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타우 항체 동시 생성…치매 백신 '묻고 더블로 가'
아밀로이드·타우 항체 동시 생성…치매 백신 '묻고 더블로 가'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3.30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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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D 2022] 프로테나, 이중면역원 백신 전임상 공개 "항체 생성능 및 안전성 검증"
출처: AD/PD 2022 홈페이지.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동시 타깃하는 알츠하이머 '이중면역원 백신(dual-immunogen vaccine)'의 상용화 작업에도 어느 정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최근 해당 이중면역원 백신의 중화 항체 생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 일부 긍정적인 분석 지표들이 보고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조심스런 평가를 내놨다.

해당 데이터가 인간이 아닌 영장류(primates) 대상의 전임상 결과였다는 데 한계점은 명확해 보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 초기 평가작업을 이제 막 끝낸 상황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학계 기대는 적지 않다. 알츠하이머 발병에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두 개 독성 단백질에 중화 항체를 생성시키는 독특한 면역기전을 통해, 질병치료와 예방적 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에서다.

아일랜드 소재 생명공학기업 프로테나(Prothena)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이중면역원 백신의 최신 임상 결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 국제컨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Alzheimer’s and Parkinson’s Diseases, 이하 AD/PD 2022)' 석상에서 구연발표로 진행됐다(발표명: Development of a dual Aβ/tau vaccine for the treatment and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 
 
결과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전임상 평가 결과 해당 백신을 접종한 경우 면역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항체가 생성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들의 활동을 중화시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 항체가 동시에 만들어졌다는 임상적 근거가 포착된 것이다. 더욱이 항체 생성과정에 있어서는 안전성 프로파일까지 확인됐다는 대목.

프로테나 개발총괄책임자인 Wagner M. Zago 박사는 학회 발표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한 알츠하이머병 백신 개발에는 난제들이 많다"면서도 "고령화 추세를 고려했을 때 질병의 발생과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 백신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IND 신청 예정…안전성 평가 "과도한 세포독성 면역반응 회피"

프로테나는 신경퇴행과 희귀 말초아밀로이드질환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바이오테크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해서는 타우 단백 표적 항체 후보물질인 'PRX005(실험물질명)'를 비롯해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PRX012',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이중면역원 백신'까지 총 3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프로테나 홈페이지.

이 가운데 PRX005와 PRX012는 현재 1상임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며, 이중면역원 백신은 전임상을 통해 후보물질 발굴단계를 마무리한 상태다. 여기서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반과 타우 엉킴의 형성을 억제하도록 설계된 선형 펩타이드(linear peptide)라고 하는 짧은 단백질 사슬로 구성됐다.

회사 측은 이중면역원 백신의 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는 2023년 신약 임상시험(investigational new drug, 이하 IND) 신청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실제 프로테나는 공시를 통해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전임상 결과는 향후 IND 신청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밝힌 상황이기도 하다.

해당 전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백신이 다양한 동물종에서 적절한 강도의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백신을 접종한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 모두에 강력한 항체 생성반응이 유도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험관(in vitro) 분석 결과, 이렇게 만들어진 항체는 배양된 신경세포(뉴런)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의 결합을 억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백신 접종은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제거를 유도하는 한편 헤파린(heparin)에 타우 단백질이 결합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프로테나는 "헤파린은 동물세포 내 다당류인 헤파란 설페이트(Heparan sulfate)의 유사체기도 하다"면서 "타우 단백과 헤파란 설페이트의 결합은 신경세포 내에서 타우의 이동과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영장류에서 실시한 백신의 안전성 평가 결과도 합격점을 받았다. 백신을 수차례 접종한 영장류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또는 타우 단백질에 대한 '세포독성 면역 T세포 반응(cytotoxic T-cell response)'이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백신을 다회 접종한 사례에서도 잠재적으로 위험성을 가진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었다. 

프로테나는 "이중면역원 백신은 전임상 결과 세포독성 면역반응의 개입을 피하면서도,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 항체 생성을 동시에 유도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라고 자신했다.

한편 프로테나는 작년 7월 알츠하이머병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1)에서도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 후보물질과 이중면역원 백신의 주요 임상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PRX012의 경우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조직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유도하는 면역반응에 유의한 혜택을 보고했다. 특히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인 '아두카누맙'과 비교해 더 큰 유효성과 생물학적 활성도를 보고한 것이다.

이어 이중면역원 백신 연구에서는 병원성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의 상호작용을 중화시키고 제거하는 항체 생성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때 뇌척수액(CSF) 검사상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항체의 농도는 연구의 예상범위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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