환자 식별과 계층화 작업을 한 차원 개선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환자 조기 선별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신규 치료제들의 승인을 앞당기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월 AlzoSure Predict를 혁신의료기기(breakthrough device)로 지정한 바 있다.

◆질량분석 통한 U-p53AZ 단백질 검출 기술 핵심…"한 방울 혈액으로 P53 단백 변이체 감지"

1 ml의 혈액을 사용하는 혈액진단법은 작년 국제 학술대회에서 전체 연구결과가 공개되며 학계에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제14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 최신임상발표 세션에서는 AlzoSure Predict 검사와 관련해 '발견 연구(discovery study)' 및 '검증 연구(validation study)' 등 두 건의 결과가 공개됐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뇌를 비롯해 체내 여러 부위에서 발현되는 'P53 단백 변이체'를 감지해내는 기술이었다. 다이아뎀이 개발한 방식은 P53의 유도체 격인 'U-p53AZ'를 측정하는 것으로, 해당 유도체의 경우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단백 형성과 산화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다이아뎀이 특허권를 보유한 항체 검출 기술로 질량분석(mass spectrometry)을 통한 U-p53AZ 단백질 검출 방식에는 많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기도 하다.

발표된 주요 결과들을 살펴보면, P53 단백을 감별하는 해당 혈액검사의 유효성을 파악하기 위해 AIBL (Australian Imaging, Biomarkers, and Lifestyles) 연구를 기반으로 60세 이상의 서로 다른 인지기능 상태를 가진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10년간 분석했다. 임상참가자 모두는 무증상이거나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병 또는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경우가 해당됐다.

첫 번째 연구인 발견 연구는 224명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AlzoSure Predict 검사는 임상참가자들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6년 전에 미리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가진 주관적 기억장애(subjective memory complaints) 및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진행 여부를 95%의 정확도로 보고했다.

첫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48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두 번째 검증 연구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은 재연됐다. 혈액 샘플을 비교 분석한 결과, 양성예측도는 90% 이상으로 강력한 잠재력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학회 발표 당시 다이아뎀은 "다른 치매 유형이 아닌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진행에 매우 특이적인 결과지를 제시했다"면서 "값비싼 PET 영상검사나 환자에 부담이 큰 뇌척수액(CSF)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검사법으로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증상이 발현되기 몇년 전부터 환자들을 식별해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치료시간을 버는 셈"이라며 "질병의 초기 단계부터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혜택은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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