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치매전문가들 "아두카누맙 장기간 기대 효과 판단 보류"
美치매전문가들 "아두카누맙 장기간 기대 효과 판단 보류"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3.14 17: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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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N, 임상근거 중심 평가보고서 공개 "실효성 및 안전성 불분명"
출처: 미국신경과학회가 학술지 'Neurology'를 통해 아두카누맙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학회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출처: 미국신경과학회가 학술지 'Neurology'를 통해 아두카누맙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학회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신경과학회(AAN)가 논란의 중심에 선 알츠하이머 치매 최초의 표적 항체의약품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에 대한 학계 전문가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여기서 학회는 장기간 치료에 따른 기대 효과를 놓고 "아직은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 더불어 약물 투약비용을 포함한 주사치료로 인한 입원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한 뇌영상검사 등 연간 1억원에 육박하는 비싼 치료비용은 논란의 '덤'으로 꼽았다.

최근 동 학회는 임상근거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Evidence-in-Focus' Report)를 제작해 공개하면서 "아두카누맙 치료의 적정 투약기간과 중증 부작용 모니터링 주기, 투약 중단 기준 등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해당 보고서는 발표와 동시에 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Neurology' 2022년 2월 23일자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일단 아두카누맙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을 만드는 분위기다. 아두카누맙의 신약 허가가 가장 빨랐던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작년 6월 초기 증상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치료 목적으로 시판허가를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사정을 들여다보면, 신약허가 논의과정에서 FDA 자문위원회가 해당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지적하며 비용 효과성에도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는 대목이다.

특히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치료제들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언급되는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이슈는 논란의 큰 축을 형성하기도 했다. 또한 아두카누맙은 이러한 안전성 이슈에 더해 시판허가에 토대가 된 주요 임상시험 결과 실효성 문제를 지적받으며, 작년말 유럽 및 일본지역 신약 허가에 모두 실패하는 난처한 상황까지 연출된 것이다.

오는 4월 중순 최종본 발표를 앞둔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 가이드라인을 놓고도 밝지 않은 전망이 나온다. 아두카누맙을 포함한 신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치료제들에 대한 보험 보장범위를 '국가 적격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로 제한한다'는 기조가 세워졌기 때문이다.

학회 임원인 미국 메이오클리닉 Gregory S. Day 박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아두카누맙을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600만 명이 넘는 인원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이 같은 수치는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에서 승인된 최초 항체의약품인 아두카누맙에는 그만큼 큰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아두카누맙이 해당 환자군에서 얼마나 많은 치료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지 의학적 근거가 분명치 않고, 또 부작용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는 점"이라며 "학회가 임상근거 중심 리뷰를 진행한 것은 전문가단체로서 아두카누맙에 더 나은 이해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쟁점1. ARIA 중증 부작용 위약 대비 네 배 높아 "장기적 기대효과도 불분명"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학회 위원회는 아두카누맙과 관련한 4건의 임상시험을 분석했다. 해당 논문 한 건은 1등급(class I), 나머지 세 건은 2등급(class II)으로 분류된 경우였다.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여기서 아두카누맙의 약물 내약성 및 유효성을 살펴본 결과, 용량별로 차이점을 보였다. 먼저 1등급 임상 분석 결과, 단일용량으로 '최대 30 mg/kg'의 아두카누맙 용량에서는 안전성과 내약성이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등급 임상 세 건을 평가한 자료에서는 아두카누맙 '3~10 mg/kg 용량' 범위가 위약 대비 뇌 아밀로이드반 형성을 감소시켰다는 근거들이 관찰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완화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 명확한 연관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위원회는 "2등급 임상에 유효성 데이터의 경우 용량에 따라 결과가 다양하게 해석됐다"면서 "이는 아두카누맙이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이하 CDR-SB)의 평균 점수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거나, 위약과 비교해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악화 상태를 줄인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안전성 평가와 함께 임상집단을 대상으로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완화에 의미있는 혜택을 보일 수 있는지를 보다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RIA 부작용 문제는 거듭 지적을 받았다. 실제 임상 분석 결과 아두카누맙 치료군에서는 ARIA 발생률이 40% 수준으로, 위약군 10%에 비해 네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통상 학계에서는 ARIA 관련 이상반응의 경우 치료 초기에 시작돼 4주~12주 이내에 완전히 소실되는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지만, 아두카누맙 치료군 절반 이상(56%)에서 ARIA 이상반응을 경험했다는 데 문제점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치명적인 두개내 출혈(intracranial hemorrhage) 사건도 1건이 확인됐다"면서 "가장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두통을 비롯한 요로감염, 상기도감염증 등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두카누맙은 이제 막 승인된 신약으로 매달 주사치료가 필요하다"며 "장기간 치료에 따라 어떠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아직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쟁점2. 약가 절반인하? "연간 부대비용 부담 상당해"…"약물 사용기준 정립 필요"

위원회는 비싼 약값을 여전한 이슈로 꼽았다.

실제 개발사인 바이오젠은 이같은 논란을 고려해 올해 1월 1일부터 아두헬름 100 mg/mL(정맥주사제) 도매가의 50%를 자진인하했다. 통상 4주에 한 번 정맥주사하는 아두헬름 1회 투약비용의 경우, 당초 약 4,600달러(한화 약 55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연간 투약비용이 5만6,000달러(한화 약 6,700만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약가인하를 통해 연간 투약비용은 2만8,000달러(한화 약 3,400만원)까지 줄어들게 된 셈.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치료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아두카누맙 주사치료를 위한 내원 및 입원비, 치료 모니터링을 위한 주기적인 클리닉 방문과 ARIA 이상반응 관찰에 이용되는 뇌영상검사 등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의료비용이 여기에 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이를 종합했을 때 총 치료비용은 연간 7만5,000달러(한화 약 9,300만원) 수준에 육박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더욱이 CMS 보험센터가 치매 항체 신약 가이드라인 초안에서 밝힌 것 처럼 '보건당국이 인정한 적격 규모의 임상시험에 등록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만 아두카누맙의 치료비 보장'을 계획한 만큼 사정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작 국가로부터 비용 지원을 받는 환자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위원회는 추후 아두카누맙 임상평가에서 명확히 공개해야 할 조건들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 여부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 ARIA 부작용 모니터링을 위해 뇌영상 검사주기 및 빈도 정립 ▲아두카누맙의 최적 치료기간 ▲약물 치료 중단 요건 등이다.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가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이 아두카누맙의 임상 데이터를 놓고 치료 지속 여부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정리했다.

<AAN 평가보고서 자료> Aducanumab Use in Symptomatic Alzheimer Disease Evidence in Focus: Report of the AAN Guidelines Subcommittee Gregory S Day, Nikolaos Scarmeas, Richard Dubinsky, Katherine Coerver, Anitra Mostacero, Brooks West, Scott R Wessels, Melissa J Armstrong Neurology Feb 2022, 10.1212/WNL.0000000000200176; DOI: 10.1212/WNL.000000000020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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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2-03-15 14:59:11
발매 되고도 논란이 많네요. 4상 임상 실험을 하는 듯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