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 부작용 예의주시" 아두카누맙 안전성 이슈 새 국면
"발작 부작용 예의주시" 아두카누맙 안전성 이슈 새 국면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5.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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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처방 라벨 업데이트 "ARIA-E 관련 발작 가능성 포함 명령"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아두카누맙 제품사진.

알츠하이머 치매 표적 항체 신약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에서 새로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공론화됐다.

해당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발생 이슈를 너머 '발작(seizure)' 이라는 안전성 이상신호가 새롭게 감지되며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현재 ARIA 이상반응 관리 차원에서 고가의 MRI 뇌영상검사 모니터링 횟수를 늘리자는 학계 전문가 의견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아두카누맙이 처한 운신의 폭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약물 처방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뇌부종(ARIA-E) 발생과 관련된 발작 위험 가능성"을 지적하며 제품 라벨에 포함시킬 것을 명령했다.

FDA가 운용하는 약물이상반응보고시스템(FAERS)에 따르면, 최근 아두카누맙 치료(정맥주사)를 시행한 1,695명의 환자 중 4명의 사례가 안전성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뇌부종으로 추정되는 ARIA-E를 진단받은 환자들로 아직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뇌부종과 관련한 발작 위험 가능성이 포착된 것이다. 협회는 이를 근거로 아두카누맙 제품의 투약 경고 및 주의사항 섹션을 변경하는 조치를 즉각 단행했다.

FDA는 "ARIA-E 관련 발작 환자에 사망 사례를 조사 중인 상황"이라면서 "앞서 시행된 아두카누맙 임상시험에서도 일부 발작 사례들이 관찰되기는 했지만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어 이슈가 부각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3상임상을 짚어보면 아두카누맙 10 mg/kg 용량으로 치료한 환자군 중 ARIA-E 발생 환자의 0.7%, 위약군에선 0.8%가 발작이 보고됐다"면서 "이번 부작용 보고를 갱신하며 관련 부작용 발생 문제를 더욱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RIA 부작용 관리 강화…"MRI 영상검사 횟수 2회 추가 권고 변경" 

아두카누맙 사용에 있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언급되는 ARIA의 경우, 약물을 사용했을 때 MRI 영상검사상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 비정상적인 신호들이 포착되는 것을 말한다. 부작용 발생 양상에 따라, 뇌의 혈관성 부종 및 혈관외 삼출물 현상이 관찰되는 'ARIA-E'와 미세출혈 및 혈철소증(hemosiderosis)을 소견으로 하는 'ARIA-H'로 분류된다.

주목해볼 점은 지난 3월 중순 공개된 전문가 동료평가(피어리뷰) 결과에서도 ARIA 부작용 문제가 지적됐다는 대목이다. 이는 아두카누맙이 FDA 신속심사를 받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된 대표 3상임상인 'EMERGE' 및 'ENGAGE 연구'를 객관적으로 검증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여기서 '아두카누맙 100 mg/mL 정맥주사제'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공개 검증한 결과, ARIA-E 사건 발생이 가장 흔하게 관찰된 것으로 지목한 것이다.

따라서 일선 진료현장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약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언급되는 해당 ARIA 모니터링 문제는 치료과정이 길어질수록 더 심한 양상을 나타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FDA가 FAERS를 통해 두 차례 업데이트한 보고서에서도 고용량 아두카누맙 치료를 진행한 인원의 경우 ARIA 발생률이 40%를 훌쩍 넘기며 장기간 투약 안전성에 물음표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올해 3월 열린 미국 노인정신의학협회(AAGP 2022)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는 ARIA 부작용 관리전략으로 MRI 영상검사 권고기준에 대한 문제점들이 논의된 바 있다. 여기서 학계 전문가들은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소견을 감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MRI 뇌영상검사 모니터링 횟수가 제대로 권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쟁점은 아두카누맙의 주요 3상임상에서 사용된 MRI 뇌영상검사 프로토콜과 미국FDA가 제시한 영상검사 권고사항이 다르다는 부분이었다. FDA는 ARIA 부작용 발생을 감별하기 위해 약물 투약기간 중 총 3회의 MRI 뇌영상검사를 권고했으나, 시판허가에 근거가 된 임상연구들에선 총 5회의 영상검사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FDA는 아두카누맙 투약 대상 환자에서 ARIA 모니터링을 위한 MRI 뇌영상검사 주기를 다음과 같이 권고해왔다. 투약 1년 이내에 MRI 뇌영상검사를 진행한 이후, 아두카누맙 정맥주사 7회차 및 12회차 치료 시작전 총 세 차례에 걸쳐 뇌영상검사를 시행토록 한 것이다. 

하지만 아두카누맙의 3상임상 조건에선 얘기가 달랐다. ARIA 모니터링을 위해 투약 시작시점 포함 아두카누맙 정맥주사 5회차 및 7회차, 9회차, 12회차 주입 이전에 총 다섯 차례 MRI 뇌영상검사를 진행한 것. 이에 학계에서는 논의를 통해 "FDA 허가 라벨(적응증)에 따라 MRI 뇌영상검사 횟수를 줄일 경우 특히 ARIA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선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를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FDA는 이러한 전문가 의견을 수용해 최근 아두카누맙의 MRI 영상검사 권고횟수를 변경시켰다. 이미 권고된 3번의 MRI 영상검사에 2회를 더 추가하는 방향으로 권고안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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