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2편] 국내 돌봄 제도 발전 방향과 필요성은?
[창간기획 2편] 국내 돌봄 제도 발전 방향과 필요성은?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4.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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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私的) 돌봄 넘어 국가 주도의 사회적 돌봄 책임 강화 필요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되면서 치매와 관련한 의료나 서비스가 개선됐지만, 아직 손도 못 대는 영역이 있다. 바로 간병 분야다. 치매환자의 증가에 따라 간병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지만, 과거 발생하던 문제는 여전히 지속 중이다. 환자에 대한 학대나 방임, 간병인에 대한 폭언, 성희롱 등이 대표적이다. 디멘시아뉴스가 창간 5주년을 맞아 국내 간병의 열악한 현실과 향후 개선점에 대해 알아봤다. 

치매 가족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열에 아홉은 돌봄-간병 문제를 꼽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가장 많이 부닥치는 문제인 탓이다. 

치매 환자의 경우 돌봄 난이도가 높아 육체-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한 영역이지만, 그간 치매환자 돌봄은 가족의 사적(私的) 돌봄에 의지해왔다. 문제는 오래전부터 인식됐지만 개선을 위한 난제들이 상당해 사실상 국가가 방관하던 셈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간병비 급여화 카드를 주요 대선 공약으로 꺼내 들었고 수많은 사람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요양병원계도 당연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호응했다. 

막대한 비용과 다양한 영역에 대한 고려가 동시에 필요한 만큼 지지율과 정책 추진력이 가장 좋은 정권 초기가 급여화를 추진하는 시기로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치매환자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군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유병률 역시 크게 증가하는 상황.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2020년 10.3%에서 오는 2050년 15.06%까지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치매로 진료받은 수진자는 80만명이며, 입원환자만 14만 명에 달한다. 

말 그대로 치매 대란에서 돌봄-간병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필수적인 과제로 다가온 현실이다. 논의 중인 간병비 급여화가 실행될 경우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계층이다. 

간병비 개선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돌봄 대상자 노인 중 치매환자의 급증과 노인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라는 점, 경도인지장애환자 유병률은 22.9%로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치매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치매환자 의료비 증가도 예사롭지 않다. 치매환자 의료비는 2012년 8,789억원에서 2016년 1조3,65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연평균 19.3%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 중이다. 

치매환자 돌봄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치매환자의 경우 가정에서 돌봄에 대한 부담으로 가족 갈등, 해체 및 가계 지출 등 고통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치매 발병 후 평균 4년, 최대 10년 동안 가족이 돌봄을 제공하고, 시설입소 전까지 1명의 가족 구성원이 하루 평균 5시간에서 최대 10시간의 돌봄을 하고 있다. 

간병비 급여화 논의에 따라 요양병원업계에서도 간병비 급여화 비용을 추계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이손경영연구소의 손덕현(이손요양병원 병원장) 소장은 간병인들이 8시간 기준, 3교대, 주 5일 근무를 가정해 2022년 최저임금을 적용한 간병인 인건비를 계산했다. 

총 인건비로 월 4,497억 원이 소요되며, 그 중 80%를 국가 부담으로 계산하면 월 3,597억 원(연 4조 3,000억 원)의 금액이 소요되고, 국가가 50% 부담일 경우는 월 2,249억 원(연 2조 7,000억 원)의 금액이 소요된다고 추계했다. 

또 최근 열린 요양병원 춘계학술세미나를 통해 대구보건대 임은실 교수는 요양병원 간병비에 대한 건강보험 제도권 내에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교수가 꼽은 급여화의 필요성은 다양한 이유에 기인한다. 먼저 요양병원 이용자의 간병 요구도가 높고 간병 인력이 간호 인력보다 많다는 점과 간호 및 간병 인력 비용 절감을 위해 병실당 병상 수를 과밀하게 운영해 입원 환경이 열악해진다는 점이다.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간병인 고용 및 관리를 대부분 용역업체에서 담당해 낮은 간병인 급여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유발함은 물론 간병인 전문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간병비를 건강보험 제도권 내 관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짚었다. 요양병원 간병비 보험 급여화의 타당성을 마련하는 일과 건강보험 재원확충의 어려움, 요양병원 간병비의 보험 급여화 시 사회적 입원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기전 필요성, 그리고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로 환자 본인 부담금저하로 인한 불필요한 이용과 과다 공급 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면서 필요한 단계적인 관리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제시한 사항은 ▲요양병원 치료적 서비스 표준화 ▲입원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 표준화 및 적정인력 확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간병서비스 대상 선정 기준 마련 ▲사회적 입원 및 장기입원 제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대상 우선순위 선정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요양병원 기능분화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간호간병 요구도 반영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간호간병 필요도에 따른 인력배치 기준 마련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간병서비스 질 향상 ▲ 중단기적 요양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방안 모색 ▲장기요양 수급자의 요양병원 입원시 간병비 지원 등으로 꼽았다. 

치매환자의 돌봄-간병 문제 해소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어떤 방향으로 급여화 방안이 추진될지 향후 윤석열 당선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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