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카누맙 ARIA 부작용 관리 "뇌영상검사 횟수 재정립 필요"
아두카누맙 ARIA 부작용 관리 "뇌영상검사 횟수 재정립 필요"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3.3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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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GP 2022] 미국 브라운대 처방경험 공유 "FDA, MRI 권고기준 차이 논란"
출처: 노인정신의학협회(AAGP) 학술대회 홈페이지.

알츠하이머 치매 최초의 표적 항체 신약으로 전문약 처방시장에 진입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의 부작용 관리 이슈가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국제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아두카누맙의 최신 안전성 평가보고서가 도마에 올랐다. 학계 전문가들은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이하 ARIA)' 소견을 감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MRI 뇌영상검사 모니터링 횟수'가 제대로 권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쟁점은 아두카누맙의 주요 3상임상에서 사용된 MRI 뇌영상검사 프로토콜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제시한 영상검사 권고사항이 다르다는 부분이었다. FDA는 ARIA 부작용 발생을 감별하기 위해 약물 투약기간 중 총 3회의 MRI 뇌영상검사를 권고했으나, 시판허가에 근거가 된 임상연구들에선 총 5회의 영상검사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노인정신의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Geriatric Psychiatry, 이하 AAGP 2022)가 주최한 연례학술대회 자리에서는 아두카누맙의 실제 처방 경험과 ARIA 부작용 사례들이 공유됐다. 미국 브라운대학 버틀러병원 정신의학과(기억노화센터) Meghan Riddle 교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학회 패널논의를 통해 "모니터링 횟수 기준에 차이가 있어 논란이 크다"며 "의료진 입장에서는 임상시험이 진행된 조건에 맞춰 MRI 뇌영상검사를 권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 대표 부작용 ARIA…"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문제로 언급되는 ARIA의 경우, 약물을 사용했을 때 MRI 영상검사상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인 신호들이 포착되는 것을 말한다. 부작용 발생 양상에 따라, 뇌의 혈관성 부종 및 혈관외 삼출물 현상이 관찰되는 'ARIA-E'와 미세출혈 및 혈철소증(hemosiderosis)을 소견으로 하는 'ARIA-H'로 분류된다.

주목해볼 점은 지난 3월 중순 공개된 전문가 동료평가(피어리뷰) 결과에서도 ARIA 부작용 문제가 지적됐다는 대목이다. 이는 아두카누맙이 FDA 신속심사를 받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된 대표 3상임상인 'EMERGE' 및 'ENGAGE 연구'를 객관적으로 검증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여기서 '아두카누맙 100 mg/mL 정맥주사제'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공개 검증한 결과, ARIA-E 사건 발생이 가장 흔하게 관찰된 것으로 지목한 것이다.

따라서 일선 진료현장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약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언급되는 해당 ARIA 모니터링 문제는 치료과정이 길어질 수록 더 심한 양상을 나타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실제 FDA가 약물이상반응보고시스템(FAERS)을 통해 두 차례 업데이트한 보고서에서도 고용량 아두카누맙 치료를 진행한 인원의 경우 ARIA 발생률이 40%를 훌쩍 넘기며 장기간 투약 안전성에 물음표를 남겼다.

특히 작년에 진행된 2차 업데이트에서는, 아두카누맙 고용량(10 mg/kg) 치료를 시행한 환자군 1,029명 중 425명(41.3%)이 ARIA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된 것. 14명(1.4%) 환자의 경우 ARIA 발생이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세부적으로 ARIA-E를 경험한 환자는 362명(35.2%)으로 집계됐으며, ARIA-H와 관련해 미세출혈 및 표재성 혈철소증을 경험한 환자는 각각 197명(19.1%), 151명(14.7%) 수준이었다.

아울러 이러한 부작용 발생은 아두카누맙 치료를 시작하고 8도오즈 투약 이내에 확인된 경우가 72.7%로 상당히 높았는데, APOE ε4 유전자를 보유한 인원에서 ARIA-E 발생률이 더욱 높았다.

◆쟁점1. APOE ε4 유전자 보유, 고위험군 분류…"동형접합체 위험도 66% 상승"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보고서를 발표한 Riddle 교수는 "아두카누맙 환자 가운데 아밀로이드 부담(amyloid burden)이 높은 경우엔 ARIA-E와 ARIA-H가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ARIA 부작용은 MRI 뇌영상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들도 일반적으로는 무증상이었지만, 증상이 발현되면 두통 및 어지럼증, 시력 변화 등이 가장 흔하게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부종이나 출혈 및 발작을 포함한 중증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관전 포인트는 APOE ε4 유전자를 보유한 인원들이 ARIA 발생의 고위험군으로 분석된다는 부분이다. 학계에서는 APOE ε4 유전자 보유자가, 비보유자 인원에 비해 ARIA 발생 위험이 두 배 가량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iddle 교수는 "아두카누맙을 투약 중인 환자가 APOE ε4 유전자에 이형접합체(heterozygote)인 경우라면 ARIA 발생 가능성이 40% 수준이며, 동형접합체(homozygote)에서는 약 66%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POE ε4 보유자에서 ARIA 발생 비율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두카누맙 치료 전에 APOE 유전자 검사를 반드시 권장해야만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를 가지고 있고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상 24~30점에 속하거나, 최근 MRI 뇌영상검사를 통해 적격성이 인정된 경우 APOE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쟁점2. MRI 영상검사 권고횟수 차이…"아두카누맙 영구 투약 중단 조건 주목"

현재 FDA는 아두카누맙 투약 대상 환자에서 ARIA 모니터링을 위한 MRI 뇌영상검사 주기를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있다. 투약 1년 이내에 MRI 뇌영상검사를 진행한 이후, 아두카누맙 정맥주사 7회차 및 12회차 치료 시작전 총 세 차례에 걸쳐 뇌영상검사를 시행토록 한 것이다. 

하지만 아두카누맙의 3상임상 조건에선 얘기가 달랐다. ARIA 모니터링을 위해 투약 시작시점 포함 아두카누맙 정맥주사 5회차 및 7회차, 9회차, 12회차 주입 이전에 총 다섯 차례 MRI 뇌영상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에 Riddle 교수는 "FDA 허가 라벨(적응증)에 따라 MRI 뇌영상검사 횟수를 줄일 경우 특히 ARIA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선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두카누맙 투약을 중단해야만 하는 환자 조건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아두카누맙 치료 대상에서 배제시켜야 할 환자군으로는 진행성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뇌졸중 등의 동반질환을 가진 경우가 해당됐다.

이와 관련 치료 프로토콜에 의하면, 아두카누맙 치료가 결정된 환자에서는 6개월 동안 아두카누맙의 투약용량을 적정해 매달 정맥주사를 실시하게 된다. 초반 2개월 동안엔 1 mg/kg을, 뒤이어 2개월 간 3 mg/kg, 나머지 2개월 기간에는 6 mg/kg을 투약한다. 이 같은 용량 적정기간을 거친 뒤부터는 10 mg/kg을 주사하게 되는 상황인 것.

Riddle 교수는 "투약 환자에서는 안전성 관리를 위해 MRI 뇌영상검사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만 한다"며 "특히 1회 이상의 표재성 혈철소증 및 10회 이상의 미세출혈, 2회 이상의 ARIA 삽화(episode) 또는 이와 관련해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아두카누맙 투약을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쟁점3. ARIA 경험 환자 사례 4건 공유…"용량 적정기간 부작용 발생 가장 높아"
 
한편 이번 학회에서는 브라운대학 버틀러병원에서 아두카누맙 치료를 시행한 환자 사례들이 공유됐다. 치료를 진행한 11명의 환자 중 4명에선 ARIA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했다. 이들 모두는 APOE ε4 유전자 보유자들로 동형접합체 2명, 이형접합체가 2명이었으며 ARIA-E 소견이 관찰됐다. 또 4명 중 1명은 ARIA-H로 진행됐다.

Riddle 교수는 "해당 환자들은 정기적인 MRI 뇌영상검사에서 ARIA가 포착됐으며 처음에는 무증상이었다. ARIA 사례 중 3건이 5번째 영상검사 이전에 감지됐다"며 "이들 4명은 결국 아두카누맙 치료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 병원에는 14명의 환자가 아두카누맙 치료를 진행 중인 상황인데, 아직 첫 번째 MRI 뇌영상검사도 시행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환자 사례를 짚어보면 ARIA 발생 위험은 용량 적정기간(dose titration period) 동안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면서 "아두카누맙 투약용량이 10 mg/kg 용량에 도달하면 안정상태(plateau)에 이른다는 신호가 있다. 계속해서 투약 프로토콜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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