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허가 포기한 아두카누맙, 논란 속 후발 신약도 '먹구름'
유럽 허가 포기한 아두카누맙, 논란 속 후발 신약도 '먹구름'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4.25 17: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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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CHMP 허가 부적격 판정 입장 "변화 없어"…미국 PMS 진행 사활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항체의약품들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최초 진입 품목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이 실효성 논란이란 높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며, 결국 유럽지역 허가를 포기하는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작년말 허가 신청에 한 차례 실패한 뒤, 두 번째 도전 역시 '허가 부적격' 판정을 받아들었다. "아두카누맙의 유효성과 안전성 문제를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유럽 허가당국의 입장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매 표적치료제로 개발한 아두카누맙의 유럽 허가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정은 이미 지난 20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와의 논의를 통해 결정났으나, 공식 발표는 며칠 지난 시점에서 공개됐다.

이미 작년 12월 바이오젠은 유럽지역 허가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아두카누맙의 임상데이터를 검토한 CHMP는 신약 허가신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보다 앞서 11월 열린 EMA 자문위원회 패널 투표 결과에서도 아두카누맙의 시판허가 결정에는 유효성과 안전성 이슈가 거듭 지적되며 승인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이기도 하다.

관건은 유효성 논란과 함께 지적되는 안전성 이슈였다. 아두카누맙의 대표적 3상임상인 EMERGE 및 ENGAGE 연구를 근거로 작년 7월 공개된 초기 분석 결과에 이어 1년만에 공개된 추가 분석 자료에서도 고용량 아두카누맙 치료를 진행한 인원들의 경우, 계열약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지목되는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발생률이 40%를 넘기며 장기간 투약 안전성에는 물음표를 남긴 것이다.

이후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의 유럽 허가 재신청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CHMP는 "지금까지 제공된 데이터로만으로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아두카누맙의 마케팅 허가를 결정하는 데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아두카누맙의 공동개발사인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은 자문위원회를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의견신청 기회가 주어졌으나, 해당 논의가 진행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회사 측이 언급을 피했다. 
 
이 같은 논의를 토대로 EM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입장문을 통해 "임상데이터 검토와 회사가 제출한 답변서를 근거로 아두카누맙의 마케팅 허가 거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허가당국은 보고서를 통해 "아두카누맙이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감소시키지만, 이러한 효과와 임상적 증세 개선 사이의 연관성은 확립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두 건의 주요 임상연구에서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유효성 근거를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EMA는 "일부 임상참여 환자의 뇌 영상스캔 결과에서 뇌부종 및 출혈을 암시하는 ARIA 이상반응이 높게 관찰되며 안전성 프로파일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젠, 미국 허가 사수 "시판후조사 5월 진행"…후발 신약 진입 '먹구름'  

아두카누맙의 미국 허가는 여전히 살아있다. 따라서 회사 측은 미국FDA 신속허가 결정에 전제조건으로 내걸린 아두카누맙의 대규모 시판후조사(PMS)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젠은 "재검토 신청과정에 지원을 해주신 관계자에 감사를 표한다"며 "에자이와 공동협력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을 계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시판후 4상임상인 'ENVISION 연구'의 임상계획서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판허가가 최초로 결정된 미국지역에서는 아두카누맙의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기 위한 시판후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9년간 판매를 진행할 수 있다.

바이오젠은 입장문을 통해 "위약대조군연구 방식으로 진행되는 임상의 첫 번째 환자 선별작업은 오는 5월경으로 계획잡고 있다"면서 "본 연구는 최대 48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두카누맙의 시판후조사는 오는 2026년 종료하게 된다.

한편 아두카누맙의 유효성 논란은 후발 계열약 허가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부 표적 부위에는 일부 차이를 보이지만, 큰 틀에선 동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타깃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이 아두카누맙의 후속 타선으로 개발 중인 레카네맙(lecanemab) 및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 로슈 간테네루맙(gantenerumab)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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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2-04-26 11:13:55
논란이 많은 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