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앞세운 VMAT2 억제제 '발베나진' 무도증 처방 확대 겨냥
안전성 앞세운 VMAT2 억제제 '발베나진' 무도증 처방 확대 겨냥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4.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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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크라인, 적응증 확대 KINECT-HD 3상 발표 "연내 신청작업 돌입" 
출처: 뉴로크라인 홈페이지.
출처: 뉴로크라인 홈페이지.

지연성운동장애(tardive dyskinesia) 분야 1차 치료제로 우선권고되는 '발베나진(valbenazine)'이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Huntington's disease-associated chorea)으로 처방 적응증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발베나진의 최신 3상임상을 분석한 결과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에 명확한 증세 개선효과를 입증해내며 영역확장에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현재 동일한 작용기전(VMAT2 억제제 계열)을 가진 '테트라베나진(Tetrabenazine)' 및 '듀테트라베나진(deutetrabenazine)'이 치료 선택지로 이미 포진한 상황이지만, 1일 1회 복용이라는 간편한 투약법과 우월한 안전성을 가진 발베나진의 진입에는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소재 중추신경계 전문개발사인 뉴로크라인 바이오사이언시스(Neurocrine Biosciences)는 발베나진의 적응증 확대 3상임상인 'KINECT-HD 연구' 결과를 작년에 이어 올해 미국신경과학회(AAN)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 공개했다(Abstract 1199).

발표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130명의 임상참가자가 등록된 해당 연구 결과, 발베나진을 투약받은 환자군의 경우 위약군 대비 더 높은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 증상개선 점수를 보고한 것이다.

더욱이 현행 치료 옵션이자 2세대 VMAT2 (vesicular monoamine transporter-2) 억제제 계열 약제로 분류되는 듀테트라베나진과 달리, 자살충동이나 우울증 등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저자인 미국 텍사스 맥거번의과대학 신경과 Erin Furr-Stimming 교수는 "무도증 증세 치료전략에는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크다"면서 "모든 무도증 환자들이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발생한 경우엔 효과적인 치료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살충동 환자 투약 금기" 듀테트라베나진 한계 넘을까?

발베나진 제품사진.
발베나진 제품사진.

통상 학계에서는 헌팅턴병 환자의 90% 수준에서 무도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서 무도증은 불규칙하게 움찔거리는 불수의적 운동이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서 불규칙한 방향으로 나타나거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물 흐르듯 이동하면서 관찰되는 비정상적인 운동을 지칭한다.

해당 질환에 치료 옵션으로는 VMAT2 억제제 계열 약제인 ​테트라베나진과 듀테트라베나진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획득하고 처방 선택지에 오른 상황이다. 관전 포인트는 이러한 계열 약제 내에서도 투약 횟수와 안전성(투약금기)에는 차이를 보인다는 부분. 

발베나진은 지난 2017년 지연성운동장애 치료제로 먼저 승인을 받았다. 지연성운동장애의 경우, 항정신병약제나 파킨슨병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비자발적인 이상운동증을 말한다.

이때 해당 질환 치료에서도 발베나진과 듀테트라베나진이 속한 VMAT2 억제제 옵션이 강력 권고되는 상황이지만, 투약금기 조건에는 분명한 온도차를 보인다. 특히, 듀테트라베나진을 헌팅턴병 환자에 처방할 시에는 우울증 및 자살충동 등을 높일 위험이 있기에 관련 증세가 있는 경우 처방에 각별한 주의가 따른다는 대목이다.

아울러 투약 횟수에 있어서도 편의성이 갈린다. 테트라베나진과 듀테트라베나진은 증세 정도에 따라 하루 수차례 약물 복용을 필요로 하지만, 발베나진은 1일 1회 용법으로 임상평가를 완료한 상태다.

◆발베나진 무도증 개선효과 '확인'…"시장진입 5년차 안전성 확보"

회사 측이 공개한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위약대조군 3상임상에는 18세~75세 연령의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 환자 128명이 등록됐다. 이들에는 총 12주간의 평가기간 동안 40 mg의 투약용량으로 시작해 최대 80 mg까지 적정된 발베나진을 매일 1회, 위약과 무작위로 투약케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총 무도증점수(Total Maximal Chorea score) 비교 결과 발베나진 투약군에서는 중증도 개선에 유의한 치료적 혜택을 보고했다. 연구 시작시점과 비교해 발베나진 투약군에서는 중증도 점수가 4.6점 감소했으며, 위약군에서는 1.4점이 감소한 것이다(P < 0.0001).

다만, 이러한 증세 개선효과가 환자의 신경 삶의질(QoL) 개선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며, 상지 및 하지의 신체기능 측면에서도 위약군과는 별다른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 다른 관건은 안전성 프로파일이었다. 발베나진 투약군에서 자살행동이나 자살충동의 악화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치료에 따른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미한 수준에 그쳤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졸음으로 발베나진군 투약군 15.6%, 위약군 3.2%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에 승인된 치료제 두 가지는 투약 환자의 우울증 및 자살충동에 대한 돌출주의 경고문이 권고된 상태"라면서 "발베나진의 경우 지연성운동장애 처방 시장에 진입한 지 5년이 지난 약물로 해당 부작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AAN 학회 패널토의에서는 베일러의과대학 신경과 Joseph Jankovic 교수(파킨슨병센터장)가 논평을 달았다. 그는 "발베나진은 기존 옵션과 달리 1일 1회 투약법에 강점이 있어 인지장애를 가진 헌팅턴병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쉬운 점은 해당 계열약제와 같이 신경 삶의질 개선 결과가 부족했다는 부분"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발베나진의 개발사인 뉴로크라인 바이오사이언시스는 입장문을 통해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연내 미국FDA 신약 신청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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